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의 문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아…

KE정보기술(대표 곽영욱 www.kecit.co.kr)이 요즘 바빠졌다.
모회사인 대한통운의 모바일 프로젝트를 비롯하여 삼보컴퓨터의 제3자물류 아웃소싱을 수주하고 인터넷 쇼핑몰 지오패스를 운영하는 등 IT와 EC 분야에 걸쳐 두루 사업을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1년 대한통운으로부터 분사한 KE정보기술은 80년대 초반부터 국내 최대의 종합물류기업인 대한통운의 정보화 구축과 운영경험을 근간으로 물류 ·유통현장의 정보화에 대한 Know-how를 보유한 회사이다.
대한통운과 KE정보기술의 수장을 겸하고 있는 곽영욱 사장을 보좌하며 KE정보통신의 실질적 안살림을 맡고 있는 김규한 이사를 만나 근래의 사업 이야기를 나눠본다.

△분사 이후의 KE정보통신은 어떻습니까?
-대한통운 내 정보지원실이라는 조직이었던 KE정보통신(이하 KE)은 2001년 5월 모기업인 대한통운으로부터 독립했습니다.
독립 이유는 기존 업무를 좀더 특화시키고 사업의 영역을 넓히기 위해서입니다.
IT측면에서 본다면 대한통운에서 20여 년간 수행한 물류 IT경험을 살려서 외부 기업의 SI를 수행하려 하는 이유때문 입니다.
EC사업으로 코렉스몰이라는 쇼핑몰을 운영했는데 이런 IT업무와 EC업무를 좀더 특화시키기 위해 별도 사업법인을 만들었습니다.
대한통운은 종합물류회사입니다. 어떻게 보면 인터넷 쇼핑몰이란 조금 다른 사업영역이지요. 기존의 물류 사업 영역에 주력하다보니 대한통운 자체적으로 코렉스몰에 치중하기가 어려워졌고 또 대형 온라인 몰이 계속해서 생겨나는 추세이다 보니 KE가 별도로 코렉스 몰을 전담하게 된 것입니다.
또한 KE는 지난해부터 지오패스라는 해외 쇼핑 대행 사이트를 선보였습니다.
지오패스는 미국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입하여 국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인데 현재 KE는 코렉스몰과 함께 지오패스를 운영중입니다.

△아무래도 대한통운의 물류망이 지오패스에 많은 도움이 되겠습니다.
-대한통운은 미국상사라는 해외법인을 운영합니다. 뉴저지에 본사가 있고 샌프란시스코와 LA, 시카고에 오프라인 지점망이 구축된 상태입니다. 이런 곳에서의 역할은 창고를 보유하여 국내 화물 및 수출화물, 이사물, 일반 포워딩 업무를 취급하는 것입니다.
지오패스의 경우, 미국의 이러한 오프라인 인프라를 이용하게 됩니다.
타 쇼핑몰은 자체 인프라가 없기 때문에 대한통운 같은 물류인프라 업체를 이용하는 것인데 이 점에서 KE는 모기업의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어 조금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곽영욱 사장님은 정보 공유를 강력히 주장하시는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간 많은 어려움을 겪던 대한통운이 지난해부터 흑자로 전환하여 법정관리 중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같은 전성기를 구가하는 것은 곽사장님의 투명경영, 즉 정보 공유가 큰 몫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대한통운은 지금 창사이래 계속 경영실적을 갱신하고 있습니다. 곽사장님 취임 전인 98년도 980억 원 적자에서 99년도 부임후 흑자로 전환하며 지난해 500억 원, 올 상반기 280억 원의 순익을 기록했습니다.
곽 사장님은 99년도 취임 이후 부서장급 회의 제도를 팀장급으로 확대 시행하였고 모든 회의 내용을 비롯한 주요 결정 사항 등을 전직원이 공유할 수 있도록 그룹웨어를 통해 게시판에 공개했습니다. 또한 결제 라인도 기안자-팀장-부서장-사장 순으로 단순화 시켰습니다. 모든 것이 직원들과 한마음이 되기 위한 노력이었습니다. 이런 노력이 대한통운이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수주하신 삼보컴퓨터의 물류 아웃소싱 진행 상황은 어떻습니까?
-삼보컴퓨터의 공장 및 창고가 안산 시화단지에 있습니다. 삼보컴퓨터는 기존에 제품을 생산하면 창고에 관리하다가 수도권은 A업체에게, 지방은 B업체에게 운송을 맡기는 식이었습니다. 물론 여기에 대한통운도 참여 했었습니다.
하지만 삼보컴퓨터에서는 효용성 측면에서 3자물류를 추진하게 되었고 금년 초에 대한통운으로 그 업체가 결정된 것입니다.
KE는 삼보컴퓨터의 창고관리 및 수배송 시스템 구축을 담당하게 됐는데 삼보컴퓨터에서는 이미 SAP의 ERP시스템을 가동중이었습니다. SCM 측면에서 연동을 고려했고 결과적으로 WMS는 EXE컨설팅의 솔루션을, TMS는 자체 개발 솔루션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삼보컴퓨터 특성에 맞는 커스터마이징 단계는 필수적이었습니다.
현재 일부 기능은 이미 작동중이지만 전체적인 오퍼레이션 기간을 거친 후에 9월 중순 경 공식 오픈하여 가동할 생각입니다.

△대한통운의 모바일 프로젝트에 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대한통운 모바일 프로젝트는 대한통운의 주수입원인 컨테이너와 택배 서비스 업무와 관련된 차량 관제와 업무 부분을 모바일 시스템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전체 프로세스를 리얼타임으로 통제해 물류서비스의 대폭 향상을 추구합니다.
따라서 컨테이너 운송 시스템 구축을 시작으로 택배와 일반 운송에 PDA를 도입했는데 각각의 사업 특성이 다르다 보니 구축된 단말기도 모두 다릅니다.
택배의 경우 1차적으로 수도권 위주로 가져갔는데 현재는 전국적으로 확대한 상태입니다.

△물류업계에 RFID 도입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대한통운 모바일 프로젝트에 이런 부분이 추가됩니까?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습니다.
물류는 서비스 업입니다. 직접 매뉴팩쳐링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RFID가 바코드를 대체할 것이라는 얘기도 있는데 이것은 제조사 측에서 제품에 RFID태그를 부착시켜서 출고시키는 시점부터 가능할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물류업체 쪽에서 출발하려면 컨테이너나 차량 등에 부착하는 건데 그렇게 되면 표준화 문제로 혼란이 생깁니다. 결국 물류업이라는 것이 나 혼자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나와 타 기업의 연관이기에 표준화와 연계되는 것입니다.
컨테이너 외형에 부착하면 게이트 입출입이 편리해지고 여러모로 적용분야도 많을 것으로 생각은 되지만 단시일 내에 이루어진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물류산업의 IT화 수준, 어떻게 진단하십니까?
-물류업을 하는 기업들이 몇몇군데를 제외하고는 워낙 영세하다보니 정보화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는 실정이었습니다. 물론 대기업들의 경우 지금은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와 있습니다.
물류기업 자체적인 것도 있지만 화주들의 정보화 니즈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물량을 맡기 위해서라도 정보화를 안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요즘은 아웃소싱을 많이 하는데 물류기업의 경우 가장 핵심인 차량이나 창고, 시설까지 아웃소싱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어느정도 핵심역량을 가지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것이지 다내놓고 ‘나는 페이퍼컴퍼니만 한다’ 이러다 보니 화물연대 파업에도 대처하지 못했다고 봅니다.
대한통운의 경우 직영차량을 가지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만 외부 용차 활용하다 보니 지난번 화물연대 파업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물류의 차량이나 시설 인프라처럼 IT도 이제는 인프라로서의 기능을 하게 됩니다.
대한통운은 80년대 초반, 팩스라는 기기부터 정보화를 시작하여 IBM frameworks쪽으로 운영을 이어갔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영업이 아닌 관리 위주의 정보화였습니다. 그러다 94∼95년도부터 유닉스 클라이언트 서버 환경으로 넘어오면서 컨테이너나 택배 사업쪽 영업시스템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하고 영업 정보를 지원하기 시작했습다. 90년대 말부터는 전반적인 인터넷 붐업에 힘입었고 2000년대부터는 물류도 철저한 웹기반(모바일 포함)으로 흘러갔습니다.
물류 IT라는 것이 결국 이러한 흐름의 연속입니다.

△모바일과 아웃소싱 이후, 또 어떤 트렌디가 나타나겠습니까? ASP는 어떻습니까?
- 지금으로써는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ASP에 관해 이야기한다면, 대한통운 운송쪽에서 웹트럭이라는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 운송 알선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대한통운이 이런 시스템을 구축해서 운영하고 일반 화주나 차주 등이 이를 이용하는데 이 모델도 일종의 ASP가 될 수 있습니다.
대형 유통사가 제조사나 하위 유통사로부터 제품을 받을 때, 수많은 거래처 관계를 SCM 측면에서, ASP로 운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물류 ASP는 물류 IT업종에서 이루어지는 것이지 곧 물류업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아웃소싱 추세가 늘어난다고 ASP 시장 자체가 커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정부주도의 지원이 시스템적으로 마련된다면 약간의 상황변동이 생길 수는 있지만 말입니다.

△화주들에게 제3자 물류 구축에 대한 조언을 하신다면?
-제3자 물류에 대해서는 굳이 제가 말씀드리지 않아도 그 효용성이나 당위성에 대해 많이들 접하셨을 줄로 압니다.
하지만 ‘당신 기업부터 합시다’라고 나오면 뒤로 주춤합니다. 도입에 있어 현실적인 문제가 걸리기 때문입니다. 현실적인 문제가 무엇이냐면, 많은 기업들이 물류에 있어 무언가(인적인 관계)가 얽혀 있습니다. 제3자 물류를 하려면 과감히 이런 부분을 끊어내야 합니다.
제3자 물류의 도입은 기술적 도입이 아닌 문화적, 의지적 도입입니다.
또 한가지 말씀드리면 정보 오픈에 대한 두려움을 버려야 합니다. 기업의 정보를 공유하게 된 3자 물류 업체 입장에서 장사 하루 하고 말 것 아닌 이상에야 소중한 정보를 헛되이 하겠습니까?
서로의 필요에 의해 양사가 co-work하는 만큼 신뢰성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향후계획에 관하여 한말씀.
-웹기반(모바일포함)의 신택배시스템이 마무리 단계이니 만큼 안정화에 주력할 생각입니다.
컨테이너 시스템에서는 항만 하역 부두 관리 시스템인 CONSYS(Continer Information Strategic System)라는 것이 있습니다.
컨테이너 부두가 부산, 광양, 인천, 마산 항만 등에 있는데 이 시스템으로 모든 항만을 통합운영할 생각입니다. 기존에는 부산항 따로, 광양항 따로였는데 앞으로는 통합하여 하나의 시스템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이 시스템은 내년부터 적용합니다.

△쉬핑차이나와 MSC가 부산항의 환적화물 적재를 중단한다고 합니다. IT의 힘으로 저지가 가능하겠습니까?
-몇 년 전 일본 고베항의 지진으로 부산항으로 물량이 많이 넘어 왔습니다. 그 때 컨테이너 개수가 많이 늘었는데 요 근래 중국의 성장과 일본의 저가 정책으로 다시 물량이 빠지고 있습니다. 물론 화물 연대의 파업도 물량유실의 큰 이유가 됐습니다.
환적화물이 한번 체선될 경우, 하루 체선료가 수천만원에 달합니다. 빠르게 싣고 내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요.
IT화도 중요하지만 현재로서는 부산항을 비롯한 각종 배후 항만의 낙후된 시설과 가격이 사태가 악화된 주요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야드 관리나 게이트 관리 등은 리얼타임으로 상황이 파악될만큼 IT적인 측면은 상당히 잘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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