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물류 전진기지 넘어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도약할 것”

코로나 팬데믹 동안 사람의 이동은 자유롭지 못했지만 화물의 이동은 비교적 자유로웠다. 이 때문에 전 세계는 이 기간 온라인 구매가 보편화됐으며 CBE(Cross Border E-commerce)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사라지면서 일반적인 소비로 자리 잡았다. 특히 기존 직구, 역직구 외에도 GDC(Global Distribution Center, 글로벌 권역 물류센터)가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GDC는 기존 직구, 역직구와 달리 소비지역 인접 국가에 미리 제품을 보관한 후 국가별 주문에 맞춰 포장, 발송하는 물류센터다. 인천은 주요 소비지인 중국, 일본, 호주 등과 가까운 지리적 장점 외에도 다양한 항공편으로 주요 물류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권역 풀필먼트센터(GDC) 운영체계 (그림=CJ대한통운)
 ▲글로벌 권역 풀필먼트센터(GDC) 운영체계 (그림=CJ대한통운)

국내 대표 물류기업인 CJ대한통운은 2019년 국내 최초로 GDC 열고 글로벌 건강 라이프 쇼핑몰 ‘아이허브(iHerb)’의 글로벌 물류를 수행하며 쌓은 역량을 총체적으로 활용해 신성장동력으로 육성시킬 계획이다. 

CJ대한통운 인천GDC는 연면적 약 2만㎡(6,117평) 규모, 5백만 개 이상의 제품을 보관할 수 있는 센터로 아시아 물류기업 GDC 중 가장 큰 규모다. 이곳에서는 미국에서 가져온 아이허브 제품을 보세상태로 보관하다 일본, 싱가포르, 호주, 카자흐스탄 등 아시아·태평양 4개국 소비자가 주문하면 곧바로 수출통관 및 물류과정을 거쳐 항공으로 운송한다.

이경진 CBE 운영팀장은 “GDC 운영방식이 주목받는 이유는 물류비 절감은 물론 배송시간도 단축한다. 인천GDC는 동일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에서 발송하기 때문에 미국에서 직접 발송하는 것보다 소비자들에게 빠르게 배송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물류 효율성은 물론 고객사, 소비자의 만족도까지 높아지고 있다”며 “고객사와 서로 ‘윈-윈’할 수 있도록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스 제함부터 검수까지 첨단기술 적용으로 눈 깜짝할 새 끝나
CJ대한통운 인천GDC는 포장, 검수, 분류 부분의 자동화를 통해 작업 효율을 높이는 한편 친환경 물류를 선도하고 있다. 또한 건강보조식품을 취급하기 때문에 정온설비(21~23℃)가 구축됐으며 Cool Guardian 온∙습도 모니터링 된다.

인천GDC 내 제품 출고를 위한 첫걸음인 박스를 접는 것부터 자동으로 이뤄진다. 자동 박스제함기들은 크기가 서로 다른 7종류의 박스를 쉴 새 없이 제함한다. 이렇게 제작된 박스는 컨베이어를 타고 가면서 자동으로 옆면에 박스바코드를 인쇄한다.

 ▲박스제함기를 통해 만들어진 박스 옆면에 자동으로 박스바코드를 인쇄하고 있다.
 ▲박스제함기를 통해 만들어진 박스 옆면에 자동으로 박스바코드를 인쇄하고 있다.

이경진 팀장은 “인천GDC는 입고된 모든 제품의 체적 정보를 데이터화 했으며 소비자가 주문한 제품의 종류와 수량에 맞춰 7종 중 가장 적합한 크기의 박스를 선별해 자동으로 박스바코드를 인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스바코드는 코팅라벨이 아닌 오징어먹물식 잉크를 사용해 불필요한 종이 사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2019년 첫 도입 이후 지금까지 인천GDC에서 대체한 코딩라벨은 약 2천 2백만 장에 달하는 등 친환경 물류, ESG 경영에도 앞장서고 있다.

 ▲오징어먹물식 잉크로 찍힌 박스바코드
 ▲오징어먹물식 잉크로 찍힌 박스바코드

박스바코드가 인쇄된 박스들은 CJ대한통운의 첨단 시스템인 ‘OTP(Order-To-Person)’ 방식의 QPS(Quick Picking System)를 통해 물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박스가 컨베이어를 따라 이동하다 작업자 앞에 멈춰 서면 작업자는 화면에 표시된 주문정보를 확인 후 본인 앞에 놓인 제품을 박스 안에 담는다.

 ▲ 작업자 앞에 박스가 멈추면 화면에 표시된 주문정보를 확인 후 제품을 박스 안에 담는다.
 ▲ 작업자 앞에 박스가 멈추면 화면에 표시된 주문정보를 확인 후 제품을 박스 안에 담는다.

이경진 팀장은 “사람이 제품을 직접 찾으러 가는 PTG(Person-To-Goods) 방식 대신 주문 정보가 담긴 박스를 자동으로 전달해주는 OTP방식과 제품이 사람을 알아서 찾아가는 GTP 방식의 시스템을 활용해 물류 효율성은 물론 작업 편의성도 극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가 주문한 상품이 박스에 모두 담기면 자동 컨베이어를 따라 검수 공간으로 이동한다. 검수과정 역시 컨베이어에 설치된 중량검수대를 통해 자동으로 이뤄진다. 중량검수대를 지나면 즉시 화면에 무게가 표시되며 이를 통해 검수를 완료한다.

 ▲중량검수대에서 무게를 통해 검수 작업을 진행한다.
 ▲중량검수대에서 무게를 통해 검수 작업을 진행한다.

이처럼 중량만으로 검수할 수 있는 이유는 인천GDC 내 모든 제품의 제품별 무게 정보를 데이터화 했기 때문에 소비자가 주문한 제품의 무게를 통해 알맞게 들어갔는지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 3D 스캐너를 통해 박스 내 빈 공간을 측정하고 최적의 완충재 양을 계산한다.
 ▲ 3D 스캐너를 통해 박스 내 빈 공간을 측정하고 최적의 완충재 양을 계산한다.

중량 검수를 통과한 박스는 최적의 완충재 양을 찾는 3D 스캐너를 지난다. 3D 스캐너는 박스 내 빈 공간을 측정하고 최적의 완충재를 자동으로 넣는다. 이후 박스 테이핑, 송장 부착 작업도 모두 자동으로 이뤄진다.

 ▲3D스캐너가 계산한 완충재를 자동으로 넣고 있다.
 ▲3D스캐너가 계산한 완충재를 자동으로 넣고 있다.

포장이 완료된 박스는 휠소터(Wheel-Sorter)’가 국가별로 분류하면 작업자들이 간선차량 실린 후 인천공항을 통해 각 국가별 노선에 맞춰 발송된다.

 ▲ 박스 테이프, 송장도 자동화를 통해 이뤄진다. 
 ▲ 박스 테이프, 송장도 자동화를 통해 이뤄진다. 

이경진 팀장은 “물류산업이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변하고 있다. 인천GDC는 이에 맞춰 대부분의 작업을 자동화로 대체했다. 포장, 재고 보충 등 일부 작은 작업자가 담당하는데 이는 자동화 기술, 로봇 등보다 사람의 효율성이 더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CJ대한통운 TES기술연구소에서 작업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물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휠소터(Wheel-Sorter)가 국가별로 분류하면 작업자들이 간선차량에 싣는다.
 ▲ 휠소터(Wheel-Sorter)가 국가별로 분류하면 작업자들이 간선차량에 싣는다.

오토스토어, 보관 효율성 4배, 출고 처리 능력은 2.8배 향상
CJ대한통운 인천GDC는 최근 센터 내 약 6,264㎡(1,895평) 규모의 공간을 증축하고 물류 로봇 시스템 ‘오토스토어(Auto-Store)’를 도입해 추가적인 물류 효율 향상은 물론 당일 최대출고량을 기존 2만 박스에서 3만 박스로 1.5배 증가시킬 계획이다.

인천GDC에 설치된 오토스토어는 16단의 보관공간에 140대의 로봇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해외 소비자 주문이 들어오면 실시간으로 로봇이 움직여 물건이 담긴 Bin(보관 바구니)을 꺼내 출고 스테이션 작업자에게 전달한다. 이 또한 기존 QPS와 같이 제품이 사람을 찾아가는 GTP 방식으로 작업자는 소비자 주문 정보에 맞춰 제품을 넣기만 하면 된다. 현재 인천GDC에는 7만 6천개의 Bin이 설치돼 있으며 약 3만 종류의 제품이 보관돼 있다. 

 ▲CJ대한통운 인천GDC 오토스토어에는 140대의 로봇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CJ대한통운 인천GDC 오토스토어에는 140대의 로봇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오토스토어는 스스로 재고를 재배치하는 역할도 한다. 피킹 로봇이 돌아다니며 주문량이 많은 물건을 위쪽에 알아서 배치한다. 주문량이 많은 제품은 출고 빈도가 높아 상단에 배치해 로봇이 물건을 가져오는 시간을 최소화한다.

이경진 팀장은 “고정식 철제 선반에 파렛트 단위로 보관하는 ‘랙 방식’과 비교 시 공간을 더욱 촘촘히 활용할 수 있어 보관 효율성이 4배 향상될 뿐 아니라 출고처리 능력도 2.8배 증가한다”고 말했다. 인천GDC 내 오토스토어는 최종 테스트가 진행 중이며 오는 12월부터 본격 운영될 예정이다. 

 ▲오토스토어를 통해 화면의 주문정보를 확인한 후 제품을 담고 있다. 
 ▲오토스토어를 통해 화면의 주문정보를 확인한 후 제품을 담고 있다. 

“국내 최고 역량을 바탕으로 중동 등 CBE 시장 공략”
영국 물류시장 리서치 기업 TI(Transport Intelligence)에 따르면 전 세계 CBE(Cross-Border Ecommerce) 물류시장은 2026년 178조원(EUR환율 1,400원 적용)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21년 97조원 대비 무려 83.5% 성장한 규모다. 

 ▲글로벌 및 한국 CBE 물류시장 규모 (그림=CJ대한통운)
 ▲글로벌 및 한국 CBE 물류시장 규모 (그림=CJ대한통운)

CBE 물류시장에 대한 장밋빛 전망에 따라 국내외 많은 물류기업이 한국에 GDC, 국제특송장을 구축하거나 해외에 이커머스 물류센터를 확보하는 등 CBE 물류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국내 최고 수준·최대규모의 GDC 운영역량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글로벌 CBE 물류 시장에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아이허브와 인천GDC 운영 경험을 토대로 사우디에 GDC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AEO(Authorized Economic Operator, 수출입 안전관리 우수업체) 인증을 획득해 통관 서비스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국제적으로 공인받았으며 인천GDC는 첨단화·자동화 기술력을 바탕으로 스마트물류센터 1등급 인증을 받았다. 더불어 CJ대한통운은 하루 6만 개의 직구 물류량을 처리하는 ICC센터(Inbound Custom Clearance, 국제특송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이경진 CBE 운영팀장은 “압도적인 GDC 운영역량을 바탕으로 시간적공간적 제약을 뛰어넘는 ‘초국경택배’ 서비스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며 “운영 프로세스에 최적화된 첨단기술 확대를 통해 물류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글로벌 CBE 물류시장의 ‘Top Player’로 입지를 굳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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