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진 인하대학교 교수

김용진 인하대학교 교수
김용진 인하대학교 교수

1. 머리말
2021년부터 정부는 생활물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고부가가치 융복합 물류 배송 인프라 혁신 기술개발사업’이라는 국가단위의 R&D를 수행하고 있다. 전체 정부예산 1,054억 원에 민간 매칭펀드를 더하면 1,200억 원 내외의 대형과제로 7년간 전체 12개 과제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재까지 10개 과제가 성공적으로 수행되고 있다. 이중 필자가 연구책임자로 있는 ‘콜드체인 상태정보 관리 및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 구축’ 사업을 소개하고자 한다.

2. 연구의 필요성
코로나 사태 이후 급증하는 식품 배송 수요에 따라 식품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한 콜드체인을 통한 온도관리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또한 바이오 분야는 더욱 온도관리에 민감하여 코로나 백신의 경우 화이자 백신은 –70℃에서 보관해야 하며, 모더나 제품은 –20℃~15℃에서 장기 보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2~8℃에서 보관 및 운송해야 하는 등 제품마다 다른 온도대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백신의 온도관리는 온 국민의 관심사였던 것을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1] 고부가가치 융복합 물류배송 인프라 구상
[그림 1] 고부가가치 융복합 물류배송 인프라 구상

이외에도 반도체나 배터리 등 온도 민감성 화물에 대한 콜드체인 관리의 필요성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1년부터 수차례에 걸쳐 ‘생물학적 제제 등의 제조·판매관리 규칙’을 개정하면서 생물학적 제제의 보관 및 수송시 온도 모니터링에 대한 규정을 급격히 변하는 환경의 변화에 따라 보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도 2023년 ‘정온물류’라는 개념을 물류정책기본법에 새로이 명기하여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에 따른 농수산물 및 식품과 약사법에 따른 의약품, 그리고 첨단전자 부품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품목을 정온물류의 대상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렇듯 콜드체인의 환경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고, 세계적으로도 그 시장은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시장분석기관인 Market and Markets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콜드체인 세계 시장 규모는 2,782억 달러로 추정되며, 2028년에는 4,28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콜드체인 산업 중에서도 글로벌 콜드체인 모니터링 산업의 시장 규모의 경우 2022년 53억 달러에서 2026년 100억 2천만 달러로 연평균 16.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어 상대적으로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발맞추어 국내 기업들도 식품, 바이오 첨단 전자 부품 등 온도 민감성 화물에 대한 콜드체인 구축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대형 기업이나 외자 기업들은 충분한 예산을 투입하여 콜드체인 정온물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비교적 용이하나 중소 영세 화주 및 물류 기업은 시스템 구축비용이 부담이 되고 있다. 또한 예산이 확보되더라도 어떻게 구축해야 하는지 프로세스가 정립되어 있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구나 대부분의 유통/물류 기업은 생산부터 소비자까지 이어지는 공급사슬 중 일부분만을 담당하고 있어서 각 관리 주체 간 신뢰성 확보 및 데이터 보안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고 콜드체인 관리에서 중요시되는 화물의 종단 간 전주기 관리가 힘든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본과제는 정부가 주도하는 R&D 기술 개발을 통해 정온물류(TCL: Temperature Controlled Logistics) 종단 간(공급-제조-유통-고객) 전주기 모니터링을 위한 저비용 보급형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그림 2]R&D 최종 목표 개념도
[그림 2]R&D 최종 목표 개념도

3. 연구의 목적 및 성과
본 과제는 다양한 형태의 유통채널 및 공급사슬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신뢰할 수 있는 다양한 수준의 온도 및 상태정보를 다양한 행위주체에게 원하는 수준만큼 제공할 수 있으며, 콜드체인 관리 인프라에 대한 투자 여력이 낮은 중소 화주/물류 기업을 위한 정온물류(TCL) 종단 간(공급-제조-유통-고객) 전주기 모니터링을 위한 저비용 보급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한다.

구체적인 연구 성과를 살펴보면 우선 연구책임기관인 인하대학교는 식품·의약품 안전성 확보 방안 도출을 목표로 표준화 및 법제도 개선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그 결과로 지난 3년간 의약품과 식품 콜드체인 종단(공급-제조-유통-고객)별 현황조사를 기반으로 규제개선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의약품과 식품 국내외 법제도 비교 분석을 수행하여 리포트를 발간하였으며 국내 전문가 FGI를 통해 국내 법제도 개선방안 도출하였다.

이와 함께 한국형 GDP 개발 및 실무 가이드라인 정립하고 2024년 1월 재개정된 ‘생물학적 제제 등 보관 및 수송관리 가이드라인’에 발맞추어 한국통합물류협회를 통해 ‘온도 민감성 물품의 정온물류 온도 모니터링 관리 요구사항’이라는 단체표준을 작성하고 있어서 곧 발간될 예정이다.

공동연구기관인 컴퍼니위는 TCL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여 이기종 이형의 센서를 대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저비용으로 공급이 가능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하여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블록체인을 통해 개선된 온도 정합성 검증기능을 구현하고 있다.

물류 프로세스는 다양한 환경과 현장 상황에 따라 이기종의 센서를 사용하고 있으며 데이터 수집방식, 센서의 가격, 센서의 설치 위치와 형태, 통신 방식 등에 따라 다양한 상용 센서 중에서 각 물류 참여자별 적합 센서를 선택적으로 사용한다.

기존에 개발된 물류 데이터 플랫폼의 다수는 자체 개발된 센서만 연동 가능하거나 소수의 센서를 대상으로 모니터링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여 자사의 센서가 아닌 새로운 센서를 연동하거나 타사의 제품을 모니터링에 포함시키는 경우 추가적인 개발비용과 운영비용이 발생한다. 본 연구는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여 다양한 통신방식과 서로 다른 데이터 수집 구조에서도 데이터를 정상적으로 수집하고, 관리 운영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현한다.

또 다른 공동 연구기관인 씨스존은 TCLS 통합관리 서비스 플랫폼 개발 및 물류 창고 디지털트윈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반적인 콜드체인 모니터링 솔루션 제공사의 경우, 온도 로거(센서) 제공을 기반으로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래서 자사 제거 온도 로거를 필히 사용해야 하는 제약이 발생하며 온도 데이터는 콜드체인 모니터링 솔루션 제공사를 통해서만 확인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단일 회사의 내부 콜드체인 추적은 가능하나 회사 간의 추적은 쉽지 않다. 화물 관리 주체(회사)가 바뀌면 업무 프로세스도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단일 회사 추적이 일반적이다.

본 과제에서 연구 중인 TCLS 서비스 플랫폼은 특정 센서를 기반으로 하지 않고 다양한 센서를 수용하고 관리 주체가 변경되어도 추적이 가능하도록 구현하고 있다. 또한 TCLS 서비스 플랫폼은 ‘물류센터-배송-물류센터’의 일반적 배송 과정에 대한 추적성을 확보하고 실제 운영되는 수요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파악된 업무 프로세스를 구현하고 실제 운영 데이터를 취득, 연결성을 구현한 부분이 장점이다.

이러한 데이터 플랫폼과 서비스 플랫폼은 식품 수요기업으로 냉장냉동 창고 기업인 엔로지스, 바이오 수요기업인 지씨셀, 그리고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새벽배송 기업인 컬리를 통해 실증되고 개발되고 있다.

[그림 3] TOC시제품
[그림 3] TOC시제품

엔로지스는 냉장냉동 창고를 중심으로 연결되어 있는 다수의 수요기업 간의 종단간 운송 보관 환경에 대한 실증을 진행하고 있으며 특히 엔로지스에 TOC(Top Operation Center)를 물리적으로 구현하여 여러 수요기업의 상황을 통합 관제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시연할 수 있는 공간을 구현하였다. 대중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컬리는 새벽배송 프로세스에 대한 정교한 온도 모니터링을 수행하고 있다.

[그림 4]이뮨셀LC 운송프로세스
[그림 4]이뮨셀LC 운송프로세스

녹십자의 관계사인 지씨셀에서는 바이오 의약품 운송프로세스에 대한 정온물류 모니터링을 다양한 온도로거를 이용하여 실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온도 민감성 면역세포치료제인 이뮨셀LC의 운송 프로세스를 모니터링하는 실증 사업을 하고 있으며, 국민건강영양조사 검체운송 프로세스를 모니터링하는 실증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하림의 닭고기 운송 프로세스, 세중해운 CA 컨테이너를 이용한 국제운송 실증을 추가하여 다양한 환경에서 정온물류 모니터링 실증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3. 연구의 기대효과
2024년까지 계획되었던 본 연구과제는 전체 R&D를 구성하고 있는 타과제와의 연동작업과 변화한 환경에 대한 보완을 위하여 2025년까지 연장하여 수행하기로 계획이 변경되었다. 2025년 본 과제가 마무리되면 기본적으로 콜드체인의 물류 생산성, 물류 가시성, 물류 안정성 3가지 측면에서 성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콜드체인 기술 기반 자원의 실시간 정보 연계, 관리를 통한 물류 생산성 향상 기술을 확보하고 콜드체인 물류센터, 운송사, 병의원 등의 정보 연계를 통해 보다 빨리 작업 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물론, 작업 계획의 전역 최적화를 이룸으로써 콜드체인 생산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또 운송차량 및 물류센터의 위치, 성능 등을 고려한 계획 수립을 통해 대기시간을 최소화하는 등 콜드체인 전체 효율성을 향상하고 물류센터 작업 계획을 수립함에 있어 콜드체인 모니터링 시스템 기반의 실시간 데이터를 활용함으로써 물류센터 작업의 효율성을 향상하는데 기반한다. 아울러, 콜드체인 모니터링 시스템 분야의 원천 기술 확보 및 이를 통한 물류 가시성(Visibility), 예측가능성(Predictability), 작업민첩성(Agility)을 증대할 수 있다.

콜드체인 모니터링 시스템 기반의 지능형 물류센터를 구축함으로써 물류센터 내 모든 자원 (화물, 사람, 장비, 시설 등)의 연결성을 확보하고 이와 더불어 물류센터 외 외부자원(외부 트럭, 교통 등)과의 연결성을 확보해 물류 가시성을 확보할 수 있다. 작업 소요시간, 차량의 대기시간, 장비의 투입량, 물류센터의 혼잡도 등의 예측에 소요되는 입력 데이터를 콜드체인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서 확보함으로써 물류센터의 예측가능성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물류센터 내의 객체(장비, 사람, 파렛트, 지게차 등)에 대한 콜드체인 모니터링 시스템 기반의 실시간 데이터를 보다 신속하게 확보함으로 인해 작업 속도와 민첩성을 확보가 가능하다.

또, 콜드체인 모니터링 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 물류센터를 구축하여 신뢰성 및 안전성 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 현재 스마트 기술 도입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데이터 신뢰성 문제를 블록체인 기반 콜드체인 모니터링 플랫폼 기술을 통해서 해결하고, 기반 데이터의 신뢰성 확보 및 보안사고 개선이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사고 접수 후 조치를 위주로 한 현재의 대응 방식을 개선하고, 콜드체인 모니터링 시스템 기반 지능형 물류 기술 개발을 통하여 사고 발생 가능성에 대한 선제적 예측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안전사고 예방이 가능하다. 콜드체인 모니터링 시스템 기반 정보 통합관리체계를 통해 사전 유지보수 기능을 강화함으로서 안전사고 피해 비용 절감도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본 과제는 급격히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힘든 중소 화주/물류 기업을 위한 클라우드 기반의 저비용 구독형 정온물류 모니터링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국민의 건강과 행복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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