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불모지던 택배현장 '노조' 설립, 근로자들 권리 찾는 노력 올인

국내 택배산업 노동계에 한 획을 그으며, 전국택배노동조합을 최초로 설립, 초대 노조 위원장을 지냈던 김태완 현 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사진)이 사망, 지난 7월 19일 노동사회장으로 장례를 치뤘다.

 

이에 따라 국내 택배노동시장이 큰 슬픔에 빠졌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 7월 10일 새벽 급성뇌출혈로 쓰러져 치료를 받던 중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7월 16일 54세의 짧은 일기로 사망, 19일 노동사회장으로 장례를 치뤘다. 

김태완 부위원장은 1970년 전남 보성에서 출생, 1990년 홍익대학교 경영학과에 입학해 부총학생회장을 거쳐 서울지역대학총학생회연합 집행위원장을 지내면서 한총련 활동으로 구속, 수감 되기도 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2013년 CJ대한통운 택배서비스 기사로 관련 업무를 시작했으며, 이후 20여년 넘게 택배시장에 전무했던 노동운동을 시작, 2017년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초대 위원장을 맡아, 일선 택배기사들의 권리 찾기에 본격 나서며 본지와도 첫 인터뷰를 가지기도 했다. 

지난 16일 사회노동장으로 치른 장례식에서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택배 노동자로서 고인의 삶은 무법의 택배현장에서 ‘노예’ 라고밖에 할 수 없는 삶을 살고 있던 택배 노동자들을 자기 삶의 주인으로, 현장의 주인으로 그리고 우리 사회의 당당한 주인으로 함께 만들어가는 고귀한 여정이었다”며 “아무것도 없는 맨주먹으로 시작해, 지금 7천 명의 택배 노동자가 함께하는 전국택배노동조합을 만들어 냈다”고 고인을 넋을 기렸다.

김태완 부위윈장은 지난 7월10일 새벽 5시30분까지 SNS 등을 통해 소통한 흔적이 있었지만, 그날 새벽 6시10분경 자택의 책상에 펼쳐진 노트북에 머리를 대고 쓰러져 있는 것을 가족이 발견, 119연락과 응급소생술을 시행하고 상계백병원으로 긴급 후송했으나, 뇌출혈로 계속 의식불명 상태로 중환자실에서 치료했지만 노조원들의 간절한 기대와 달리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이에 따라 택배노조의 향후 노동운동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편 택배산업계도 김태완 부위원장의 급작스러운 사망소식에 당혹해 하는 분위기다. 택배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과 각을 세우며 논쟁에 나섰지만, 또 한편으로 생각하면 택배현장 근로자들에게 노조설립과 김 위원장의 한결 같은 노동운동을 택배기업들이 못한 각종 현안을 논의할 수 있게 했다”며 “비록 대결의 상대였지만 좋은 협상 파트너였던 김 위원장의 사망에 애도를 전한다”고 말했다.    

[김태완 수석부위원장이 걸어온 길]

1970 전남 보성 출생
1990 홍익대학교 경영학과 입학
1994 홍익대학교 총학생회 부총학생회장
1997 서울지역대학총학생회연합 집행위원장
1997~1998 한총련 활동으로 인한 구속 수감
2004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마포구위원회 부위원장
2008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수석부위원장(자주평화통일위원장)
2012 19대 총선 통합진보당 마포구을 국회의원 후보
2013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
2016 CJ대한통운 택배기사 권리찾기 전국모임 공동대표
2017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초대 위원장
2020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공동대표
2021 전국택배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 정치위원장
2023년 7월 10일 새벽 급성뇌출혈로 쓰러짐
2023년 7월 16일 향년 54세를 일기로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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