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 해상운송 제약 적고 유럽행 철도 활용해 수출에 유리
홍해 예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해상운송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이 중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홍해 예멘 사태의 수출입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하고 홍해 예멘 사태가 우리나라의 EU 수출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홍해 예멘 사태로 인해 ▲EU와 교역 중인 국내 화주들의 해상운임 상승 및 납기 지연 부담 누적 ▲사태 장기화 시 EU의 아시아 수입 둔화 ▲후티 공습 피해가 제한적이고 내륙 운송로를 확보한 중국 화주와 비교해 국내 기업들의 수출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후티 공습 이후 글로벌 선복 공급 및 컨테이너선의 운항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 12월 전 세계 가용 선복량은 과거 52주 평균 대비 57.3% 감소했으며 이는 2020년 2월 팬데믹 직후 선복량 감소 폭(-47.3%)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국내의 EU향 해상운임은 올해 2월 기준 2023년 10월 대비 250.1% 상승했다. 항공 운임도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여기에 EU항로의 운항 일수는 수에즈 운하 통과 대비 12~14일 추가되는 등 납기 지연이 지속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EU 수출은 80%가 해상운송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자동차(99.8%), 석유화학(99.7%), 철강(98.7%), 이차전지(96.4%) 등 해상운송 의존도가 높은 주요 품목이 운임 상승과 납기 지연에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다만 보고서는 글로벌 경기 둔화 속 물류 수요가 제한되어 있고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신규 선복 투입(313만 TEU)이 예정돼 있어 운임 상승세는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중국은 후티 공습 피해가 제한적이고 내륙 철도(TCR) 등 대체 운송로가 확보돼 있어 향후 한-EU 간 고운임이 EU 수출 가격에 전가될 경우 EU 시장에서 우리 기업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특히 해상운송 의존도가 높은 품목들의 경우 중국산과의 경쟁에서 밀려 한·중 점유율 격차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옥웅기 한국무역협회 연구원은 “글로벌 선사들의 희망봉 우회 항로가 점차 정착되고 공급과잉 시황으로 인해 운임 상승세는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나 중동 전면전 확산 등 추가적인 운임 및 공급망 교란 변수가 상존하고 있다”면서 “기업은 수출 시 납기 차질을 방지하기 위해 리드타임을 충분히 책정해 선적 최소 한 달 전부터 선복을 확정하고 철도·항공·복합 운송(Sea & Air) 등 다양한 대안 경로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