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물류·유통 기업 주가는 ‘극과 극’ 모습 보여

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내년 금리 인하를 시사한 이후 미국 증시가 ‘산타랠리’를 이어가면서 국내 주식시장에도 훈풍이 불었다. 여기에 국내 시장은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이 10억에서 50억으로 대폭 완화되면서 연말 개인 매물 부담을 덜어낸 점 또한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이 예멘의 이슬람 반군 ‘후티’의 홍해 인근 상선 공격으로 이어졌다. 이에 해상 운임이 상승과 글로벌 물류 대란 우려에 해운기업이 강세를 보였다. 또한 11월 광군제를 필두로 중국 직구에 활성화에 CJ대한통운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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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최고 상승 종목은 ‘한진칼’
로스닥 기준 코스피는 2023년 1월 20일 2,395에서 12월 21일 2,600으로 8.6% 상승했다. 코스피는 양호한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물류·유통기업들의 주가는 경기침체 속 극과 극으로 요동쳤다. 2023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한진칼은 79.3% 올랐으며 흥아해운도 75.1%로 크게 상승했다. 삼성에스디에스(36.9%), 한익스프레스(36.5%), CJ대한통운(34.1%), 한진(10.5%)도 코스피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현대무벡스(4.1%), 현대글로비스(2.6%)는 소폭 상승했다.

로스닥 기준 주가가 하락한 기업들의 상당수가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세방(-70.0%)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으며 팬오션(-35.1%), BGF리테일(-31.2%), 아시아나항공(-29.3%), 이마트(-27.0%), 태웅로직스(-25.8%), 신세계(-24.8%), 롯데쇼핑(-21.0%)이 크게 하락했다. 특히 온라인 소비 확대와 오프라인 소비 감소가 맞물리면서 유통 기업의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온라인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쿠팡도 소폭 하락했다.

하림그룹, HMM 새 주인 된다…‘초대형 해운사 탄생 임박’
하림그룹 컨소시엄(하림그룹, JKL파트너스)이 HMM 지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림그룹 컨소시엄은 팬오션을 인수 주체로 HMM 지분 57.9%를 6조 4,000억 원에 인수한다. 하림그룹은 연내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기업결함심사를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하림그룹이 HMM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서 인수 주체인 팬오션의 주가가 하향조정됐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팬오션이 인수대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영구채 및 유상증자, 자산 유동화 등을 실시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이어 “유상증자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규모 증자가 불가피할 것이며 하림지주의 팬오션 지분율이 54.7%로 별도기준 보유 현금성 자산 및 단기금융상품은 610억 원에 불과해 증자 시 지분율이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팬오션의 목표주가를 4,500원으로 하향 제시했다. 

HMM이 팬오션 산하에 들어가게 되면 컨테이너, 벌크를 아우르는 초대형 해운사가 만들어질 전망이다. 

명지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HMM의 전략 투자안에 탱커, 벌크선 선대 확장이 있다. 팬오션과의 통합 운영으로 효율화, 규모 확대에 따른 경쟁력 상승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명 연구원은 “팬오션이 해운업 이해도가 높아 친환경 규제 대응, 선종 다각화 등 HMM의 전략적인 투자에 대해 빠른 의사 결정과 합리성을 더해줄 것이다”고 전망했다. 

명지운 연구원은 2024년에는 컨테이너선 공급과잉으로 업황은 밝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며 “HMM이 신조선을 인도받고, 디얼라이언스 정식 가입, 과거 대비 경쟁 해운사가 줄었으며 혹한기를 날 수 있는 현금을 보유했다. 시장의 우려만큼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 확률이 높다. 적어도 HMM의 실적이 팬오션에 승자의 저주를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팡, 글로벌 최대 명품 플랫폼 파페치 인수…‘글로벌 확장 본격화’
쿠팡 Inc는 5억 달러(약 6,500억 원)에 글로벌 최대 명품 플랫폼 ‘파페치’를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파페치는 에르메스, 샤넬, 루이뷔통 등 1,400여 개 명품 브랜드를 190개국 소비자에게 중계 판매하는 최대 명품 플랫폼이다. 

파페치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 빠르게 성장했지만 글로벌 소비 위축에 따른 명품 중개 비즈니스 성장성 축소, NGG 인수에 6.75억 달러, Nieman Marcus에 2억 달러 지분 투자 등 적극적인 M&A 행보를 보였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에 5억 달러의 자본조달이 없다면 파산 위기라는 보도가 여러 차례 나기도 했다. 

이진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팡은 파페치 인수 이수 NGG 등 비주력 자산 매각 등을 진행하면서 본업 경쟁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인수가 국내 유통시장에 의미하는 바에 대해서는 “쿠팡이 국내 비즈니스를 캐시카우로 활용하면서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을 본격화했다. 최근 대만 등 해외 진출 본격화와 궤를 같이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쿠팡으로 인해 국내 유통시장 경쟁환경이 과거처럼 과열되는 일은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케 해 국내 유통 사업자에게 긍정적 이슈라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AJ네트웍스, 알리익스프레스 수혜·물류로봇 렌탈 사업 기대돼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 진출 이후 빠르게 물동량을 확대하는 가운데 AJ네트웍스도 수혜를 받을 전망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AJ네트웍스는 알리익스프레스의 물류 파트너인 CJ대한통운에 파렛트를 공급하고 있으므로 CJ대한통운 물동량 확대에 따른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로봇 렌탈사업은 국내 협동로봇 시장점유율 1위인 두산로보틱스와 함께 국내 최초 협동로봇 전문 컨텍센터도 오픈한다. 

국내 로봇 렌탈사업은 로봇이 고가이면서 설치 이후 사후 관리 서비스가 필요해 RaaS(Robot-as-a-Service) 도입이 필요하다. 박종선 연구원은 “AJ네트웍스는 로봇 렌탈 사업에 기존 렌탈 사업의 노하우를 적용함으로써 타사 대비 운용 유용성 및 서비스 규모의 경제, 초기 도입 비용 절감 효과 등으로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물류로봇 사업은 주요 협력사들과 협동로봇과 유사한 방법으로 영업을 진행하고 있어 조만간 성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AJ네트웍스는 주주 친화 정책을 지속 추진 중이다. 지난 8월 자사주 소각 이후에도 2024년 4월 23일까지 약 70억 원의 자금을 통해 자사주 매입을 진행할 예정이다. 배당 정책도 별도기준, 영업이익의 20% 수준을 현금 배당한다. 

박종선 연구원은 목표주가 6,500원, 투자의견 BUY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수에즈 운하 통과 중지, 단기적인 운임 급등 이어질 것
예멘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과 국제사회를 압박하기 위해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선박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다. 이에 세계 최대 해운사 MSC를 비롯해 Maersk, CMA GGA, Hapag-Lloyd, HMM 등이 수에즈 운하 통과를 중지하고 희망봉 노선으로 우회한다. 수에즈 운하를 우회하는 선박들은 아시아-유럽 기준 거리는 9,000km, 시간은 7~10일가량 더 소요될 전망이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공격의 사정권 내에 연간 2만 척의 선박이 포함될 개연성이 있다. 선사들이 경제 노선을 포기하고 희망봉을 경유하게 되면 선사들의 비용 증가 및 톤마일 물동량 증가 효과가 운임 상승을 야기할 개연성이 있다”고 밝혔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현재 파나마 운하는 가뭄에 따른 수위 하락으로 통행량이 원활하지 않은 가운데 수에즈 운하 통행 제한까지 겹치면서 컨테이너 운임은 단기적으로 급등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어 “연말 시즌이라는 계절성도 견조한 컨테이너 수요를 기대할 수 있게 한다. 컨테이너 물동량에 큰 영향을 미치는 수에즈 운항의 통행 제한은 단기적인 컨테이너 운임의 급등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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