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 관리자, 리더, 기득권, 인재 - 1

기업마다 이해하고 적용하는 바는 다르겠지만, 매주 또는 매월 진행하는 S&OP 회의는 주간 또는 월간 S&OP 프로세스를 유지한 결과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즉, 영업, 구매, 생산, 품질, 물류 부서 등이 독립적으로 문제점을 해결해가며 진행한 결과와 영업, 구매, 생산, 품질, 물류 부서 등이 협업을 통해 문제점을 해결해가며 진행한 결과에 대해 논의하고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책임 있는 의사결정을 통해 후속조치(Catch Up) 계획을 수립하고 결심하는 자리입니다. 즉, S&OP 회의는 참석하라고 하니 아무 생각 없이 들어와서 앉아 있는 자리도 아니고 나 홀로 문제점을 모아 놓았다가 여러 사람과 부서에 깜짝 이벤트 하는 자리도 아닙니다. 어떻게 해야 하냐고 상대방 얼굴만 쳐다보는 자리도 아니고 뉴스 아나운서처럼 결과만 전달하는 자리도 아니며 특이사항 ‘없다’라는 식으로 대충 답변하고 넘어가는 자리도 아닙니다. 질문에 책임감 있게 답변하기 보다는 회의 종료 후 알려주겠다며 대충 넘어가는 자리도 아니고 이런저런 핑계를 동원해가며 책임을 회피하는 자리도 아닙니다. S&OP는 회의가 아니라 프로세스입니다. S&OP 프로세스는 부서와 구성원 별로 상호 정립한 약속을 잘 지키고 부여된 역할을 능동적으로 수행해야만 잘 유지 됩니다. 약속을 정립했더라도 약속을 잘 지켜지지 않는다면, 그리고 약속을 지키기 어려운 제약 요인을 많이 보유하고 있고 각종 우발상황이 자주 발생한다면,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을 능동적으로 하지 않는다면, S&OP 프로세스는 잘 유지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S&OP 프로세스가 잘 유지되기 위해서는 전체 최적화 관점에서 부서 와 구성원에게 명확한 R&R을 부여하고 부여된 R&R을 유지하는데 방해가 되는 요인들을 찾아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S&OP 회의를 주관하는 사람은 리더와 관리자로서의 역할을 동시에 요구 받습니다. 특히, S&OP 회의에 참석한 각 부서 사람들이 R&R에 대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면, 그리고 책임 있는 의사결정을 할 수 없다면, S&OP 회의를 주관하는 사람은 더 많은 범위와 깊이에서 리더와 관리자의 역할을 동시에 요구 받게 됩니다. 즉, 각 부서를 대표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능동적으로 Catch 하고 후속조치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할 일이 어떤 것인지 모르고 복지부동과 수동적인 자세로 일관한다면 S&OP를 주관하는 사람은 더 가중된 역할을 동시 다발적으로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여러분은 리더, 관리자, 리더와 관리자의 차이점, 기득권에 대해 한번쯤은 들어보았거나 생각해 보았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회사에서 리더입니까? 관리자 입니까? 기득권 입니까? 아니면 이것도 저것도 아닙니까? 사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 임원 중 어느 직급부터 리더입니까? 사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 임원 중 어느 직급부터 관리자입니까? 사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 임원 중 어느 직급부터 기득권입니까?

여러분의 회사는 직급을 중요시하며 일하는 분위기 입니까? 직책을 중요시하며 일하는 분위기 입니까? 여러분은 직급으로 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직책으로 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여러분은 현재 직급을 중요시하며 일하고 있습니까? 직책을 중요시하며 일하고 있습니까? 잠시 이해를 돕기 위해 부연 설명을 하면 A 부서 임원과 B 부서 부장이 있는데 직급을 중요시하며 일하는 회사라면 부서는 다르지만 직급상 임원이 부장보다 높으니 B 부서 부장은 직책과 상관없이 A 부서 임원 눈치를 보면서 일을 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고 직책을 중요시하며 일하는 회사라면 B 부서 부장은 본인의 직책과 연관된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A 부서 임원의 눈치를 보면서 일을 하기 보다는 소신껏 일을 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입니다.

직급과 직책이 높으면 기득권에 해당됩니까? 단순히 한 회사에 오래 근무하면 자연스럽게 기득권이 되는 것입니까? 현실적 관점에서 여러분 회사는 리더와 관리자가 구분됩니까? 여러분 회사에서 리더와 관리자를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입니까? 여러분 회사는 기득권과 비 기득권이 구분됩니까? 여러분 회사에서 기득권과 비 기득권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입니까?

많은 연구와 역사적 사례를 통해 리더와 관리자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구분하고 있지만 현실에서 리더와 관리자가 잘 구분되고 실제 그에 맞게 유지되는지를 여러분에게 묻고 싶습니다. 일반적으로 기업에서는 특정 계층을 관리자와 리더라고 지정하고 그에 맞는 자질 함양과 역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 주위를 둘러보면 관리자와 리더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이 얼마나 그에 맞는 자질을 가지고 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까? 여러분은 관리자가 되고 싶나요? 여러분은 리더가 되고 싶나요? 아니면 리더와 관리자 모두 되고 싶지 않나요? 여러분은 관리자가 적성에 맞나요? 리더가 적성에 맞나요? 만약, 여러분이 관리자나 리더가 되고 싶다면 여러분은 그에 맞는 자질과 능력을 보유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한편으로는 시간이 점차 지날수록 리더와 관리자를 구분하는 경계선이 점점 모호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간단하게 몇 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Supply Chain의 Global화로 인해 여러분의 회사는 동시다발적 환경에 노출되고 있고 이로 인해 회사는 잠재적으로 여러분에게 관리자와 리더의 자질을 동시에 요구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요소수 부족 대란이 발생하였습니다. 여러분은 운송 회사에 근무하고 있으며 배차 계획을 수립하는 부서로부터 단순히 배차 계획을 받아 출발지와 도착지까지의 운송을 책임지는 관리자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즉, 여러분은 6하 원칙에 의거하여 안전하게 화물을 하역(Load)하고 안전하고 운행하며 안전하게 화물을 하역(Unload)하는 것이고 배차 계획 수립과 요소수 확보는 여러분의 역할은 아닙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러분은 “나는 화물 하역과 운행만이 내 역할이다”라고 복지부동하며 “어떻게 할까요?” 하는 눈빛으로 회사만 쳐다볼 것인가요? 아니면 불필요한 공회전으로 인해 요소수 소모가 증가 되지 않도록 운전기사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운행 효율성이 극대화 될 수 있도록 현장의 의견을 배차 계획 수립 부서에 건의하는 등을 노력을 할 것인가요?

모든 나라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의 삶과 인권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인해 정보의 수집과 교육의 기회가 증가하여 개인의 지식수준과 의식 수준도 점차 향상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기 은퇴, 영끌, 고독사, 비혼, 1인 메뉴, 혼밥, 혼술, 파이어(FIRE :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족, 니트(NEET :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 N세대(Net Generation), MZ세대(Millennials and Gen Z)와 같은 용어들이 등장한 것과 같이 ‘너와 나’ 또는 ‘우리’보다는 ‘개인적’, 그리고 ‘나’ 라는 생각이 강해지고 있고 예전부터 이어져 오거나 요구 받았던 가치관에도 많은 변화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최근 TV에서는 이혼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예능, 오락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증가한 점 또한 이를 대변하는 것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대한민국에서 이혼은 당사자들에게 큰 아픔이지만 더 이상 숨기거나 불편하거나 창피하게 생각할 분야는 아닌 것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 지구적으로 자원은 한정되어 있는데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고 기후변화에 따른 다양한 문제는 증가되며 빈익빈 부익부 현상 또한 심화되어 불안, 불만, 피해의식 등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도전, 열정, 치열함보다는 적당히, 오래, 가늘고 길게, 안정되게 살아가는 것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겉으로는 공정하고, 투명하며 객관적인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면서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편 가르기, 자기 입맛, 학연, 지연, 근무 연, 내로 남불, 적당히 등이 근절되지 않기에 인재를 발탁하고 유지하는 방식은 과거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이러한 모든 상황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Maximum적인 범위와 수준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 하려는 사람들이 증가하기 보다는 남들과 비교하며 문제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즉, Minimum적인 범위와 수준에서 자신의 역할을 근근하게 연명하려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희생해야 하는 상황과 자신에게 피해가 발생하는 상황에 직면하지 않기 위해 복지부동하며 남에게 책임을 떠넘기거나 회피하려고 하는 행위들은 직급의 고하를 막론하고 전 계층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기업에 이와 같은 상황이 심화되면 구성원들은 관리자와 리더를 존경하지 않고 관리자와 리더의 말을 신뢰하지 않으며 조직 내에 협력 정신과 희생정신은 사라지고 관리적 마인드와 리더십은 뿌리내리지 못하게 됩니다. 실제 현실에서는 관리자인데 리더 수준의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도 있고 리더인데 관리자 수준의 역할을 하는 사람도 있고 관리자와 리더의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관리자인데 관리자 역할을 하고 있지 않은 사람도 있고 리더인데 리더 역할을 하고 있지 않는 사람도 있으며 관리자와 리더로 임명을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관리자와 리더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는 관리자와 리더 역할을 해야 하는 사람 중에 최대한 책임 있는 결정을 회피하려고 하거나 문제가 발생하면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 어떻게든 주위와 아래 사람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려고 하거나 본인이 노력을 통해 터득 후 남에게 가이드와 가르침을 주기보다는 남에게 들은 이야기를 적어 놓았다가 본인 일신을 위해 활용하는 사람도 자주 보았습니다. 여러분 주위에 있는 리더나 관리자는 어떤 수준과 역할을 유지하고 있습니까? 아이러니 하게도 여러분은 관리자도 리더도 아닌데 관리자나 리더의 역할을 요구 받을 때가 종종 있지 않습니까?

나이가 많고, 직급과 직책이 높고, 회사에 오래 있었다면 관리자나 리더로 임명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관리자와 리더에 맞는 자질과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면 조직 내부에 암적인 존재가 될 수도 있습니다. 나이, 직급, 직책, 오래 근무한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동안 어떠한 수준의 노력을 통해 어떻게 살아 왔느냐?’가 중요하고 현재 ‘어떤 수준의 노력을 하고 있고 앞으로 어떤 수준의 노력을 할 수 있을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열정 있는 인재를 양성 할 수 있도록 각종 제도를 개선하고 직급이 아닌 직책으로 일하는 분위기 조성, 자질과 능력에 맞는 보상과 처우, 직급이 아닌 직책을 기반으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단, 내부 구성원들 중에 관리자와 리더의 자질과 역량을 기대 할 수 없다면 외부에서 인재를 영입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구성원과 조직의 수준이 낮다면 외부에서 영입한 인재에게 단기간 변화를 기대하거나 요구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초등학생에게 하버드나 옥스퍼드 대학 출신의 과외 선생을 붙여 준다고 해서 초등학생이 단기간에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수준으로 변화되지 않습니다. 즉, 구성원과 조직의 수준이 낮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어떤 인재를 영입하더라도 급격히 변화되지 않습니다. 설상가상으로 프로세스와 시스템 구축 수준도 낮고 기득권처럼 행동하는 구성원들의 저항 또한 강하다면 단기간에 변화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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