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삼성테스코(사장 이승한)의 목천물류센터를 총괄 지휘하고 있는 윤현기 센터장.
미국 P&G가 국내에 진출할 당시 로지스틱스조직에 합류하면서 본격적인 물류에 발을 내디딘 윤현기 센터장은 현재 동양 최대규모의 목천물류센터를 있게 한 장본인이다.
‘우리나라 같은 좁은 면적의 나라에서 드라이 DC가 거점별로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하며, 목천의 지리적 이점을 한눈에 읽게 하는 단 두장의 지도만으로 이승한 사장을 설득시킨 그는 물류시장을 보는 예리한 안목으로 삼성테스코의 물류를 현장에서 총괄지휘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우수 물류현장을 벤치마킹하며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물류의 틈새시장을 예리하게 주시하고 있는 그는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다.

풍부한 선진물류 경험

조그마한 수출입 회사에 근무하던 윤현기 센터장은 1990년 미국계 기업인 P&G사의 로지스틱스조직이 국내에 구성되면서 본격적으로 물류를 접하게 됐다.
윤현기 센터장은 1990년부터 약 5년간 P&G사의 국제물류를 담당했으며, 그 후 3년간은 국내 물류조직을 총괄 지휘했다. 그는 P&G사가 쌍용제지를 인수한 후 양사를 통괄하는 물류조직을 이끄는 한편, 아시아 각국 26개 공장의 SAP(생산, 구매, 품질관리 등의 비즈니스 분야 시스템분석) 프로젝트를 수행하다 2000년 8월 현재의 삼성테스코에 안착했다.
15년이란 세월을 선진물류를 실현하고 있는 외국기업에서 근무하며 몸소 배우고 익힌 그를 ‘선진물류의 달인’이라 칭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2장의 사진으로 경영진 설득

그가 부임하던 당시 삼성테스코에는 2개의 점포와 양재동에 위치한 500평 규모의 창고가 전부였다. 그는 당시 삼성테스코의 물류거점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판단, 유럽 등 세계 곳곳의 물류센터를 벤치마킹하면서 미래를 그렸다고 말한다.
미래 구상에 열중하던 윤현기 팀장의 진가가 발휘된 것은 목천물류센터 계획 초기 단계였다. 이마트 등 타 할인점 업체들이 전국의 각 거점별로 드라이 DC를 운영하는 것을 보고 경영진 내부에서 ‘우리도 검토해 보자’는 의견이 나오자 그는 ‘좁은 면적의 우리나라에서는 하나의 드라이 DC만으로도 운영이 가능하다’며 눈도장 찍어 둔 목천지역의 지도 두장만으로 경영진들을 설득했던 것이다.
목천물류센터의 부지는 한라그룹의 만도기계에서 자가물류를 실시하기 위해 400억원을 투자, 시스템까지도 완벽하게 갖춘 상태였으나, 100% 재건축을 실시, 전용 드라이 DC로 새롭게 단장했다.
그는 영국 테스코의 물류센터를 벤치마킹한 후 각종 설비를 목천물류센터에 배치했음에도 불구하고 영국 물류센터보다 효율성이 높게 나타난 것에 대해 “영하 26도에서 일어날 수 있는 기계적 결함을 예측하지 못한 영국의 냉동창고에 비해 목천물류센터의 환경이 유리하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직원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한다.

수평적 조직구조로 인력배양

목천물류센터에는 300명에 가까운 직원들이 일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하 직책의 구분 없이 모든 직원들은 ‘누구누구님’으로 호칭되고 있다.
윤현기 센터장은 “일하는 것은 다 똑같다. 모두가 리더가 되자는 차원에서 수평적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며, “토탈 물류전문가를 양성, 물류를 통해 국내에서 가장 선망 받고, 사랑받는 기업이 되는데 기여하는 것이 나의 비전”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목천물류센터 내에 투입된 협력업체 직원들도 우리직원과 마찬가지로 수평적 관계를 유지함은 물론, 지속적인 토탈 물류전문가 양성교육을 통해 전문성을 가진 인력으로 키움으로써 그만한 대우를 받게 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교육을 통해 양성된 전문 인력이 다른 업체로 옮긴다고 하더라도 그만큼 국내 물류인프라가 좋아지는 것이라 생각하면 기쁘다며, 물류전문인 교육에 힘쓰고 있다.

과학적 예측 솔루션 도입

목천물류센터 운영 노하우에 대해 그는 ‘EPISODE 3’과 ‘Synchronization’을 꼽는다.
윤현기 센터장이 삼성테스코의 부임하기 전 영국 테스코 물류센터를 벤치마킹하고 P&G사의 경험을 살려 구상한 ‘EPISODE 3’는 E(Efficient)-능률, P(Productive)-생산, I(Innovative)-혁신, S(Strategic)-전략, O(Organization)-조직, D(Distribution)-분배, E(Evolution)-발전의 앞 글자들을 따서 만들어진 경영전략으로, 100을 팔 수 있다거나 팔겠다는 주먹구구식 수요 예측에서 벗어나 각 요일별 수요전략을 마련하는 등 과학적인 forecast 기능을 가능하게 하는 솔루션이다.
뿐만 아니라 조직운영, 일하는 방식은 물론 심지어는 복도에 부착되어 있는 공고란까지도 계획된 EPISODE 3의 프로그램에 따라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Synchronization은 80년대 미국의 엘릭 골드라 교수의 제약이론을 물류와 접목 시킨 것으로, 윤현기 센터장은 군대에서의 행군을 예를 들었다.
행군의 성과는 누가 먼저 도착지점을 통과하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한사람도 낙오 없이, 전 대원들이 최종적으로 언제까지 목적지에 도착하느냐로 평가된다. 이는 행군을 물류센터 내에서 입고부터 최종 출고까지 업무처리 과정인 프로세스로 봤을 때, 행군대열의 선두그룹이 늦어질수록 행군의 속도가 늦어지는 것처럼 선두그룹 물품의 처리속도가 늦어질수록 손실은 크게 나타난다는 논리이다.
윤현기 센터장은 “Synchronization란 군대의 행군 시 발생되는 제약 요소를 극복하기 위해 체력이 약한 인원을 선두배치하고, 그 인원의 짐을 여러 인원에게 배분해 주는 것과 같이 물류센터내에서 발생하는 제약 요소를 주기적으로 체크해 처리하는 기법을 개발한 것이다”고 말한다.

중국물류시장 대응력을 키우며

테스코 본사의 중국진출 움직임과 관련, 윤현기 센터장은 삼성테스코를 테스코의 중국물류시장 공략 거점화하기 위해 중국 파견 희망자와 함께 여유시간을 활용해 중국어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윤현기 센터장은 “중국시장에 진출할 경우 현장 등에서 가장 중심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게 하려면 다른 문화를 보다 빨리 적응해야 함으로 생활회화정도의 수준은 필수다”고 말한다.
그는 전 세계 테스코 중 삼성테스코는 설비와 시스템 면에서 손꼽힌다며, 중국 진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비췄다.
<장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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