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개 기업 참가한 로지스테크 도쿄, 첨단 기술 대거 전시

△박람회 전경사진
△로지스테크 도쿄 이노베이션 엑스포 2023 박람회장 전경

 

[로지스테크 도쿄 이노베이션 엑스포 2023(Logis-Tech Tokyo INNOVATION EXPO 2023) 참관기]

첨단 물류기술의 향연이 일본에서 펼쳐졌다. 물류신문사는 ‘일본 우수물류 벤치마킹 연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지난 9월 12일부터 14일까지 도쿄에서 개최된 ‘로지스테크 도쿄 이노베이션 엑스포 2023(Logis-Tech Tokyo INNOVATION EXPO 2023)’은 일본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첨단 물류기술전시회 중 하나다.

1994년 첫 전시회를 시작한 전시회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020년부터 열리지 못했으나 올해부터 다시 비대면으로 관객들을 맞이했다.해당 전시회 주최사는 짝수 해는 ‘로지스테크 도쿄(Logis-Tech Tokyo)’를, 홀수 해인 올해는 규모가 작은 ‘로지스테크 도쿄 이노베이션 엑스포’를 개최한다. 올해는 3년 만에 열리는 만큼 360여개 기업들이 참여해 1,194개 부스를 마련했다. 이들 기업은 첨단 기술을 대거 선보이며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특히 물류산업 부문에서 첨단화를 걷고 있는 일본의 첨단 물류 자동화 기술과 시설 동향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었으며, 향후 빠르게 디지털로 전환되고 있는 일본의 미래 물류산업을 유추할 수 있는 기회였다. 

물류신문사는 국내 주요 기업 관계자들과 현장을 찾았으며, 일본을 대표하는 물류기업 3개 사(사가와 엑스 프론티어, 야마토크로노게이트, 트루스코 자동화 물류센터)를 방문해 서구권과 차별화된 일본의 물류기술을 살펴볼 수 있었다.

△도쿄 빅사이트전시장 입구
△도쿄 빅사이트전시장 입구

첨단 기술 직접 살펴보며 사업전략 고민
이번 전시회를 위해 물류신문사는 골드라인, 골드라인파렛텍, 비앤피로지스틱스, 서울우유 협동조합, 선진로지스틱스, 선진에스씨엠, 세방, 엑소후레쉬물류, 엑시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영남복합물류공사, 이지메디컴, 포스코디엑스, 포스코플로우, 로지스올까지 국내를 대표하는 물류, 유통, 제조, IT 기업 관계자 28명과 함께 전시회를 찾았다. 연수단은 그곳에서 물류설비와 관련 기술들이 어떻게 현장에 접목되는지, 어떻게 생산성을 향상시키는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한진물류연구원의 박찬익 박사(수석연구원)와 LG CNS 안상철 위원 등 관련 분야에서 해박한 지식을 갖춘 베테랑들이 함께해 실무와 이론 등 배경지식을 들을 수 있었다. 또한 영남복합물류공사와 선진로지스틱스 등 경쟁력 강화를 염두에 두고 있는 기업들은 첨단 자동화 설비의 유용성을 직접 확인하고, 운영과 관련한 사항을 꼼꼼히 체크했으며, 로지스올과 골드라인 파렛텍은 일본 물류현장에서 실제 사용되고 있는 설비들을 면밀하게 확인하면서 자사의 전략을 고민하는 등 열띤 정보 취합에 나서기도 했다. 포스코플로우와 포스코DX스, 그리고 LG CNS 등은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물류현장의 트렌드 파악에 주력했다.

엑소후레쉬와 서울우유는 신선물류, 신선유통에서 요구되는 장비들과 소프트웨어 등에 관심을 보였으며, 이지메디컴은 자동화 설비 운영과 전체적인 상품의 이동 프로세스 등에 대해 현지 기업 관계자들과 즉석에서 질의응답을 나누기도 했다. 부산신항에 자리한 비앤피로지스틱스 서민경 이사는 “다양한 각종 물류시설 전반의 운영상황을 볼 수 있어서 유익한 시간이었다”며 “향후 운영 전략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는 계기였다”라고 말했다. 

물류신문사가 매년 주관하고 있는 일본 물류 연수 프로그램은 물류업계와 유통업계, IT업계, 화주업계 등 관련 기업 임원진과 실무자들이 실제로 첨단 기술을 접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참여 기업 간 정보 교환과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고 있으며 실제 실무자들 간 교류로 기업 간 협업 사례의 단초가 마련되는 등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 참석한 선진로지스틱스 황의찬 본부장은 “물류시스템 도입과 관련해 참고할 수 있는 다양한 설비와 시스템을 볼 수 있어 좋았다”라며 “보통은 단순히 특성만 알 수 있는 선에서 그치는데 이번 연수 프로그램은 실제로 물류설비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현장을 둘러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지 전문가들을 만나 직접 설명을 들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 향후 장비나 기술 도입에 있어 참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전시회를 살펴본 연수 프로그램 참석자들은 최근 국내 물류현장에서는 인력 충원이 점점 어려워지는 반면 고객사의 요구는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는 상황인데 첨단 자동화 설비나 IT 솔루션 등을 살펴보며 트렌드를 파악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디지털청 신설한 일본, 디지털 전환에 박차
물류신문 연수단이 도착한 도쿄 날씨는 무덥고 습했다. 현지에서는 올해 9월이 평소보다 기온과 습도가 더 높은 편이라고 했다. 후덥지근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전시회장은 업계와 학계, 언론사 관계자, 해외 참관자 등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이번 전시회에서 살펴본 산업 트렌드의 특징은 올해 초 미국과 유럽 전시회에서 살펴봤던 경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이는 일본산업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일본은 미국, 유럽과 달리 자동화 설비 도입에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새로운 장비를 설치하는 대신 사람을 충원하거나 기존에 사용하던 장비를 계속해서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전시회에 참여한 일본 기업들은 사람이 필요 없는 자동화 설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각종 로봇들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즉, 일본기업들도 빠른 속도로 자동화 물결에 동참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일본 정부의 움직임이다. 최근 일본 정부는 디지털청을 신설했는데, 기존 아날로그 업무 체계를 디지털로 전환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산업계 전반에 걸쳐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물류와 유통업계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현장에서는 이미 상용화된 기술이나 장비가 실제 현장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었다. 사람의 손이 전혀 필요하지 않은 로봇팔들이나 픽업 로봇들이 물류현장 진출을 예고하고 있어 글로벌 물류 트렌드 변화 주기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또 다른 주목할 사항은 배터리를 이용한 자동화 장비 대다수가 중국기업들이 출품했다는 점이었다. 일본에서 열리는 전시회임에도 불구하고 부스를 할애해 장비 홍보에 열을 올리는 중국기업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AGV와 AMR등의 경우 중국기업들의 입지가 더욱 커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중국기업들의 장비는 소형화물에 국한되었으나 이번 전시회에서는 중량화물도 자유자재로 취급할 수 있는 장면을 연출했다. 그 장면은 마치 더는 사람의 손이 필요하지 않다는 걸 강조하는 것 같았다. 

엑시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의 오창흔 대표는 “일본 한복판에서 개최된 전시회인데 정작 시선을 사로잡는 일본산 제품들은 많지 않았다”라며 “배터리 적용이 필수적인 설비나 장비들은 중국기업들이었는데 이들의 약진이 두드러져 놀랐다”라고 말했다.

△로지스테크 도쿄 이노베이션 엑스포 2023 연수단과 현지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로지스테크 도쿄 이노베이션 엑스포 2023 연수단과 현지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물류신문 연수단은 짧은 일정임에도 다양한 현장을 살펴보고 기술 트렌드를 파악하는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참가자들은 로봇과 AI 기술 혹은 관련 장비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점, 그리고 실제 현장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는지, 어떻게 운영해야 생산성과 효율을 높일 수 있는지 물어보고 확인하는데 골몰했다.

이번 진시회의 경향은 향후 AI기술과 물류 자동화 설비에 따른 일본 산업계의 혁신과 변화를 예고하고 있었다는 사실로 요약할 수 있다. 따라서 일본 내 물류현장을 비롯한 산업 전반의 노동력은 상대적으로 필요성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그러나 AI와 로봇, 그리고 자동화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뒤 발생할 각종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지혜가 필요하다는 과제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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