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민규 트레드링스 대표

디지털 전환은 최근 몇 년 사이 더 이상 선택의 영역이 아닌 필수라는 인식으로 자리 잡히며 기업들의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하지만 물류산업의 일부 분야에서는 두려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시장의 폐쇄성은 물론, 뚜렷한 방향을 정하지 못하거나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디지털 전환의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수출입 물류산업은 디지털 전환이 더딘 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여전히 반복적인 서류작업과 비정형화된 업무체계로 인해 확실한 돌파구를 차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시장에서 업무 협업 클라우드 솔루션을 통해 이해관계자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하고 업무를 정형화해 업무 효율을 개선할 수 있는 솔루션이 개발됐다. 트레드링스가 지난 8일 공개한 ‘ZimGo(짐고)’가 그 주인공. 박민규 트레드링스 대표는 ZimGo에 대해 “실무자 중심의 완성도 높은 솔루션”이라고 소개했다. ZimGo를 개발한 박민규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실무자’ 고충으로 탄생한 솔루션...‘업무 생산성 88% 상승’의 원동력
트레드링스는 ZimGo 정식 출시 전 수많은 수출입기업을 대상으로 베타 서비스를 제공했다. 베타 서비스를 이용한 수출입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기업들은 업무 생산성이 80% 이상 상승했다고 답했다.

ZimGo 베타서비스 참여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 (자료제공=트레드링스)
ZimGo 베타서비스 참여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 (자료제공=트레드링스)

박민규 트레드링스 대표는 업무 생산성을 개선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ZimGo는 실제 현업에서 일하고 있는 실무자의 고충을 바탕으로 탄생한 솔루션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답했다.

트레드링스는 ZimGo 출시 이전부터 물류비 견적 등과 같은 솔루션으로 많은 수출입기업, 포워더 등과 협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실무자들의 다양한 고충을 들으며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한 결과 ZimGo가 실무자 중심의 완성도 높은 솔루션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트레드링스가 파악한 실무자들의 고충은 반복적인 업무작업, 끊임없는 전화·메일, 정보의 비대칭성, 물류 진행 상황 파악의 어려움 등이 있었다. 특히 화물의 현재 위치 파악을 위해 너무 많은 이해관계자를 거쳐야 한다는 점이 실무자들을 힘들게 했다.

박민규 대표는 “온전히 실무자들의 의견을 기반으로 기획하다 보니 생각보다 힘들었다. 특히 개인마다 요구사항이 너무 달랐고 또 이러한 요구사항을 취합하고 다듬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도 완벽한 솔루션을 위해 사용자들의 의견 수렴과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꾸준히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ERP 시스템에 ‘클라우드’ 기능 더해 ‘기업 간 협업’ 강화
수출입 물류 업무는 기본적으로 여러 이해관계자의 협업으로 진행된다. 박 대표는 “하나의 화물을 보내기 위해서는 화주, 운송사, 포워더 등이 모여 견적, 화물, 배차, 선적 등의 다양한 정보를 주고받는다. 다만 정보공유는 주로 전화, 메일, 메신저 등으로 이뤄지며 정보 관리는 개인이 알아서 하고 있다”며 “수출입 업무는 ‘소통과 정보공유’를 위해 업무 시간 중 70% 이상을 전화·메신저로 소비한다”고 말했다.

ZimGo 내 'Cloud Form URL'을 통한 정보 공유 이미지 (사진제공=트레드링스)
ZimGo 내 'Cloud Form URL'을 통한 정보 공유 이미지 (사진제공=트레드링스)

그는 “업무 특성상 많은 이해관계자를 거쳐야 하는데 기존의 ERP 시스템은 외부와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ZimGo는 기존 ERP 시스템에 공유 클라우드 형식의 ‘클라우드 폼(Cloud Form)’이 추가된 협업 클라우드 솔루션이다. 즉 메일·전화 없이 클라우드 폼을 통해 정형화된 서류 양식으로 거래하고 견적, 화물, 선적 정보를 협업 관계자에게 공유할 수 있다.

박민규 대표는 “ZimGo에서 수출입기업 담당자가 물류비 견적을 요청하는 경우 견적 요청서 폼을 생성한 뒤 미리 저장해 둔 협업 기업에 전송하면 기업들의 메일로 ‘견적 요청 URL’이 전달된다. 견적 요청 URL을 받은 기업은 URL을 통해 견적 요청서를 작성하고 전송하면, 완성된 견적서가 ZimGo에 저장돼 수출입기업 담당자가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ZimGo에 저장된 견적서는 담당자가 따로 관리하지 않아도 거래 별로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ZimGo를 통한 정보공유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수출입 업무는 여러 플레이어와 협업해도 단일 인터페이스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ZimGo는 수출입 기업을 위한 차세대 ERP 협업 솔루션”이라고 강조했다.

파편화된 업무를 정형화 시켜...업무에 ‘가이드라인’ 제시
“일 잘하는 후임 같네요”  ZimGo 출시 이후 실제 수출입기업이 남긴 후기들이다. 수출입 업무는 정형화된 업무 양식이 없어 개개인이 흩어져있는 정보를 스프레드시트, 메모장 등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실무자들이 부재하면 같은 일을 하는 다른 실무자조차 업무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다. 

박민규 대표는 “최근 물류 담당자들에게 많이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요즘은 2년 이상 근무하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직원들의 잦은 이직이 고민인 상황이다. 담당자가 자주 바뀌면 업무가 정형화되지 않아 인수인계가 어렵고 프로세스도 바뀌다 보니 업무가 지연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ZimGo' 클라우드 폼(Cloud Form) 이미지 (사진제공=트레드링스)
'ZimGo' 클라우드 폼(Cloud Form) 이미지 (사진제공=트레드링스)

ZimGo는 견적서, 배차요청서, Packing List 등 업무에 필요한 서류 양식을 정형화해 수출입 업무의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필요한 정보의 작성·수정·공유는 미리 정의된 양식인 ‘클라우드 폼’을 통해 쉽게 진행할 수 있다.

박 대표는 “처음 수출입 업무를 진행하면 어떤 정보를 확인하고 요청해야 하는지 제대로 된 인수인계 없이는 파악하기 어렵다. 가령 차량을 배차하기 위해 누구에게 어떠한 정보를 받아서 어떻게 요청해야 하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ZimGo는 별다른 인수인계가 없어도 클라우드 폼의 정해진 양식을 통해 배차요청만 전송하면 해당 운송사의 메일로 필요한 정보(시간, 차량 종류, 담당자 등)가 입력된 배차 요청서가 전달된다”며 “어떠한 정보를 누구에게 요청해야 할지 이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어 업무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도 실수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워더 전용 ‘ZimGo DFS’ 준비 中 ...‘디지털 포워더로의 전환’ 적극 지원
포워딩 산업은 디지털 전환이 늦은 대표적인 수출입 산업 중 하나다. 디지털이 포워더의 본질은 아니지만 시대의 자연스러운 요구로 최근 적지 않은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박민규 트레드링스 대표 (사진제공=트레드링스)
박민규 트레드링스 대표 (사진제공=트레드링스)

박민규 대표는 “기업이 디지털 전환을 어렵게 생각하는 이유는 비용이 많이 들고 방법이 어려워서가 아닌, 지금 바로 위기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당장 문제가 없는데 많은 노력과 투자를 쏟아붓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혁신은 빠르게 이루어지고 쇠퇴는 천천히 진행된다. 미래를 위해 기업의 디지털 전환은 향후 필수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박민규 대표는 이번에 선보인 ZimGo에 이어 내년 출시를 목표로 포워더 전용 솔루션 ZimGo DFS(Digital Forwarder Solution)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디지털 전환이 어려운 포워더를 위해 내년에는 포워더 전용 솔루션 ZimGo DFS를 출시할 예정이다. 핵심적으로 추가되는 기능은 ‘운임 관리’가 될 것”이라며 “많은 포워딩 기업이 반복적이고 고전적인 업무 방식에서 벗어나 경쟁력 있는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 집중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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