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5조원 이상 필요하지만 참여기업들 현금 자산 부족에 매각 난항 예상돼

HMM 매각에 국내 중견 기업 3곳과 외국계 기업 1곳이 참여한 가운데 향후 매각 절차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HMM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이 마감된 가운데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LX, 동원, 하림그룹과 독일 최대 해운사 하파그로이드(Hapag-Lloyd)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HMM 매각 지분은 영구전환사채(CB) 및 영구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포함해 총 398,790,156주로 전체 주식의 약 38.9% 규모다. 관련 업계에서는 지분가치만 약 3.5조 원인 상황에서 일반적인 인수 합병 시 반영하는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하면 최소 5조 원 이상의 인수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가운데 재무적투자자(FI)와 참여를 고려해도 고금리 속 막대한 자금 차입이 필요하다며 인수자금 마련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때문에 HMM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HMM의 이익잉여금은 약 10.5조 원이며 이익준비금 등을 제외한 배당 가능한 재원은 약 9조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에 인수기업이 배당을 통해 인수자금 회수 가능성도 있어 해운업계를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도 높은 상황이다. 

한편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HMM 매각 공고에서 “매도인의 사정에 따라 취소 또는 변경될 수 있다”고 밝혔다. 참여사 중 적격 후보가 없다고 판단되면 매각을 철회할 수도 있다. 

독일 하파그로이드, 자본력 앞서지만 매각 가능성 낮아
해운 업계에서는 독일 하파그로이드가 자금력 면에서는 가장 앞서 있지만 HMM이 국내 최대 국적선사이기 때문에 산업은행이 하파그로이드에 매각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에서 국적 선사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대한민국 해운산업의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는 기업이 인수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운 업계에서도 HMM은 우리나라 최대 해운기업으로 지금까지 회생을 위해 지원된 공적자금이 총 7조 원을 넘고 국내 해운 경쟁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에 해외로의 매각보다는 국내 기업에 매각을 바라고 있다.

한 해운 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 파산,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지나면서 HMM의 중요성과 역할을 우리 모두가 두 눈으로 확인했다”며 “향후 급변하는 세계정세 속 치열해지는 공급망 전쟁 등 HMM의 역할과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것”이라며 국내로의 매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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