할인점, "2005년에도 내가 형님"

올해 유통업계를 이끌어 온 할인점이 내년 유통시장에서도 그 위세를 떨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점차 유통시장에서 그 입지를 확고히 해가고 있는 전자상거래업계가 유통시장을 이끌어갈 전망이다.
이는 소비시장의 여건이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등, 올 한해의 위축된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판단, 보다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할인점과 전자상거래가 지난해나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주목을 받을 것이란 판단에 따른 전망이다.
지난 20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발표한 ‘업태별 2005년도 1/4분기 RBSI 전망치’를 보면 전 업태가 기준치인 100을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전자상거래(98), 할인점(88), 통신판매(87) 등 할인점과 온라인 시장이 상대적으로 높게 조사됐다. 이는 내년 유통시장에서 전자상거래와 할인점이 선두주자가 될 것이란 전망을 대변하는 수치라고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전년대비 11% 신장한 21조 6,000억원의 총 매출을 달성, 유통시장 최대 업태로 확고히 자리잡은 할인점이 내년에도 금년대비 13% 신장한 24조 4,000억원의 매출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올 한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규모는 작년보다 28% 증가했다. 5건의 상거래 중 1건이 온라인상에서 이뤄졌다. 무형상품 등의 획기적인 신상품 판매로 인해 내년도 전자상거래 업계와 홈쇼핑 통신판매 업계는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금년 한해 보험, 금융, 여행 패키지 등 배송비, 반품, 재고의 부담이 없는 ‘저비용 고효율’ 구조를 갖춘 무형상품 판매로 상당수의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적잖은 매출을 올렸다. 기존의 생활용품 위주의 판매에 식상한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서비스와 다양한 상품을 제공한다는 측면에 있어서 색다른 무형상품의 판매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할인점에 대한 전망에 밝은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올해의 소비부진과 경쟁심화가 그 단적인 예이다. 지난해에 비해 소폭상승에 그친 매출 기록은 물론, 최근 들어 성장세가 갈수록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공격적인 투자마인드에 따른 점포 확장에 중점을 두고 있는 할인점업계가 자본력이 없는 업체들을 무력화시킨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시점에서 내년 3월 재래시장 특별법이 시행될 예정이어서 미세하게나마 영향을 받지 않겠냐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특히, 내년에는 신 유통업태들이 국내유통시장의 흐름을 바꿔놓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할인점에서 식품 마켓만을 별도로 운영하는 슈퍼수퍼마켓(SSM)과 아울렛이 그것이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와 롯데슈퍼가 슈퍼수퍼마켓을 점차 확장 중에 있으며, 내년 3월 5만평의 규모로 양재동의 명성지로 자리매김할 아울렛 쇼핑몰이 오픈 예정에 있다. 특히 양재동에 들어서게 될 아울렛 쇼핑몰은 패션, 의류 MD 600~650개점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백화점을 비롯해 재래시장까지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올 것이란 전망이다.
이밖에도 다이소아성을 비롯한 한 품목당 1,000원 내외인 초저가 생활용품 전문점이 활성화를 띌 전망이다.

[득세의 할인점 업계]
시장 확대, 업체간 경쟁은 심화

올 한해 국내 할인점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11% 신장한 21조 6,000억원으로 16조6,000억원의 백화점을 멀찌감치 따돌리며, 유통업계를 주도했다.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는 2005년 할인점 시장규모는 24조4,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3% 신장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매장 수 또한 내년에는 300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국내 할인점업계는 수익의 원천인 신뢰를 바탕으로 고객인 소비자, 주주, 협력사, 임직원 등 고객만족을 위한 경영에 힘을 기울여 상품과 서비스 품질을 고객의 기대수준까지 최대한 향상시키려 했으나, 만두파동과 수수료 갈등에 따른 카드분쟁으로 아쉬움을 남긴 한해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할인점이 지속적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어 내년에는 보다 긍정적인 실적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으며, 카드사와의 분쟁협상이 곧 해소될 것으로 보여 할인점의 구매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에도 할인점 업체간 출혈경쟁은 계속될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 이마트가 양재점을 비롯 10∼12개점을 출점할 예정이며,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8~10개점을 새로 열 계획 중이다. 이밖에 외국계 기업인 까르푸가 화성, 인천, 전주에 3개점을 오픈 예정이며, 월마트 또한 2008년까지 2조원을 투자. 현재의 16곳의 매장을 2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과제 산적한 재래시장]
재래시장특별법 ‘好材’ 전망

올 한해 재래시장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었으나 내년 3월 시행될 예정인 재래시장 특별법으로 인해 다소 밝게 전망됐다.
올 한해 재래시장 매출 감소 주요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극심한 내수 침체와 우후죽순 설립되고 있는 대형 할인점의 진출, 상인들의 의식변화 부족을 꼽았다.
전문가들은 내년 3월 재래시장 특별법이 시행될 경우 할인점들의 지방 출점에 대한 규제가 따를 것으로 전망되나 할인점의 지역상권 잠식을 막지는 못할 것으로 판단돼 많은 매출의 증가를 보이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그들은 아케이드, 도로포장, 화장실, 주차장, 건물 개?보수 등이 보다 시급히 개선돼야할 것이라고 지적하며, 재래시장을 위한 특별법을 통한 구조개선으로, 소비자들의 재래시장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차세대 유통채널 전자상거래]
인터넷 쇼핑사업 확대 일로

올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규모는 작년보다 28% 증가한 300조원으로, 전체 유통거래 규모의 19.1%에 달했다.
차세대 유통채널로 통하는 전자상거래는 내년에도 지속적인 성장세가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오프라인만을 운영 중이던 업체들이 온라인과 연계된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어 전자상거래 규모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같은 전망은 작년까지 유통업계 사업방향의 핵심을 이뤄온 오프라인 사업구조가 올 해 온라인의 인터넷 쇼핑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근거를 두고 있다. 올들어 유통업체들은 중장기적인 테스트를 거친 후 본격적으로 인터넷 쇼핑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그 단적인 예로 메가마트의 ‘메가Q' 출범과 신세계이마트의 ’이마트몰‘ 오픈을 들 수 있다.
메가마트는 점포별로 운영하던 인터넷 쇼핑몰을 확대, 개편해 '메가Q'를 출범시켰으며, 신세계이마트가 오픈한 이마트몰 또한 취급 품목을 1만개에서 2만여개로 늘리고 전국 배송을 실시해 내년 매출을 오프라인매장의 10% 수준으로 높일 계획이다.

[성숙기의 TV홈쇼핑 업계]
수익위주 내실경영, 결실 맺어

2004년, 케이블TV 가입자 포화와 TV홈쇼핑 사업자 간의 경쟁 가열로 TV홈쇼핑 시장은 성숙기에 진입했다. TV홈쇼핑 업체들도 경기불황과 소비침체로 인한 국내 내수시장 침체에도 불구, 수익위주의 내실경영을 통해 견고한 경영성과를 기록했다.
올해 홈쇼핑 업계에서 특이한 점은 업체별 금년도 거래금액 기준 매출이 전년 수준에 머물렀으나 이익은 사상최대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이는 가전, 컴퓨터, 보석 등의 판매를 줄이고 식품, 주방, 생활용품 등 마진이 높은 상품을 개발, 외형을 줄인 것이 적시에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그 예로 보험, 적립식 펀드, 여행패키지 등의 무형상품을 꼽을 수 있다.
이에 내년에도 홈쇼핑업체들은 상품구성을 수익성 중심의 상품 위주로 변화시키 나가고, 경쟁력 있는 신상품 개발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단기적 수익에 집중하기보다 품질과 서비스를 보장할 수 있는 상품만을 엄선해 고객의 신뢰를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불황이라고 해서 저가격 정책만을 고수할 경우 상품 질과 서비스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전문가들은 작년 한해 무형상품이 활성화 되면서 많은 이익도 남긴 반면, 사전에 철저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아 상품의 리콜 등 소비자들의 불신을 낳은 부분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많은 수의 홈쇼핑업체들이 해외시장 공략 발판을 마련한 한해였다며, 2005년에는 해외시장 내에서 입지를 점차 굳혀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홈쇼핑 관계자들은 중국의 내년도 전망에 대해 소비수준 향상과 더불어 북경올림픽에 대비한 결재, 택배 등의 사회 인프라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BTV와 MOU를 체결한 LG홈쇼핑은 본격적인 사업전개를 위한 준비를 착실히 진행 중에 있으며, 지난 8월 대만에 합작법인을 설립했으며, 해외 진출을 꾀하고 있는 우리홈쇼핑은 중국과 말레이시아, 미주 등 해외시장 진출을 다각화할 방침이다.
<장지웅 기자, j2w2165@klnews.co.kr>

[꽉 잠긴 소비자 지갑 자물쇠, 언제 풀리나]
"2005년 새해에도 꽁꽁 언다"

지난 2003년을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았던 한 해’였다고 본다면 올해는 ‘소비자들이 지갑에 자물쇠를 채운 해’로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 자물쇠를 언제 열게 될지는 그 어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올 한해는 지난 90대말 IMF 체제 이후 가장 극심한 내수경기 침체가 지난해를 이어 지속되면서 유통업 전반에 걸쳐 불황의 여파가 매우 심각했던 한 해로 평가되었다. 이는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지수가 지속적으로 낮았다는 점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11월 현재 국민 10명 중 4명꼴로 소득이 줄어들었으며, 4명 중 1명은 빚이 늘어났다는 통계청의 소비자기대지수 보고서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그 정도는 매우 심각하다. 이 보고서는 경제의 소비를 주도하는 월 평균소득 400만원 이상 고소득층의 10월 소비자기대지수는 91.4로, 9월의 94.8보다 3.4포인트 하락했으며, 이 수치는 2002년 1월 이후 최저치였다고 발표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 8월 이후 금리인하, 소득세율조정, 재정확대정책, 신용불량자를 위한 다양한 구제책 등을 제시했음에도 불구, 실제 소비자 체감지수는 거의 미동도 하지 않았다.
정부가 제시한 정부 부양책들이 근본적으로 가계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점들을 해소시켜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지난 20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발표한 ‘2005년도 1/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을 살펴보면, 1/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 기준치=100)는 ‘64’로 2002년 1/4분기 최초 조사 후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RBSI는 소매유통업체들의 현장체감 경기를 수치화한 것으로 0~200 사이로 표시되며, 100을 넘으면 이번 분기의 경기가 전 분기에 비해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음을 의미하고 100미만이면 그 반대이다.
이 보고서에서 유통업체들이 꼽은 경영상의 최대 애로요인은 ▲소비심리 위축(42.9%). 역시 내년에도 소비심리 위축이 유통업체들의 경영을 압박하는 최대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밖에도 유통업체들은 ▲과당경쟁(24.2%), ▲인건비 부담(7.7%), ▲상품가격 상승(6.8%) 등을 경영상 애로요인으로 꼽았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유통업체들은 다양한 판촉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으나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이로 인해 얼어붙은 소비심리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다”며, "설 대목이 포함된 1/4분기지만 소비회복을 기대하는 업체는 찾아보기 어려워 최초로 전 조사 지역과 전 업종이 동시에 기준치를 하회했을 뿐 아니라, 조사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는 올 한해 유통업계가 얼마나 심한 진통을 겪어왔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으며,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경영상 진통 심화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것을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한편, 많은 전문가들은 소비자체감경기는 바닥권에 도달했기에 더 이상 나빠지지 않을 것이며, 내년 3/4분기 이후에는 조금씩 풀려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전망은 더딘 소비시장 움직임에 비해 최소한 추가 하락은 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과 더불어 명확해져가고 있는 정부의 내수경기 인식, 소폭이나마 신규고용 증가 예상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장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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