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음성물류센터, 갠트리 로봇 등 자동화 구축으로 운영 효율 극대화

물류센터 자동화를 통해 인력난 해소는 물론 운영 효율 높이기에 나서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현실적으로는 원하는 만큼의 운영 효율이 나오지 않아 오히려 골칫거리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실제로 적지 않은 기업이 자동화 도입의 실패를 경험하고 오히려 자동화 시스템을 철수하기도 한다.

풀무원 음성물류센터는 자동화 설비와 시스템 간 높은 연결성으로 자동화 구축의 좋은 예를 보여주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물류센터 특성상 일손 구하기가 더 어려워 인력난도 해소하고 운영 효율성도 높여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운영하고 있던 12년 넘게 운영된 물류센터를 최근 스마트 물류센터로 성공적으로 전환시킨 풀무원 음성물류센터를 직접 가봤다.

프로세스별 자동화 도입 통해 생산성 향상↑
풀무원은 전국에 17개 거점 중 수도권 용인 물류센터, 양지 물류센터, 음성물류센터 3곳을 메인으로 분류, 나머지는 소규모 지역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음성물류센터는 CDC(Central Distribution Center)로써 규모가 가장 크고 자동화 설비가 많이 도입되어있는 풀무원의 대표 물류센터다.

풀무원 음성물류센터는 모든 물류 프로세스가 총 3개 층에서 운영된다. 3층은 재고 보관 및 조립 가공, 2층은 입고, 마지막으로 1층은 출고 구역으로 운영된다. 음성물류센터의 가장 큰 특징은 업무 프로세스별 최적화된 자동화 설비와 공정 관리로 자동화에 대한 연결성이 좋다는 점이다.

제품이 입고되는 2층은 박스 단위와 낱개 단위 주문 처리 프로세스로 분류하는 입고·분류 구역이다. 박스 단위는 입고 Destacker를 통해 컨베이어를 따라 1층 출고 구역으로 이동, 낱개 단위는 DPS 및 DAS 구역으로 이동해 매장별 피킹 작업이 완료되면 마찬가지로 컨베이어를 따라 1층으로 이동한다.

△2층 입고단에 있는 Destacker 자동화 설비 (사진출처=물류신문사)
△2층 입고단에 있는 Destacker 자동화 설비 (사진출처=물류신문사)

다음으로 1층은 출고 단계의 공간으로 2층과 3층에서 입고, 포장, 피킹 과정을 거쳐 출하 방면별 1차 분류된 제품들이 갠트리 로봇(Gantry Robot)을 통해 배송처별로 2차 분류 및 적재되어 최종 출고되는 곳이다. 

△1층 출고단에 있는 박스 분류 소터 (사진출처=물류신문사)
△1층 출고단에 있는 박스 분류 소터 (사진출처=물류신문사)

3층은 재고 보관과 조립 가공 업무를 위한 공간으로 자동화 두부 숙성창고, 조립 포장 설비(자동 조립기를 통해 다수의 두부 제품을 1개 묶음으로 조립하고 포장하는 공정)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풀무원은 이러한 각종 프로세스별 자동화 설비의 도입을 업무 프로세스와 최적화시켜 설비와 시스템 간의 오류 발생률을 좁혔다. 특히 이를 통해 필요 인력을 감축하는 것은 물론 자동 화물 처리 능력을 향상해 생산성도 개선했다. 

운영 효율의 ‘일등 공신’은 ‘갠트리 로봇’ 
음성물류센터에서 가장 돋보이는 곳은 단연 1층 출고 공간이다. 이곳의 핵심인 갠트리 로봇이 기존에 사람이 하던 고강도 분류 작업을 진행,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갠트리 로봇은 천장에 가로, 세로, 높이의 축에 따라 움직이는 제품의 자동 이송 작업을 가능하게 하는 로봇이다.

이를 통해 기존 대비 현재 운영 인력을 약 70%가량 줄였으며 물류센터 운영 시간도 2~3시간 단축했다. 사실 갠트리 로봇은 물류센터에서는 보기 힘든 자동화 설비로 알려져 있다. 보통 우유 박스처럼 정형화된 화물을 이용하는 곳에 적용하기 적합한 로봇으로 우유업계, 타이어 공장 등에서 많이 쓰이고 있다.

풀무원은 자동화 구축을 위해 가장 먼저 풀무원만의 포장 용기 특성을 고려했다. 김, 라면, 유제품, 계란 등 일부 종이박스로 운영되는 제품을 제외한 대부분 제품이 풀무원 고유의 ‘정형화된 플라스틱 박스’에 담겨 운송된다. 이러한 정형화된 기준에 맞춘 자동화 설비를 찾는 게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가장 첫 번째 움직임이었다.

△1층 출고단에 있는 갠트리 로봇(Gantry Robot)이 제품이 담긴 플라스틱 박스를 이동시키고 있다 (사진출처=물류신문사)
△1층 출고단에 있는 갠트리 로봇(Gantry Robot)이 제품이 담긴 플라스틱 박스를 이동시키고 있다 (사진출처=물류신문사)

갠트리 로봇은 정형화된 박스를 다루기에 최적화된 자동화 설비였다. 하지만 대부분 생산공장 등에서 활용되는 갠트리 로봇은 ‘천천히 정확하게 사람의 역할’을 하면 되기 때문에 빠른 움직임이 필요 없다. 이와 달리 풀무원은 당일입고·당일출고를 원칙으로 운영하고 있어 속도도 굉장히 중요했고, 이에 따라 커스터마이징이 필요했다. 

이렇게 기존 상용화된 설비를 단순히 설치하는 것이 아닌 풀무원 물류에 최적화되고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형태로 커스터마이징해서 탄생한 것이 바로 1층에 있는 18대의 갠트리 로봇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이 18대의 갠트리 로봇을 제어하는 GOS(Gantry Operation System)이다. 현재 풀무원은 Microsoft에서 개발한 온프레미스 클라우드 서버인 Azure Stack을 국내 최초로 도입해 5년 이상 안정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여러 자동화 프로젝트가 단계적으로 추진되면서 큰 투자 비용이 수반되었다. 특히 갠트리 로봇 18기가 투입된 출고 적재 자동화 프로젝트는 큰 사업 규모 때문에 여러 차례 투자 심의가 진행되었고 한 단계 한 단계 신중한 의사 결정이 필요했다”며 “그만큼 리스크 요인에 대한 충분한 검증과 최적의 솔루션을 찾기 위해 연구와 개발에 많은 시간이 필요했고 그래서 다른 자동화 프로젝트보다 더 긴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기존 ‘운영 중’인 물류센터에 자동화 구축 어려워
음성물류센터는 2011년에 준공된, 오래된 물류센터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스마트물류센터 인증 1등급을 받으며 그간 풀무원이 추구했던 자동화의 노력을 인정받았다. 물류센터는 오래될수록 자동화 구축에 있어 많은 제약이 생기기 마련이다. 풀무원 역시 자동화로 전환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오래된 물류센터에 자동화를 구축하는 것은 백지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닌 이미 그려진 그림의 일부분을 보정하는 작업이라 단순히 자동화만 생각하는 것을 넘어서 프로세스 혁신이 필요하다. 그 일부분에 연결되어있는 앞뒤 공정의 연속성을 함께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오래된 물류센터의 건축구조 가령 기둥 위치, 층고, 여유 공간 확보 등과 같은 물리적 제약도 적지 않았다. 

△풀무원 음성물류센터 전경 (사진출처=풀무원)
△풀무원 음성물류센터 전경 (사진출처=풀무원)

또한 이미 가동되고 있는 물류센터를 멈추지 않고 자동화를 도입해야 하는 점도 난제다. 소위 핸드폰 업데이트를 하려면 전원을 껐다 켜야 하는데 그게 아닌 통화를 하면서 업데이트해야 하는 상황이 필요한 셈이다. 물류센터는 1시간만 멈춰도 손해가 크기 때문에 자동화 구축 과정에서 최대한 에러가 발생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풀무원 역시 한 번에 도입하는 것이 아닌 테스트베드, 시뮬레이션, 시범운영 등의 몇 개월간의 검증단계를 거쳐 조금씩 설치하면서 완성도를 높여나갔다.

풀무원 현장 관계자는 “많은 기업이 자동화에 대한 접근은 빠르지만 완성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마련이다. 풀무원의 경우 기존의 물류센터에서 자동화를 구축해야 했기 때문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용인·양지센터도 꾸준히 업데이트 예정
대부분의 물류센터가 비슷하지만 자동화의 첫 번째 목표는 사람 대신 기계가 일함으로써 물류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고자 함에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음성물류센터는 꽤 성공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풀무원은 음성물류센터에 이어 용인과 양지 물류센터 역시 물류 자동화 설비를 지속해서 도입하고 있다. 용인 물류센터의 경우 풀필먼트 물류 역량을 향상하기 위해 지난 23년 2월에 새로운 WMS 시스템을 도입해 대부분의 작업이 모바일을 통해 처리, 재고와 피킹 현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양지 물류센터 역시 새로운 방식의 식자재 피킹 지원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특정센터에 국한하지 않고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물류 자동화와 고도화를 위해 AR을 활용한 센터 유지관리, AI 챗봇을 응용한 CS, 물류 DW 구축을 통한 빅데이터 관리 등 다양한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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