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시장이 확장되고 빠른 성장을 보이기 전까지 물류시장에서 중소형 이커머스 셀러는 계륵이었다. 요구사항은 많지만 딱히 수익성이 나지 않는 분야였던 것. 하지만 코로나를 전후로 이러한 중소형 셀러들은 새로운 물류시장을 이끌어 가는 중요한 고객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물류 스타트업을 시작으로 대형 물류기업들도 중소형 이커머스 셀러들을 고객으로 잡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이어 왔다. 식품콜드체인 시장에서도 그동안 소외됐던 소형 화주들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식품 안전성에 대한 고객의 요구가 높아지면서 식품을 취급하는 소형 화주의 고민이 높아지고 있고, 이를 소화할 수 있는 콜드체인 물류기업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장에서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는 기업이 있어 주목된다. 올 3월 서비스를 시작한 ‘파다’는 콜드체인 스타트업으로, 직접 운영하기에는 여러가지 제약이 많고, 외주를 주기 어려운 소형 화주들을 대상으로 콜드체인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파다’는 ‘파도’와 ‘바다’를 합친 합성어로, 콜드체인 물류시장에서 신선한 물결을 일으켜보자는 뜻으로 작은 물결부터 큰 파도까지 커버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안산센터 조감도
안산센터 조감도

물류의 바다에서 콜드체인의 파도를 보다
올 1월 법인을 설립한 파다는 안산의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올 3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파다가 콜드체인시장에서 물류서비스 제공을 시작한 이유는 소형 화주들의 높은 비용과 불편에서 시장성을 봤기 때문이다. 대형 화주들은 물류센터를 자가나 임대를 통해 운영하고 있는 반면 소형 화주들은 콜드체인 물류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어려웠다는 것이 파다 설립 배경에 대한 파다 측의 설명이다. 파다의 물류운영본부 류한익 이사는 “저온 물류센터를 임대하거나 물류기업에게 외주를 주기도 애매한 소형 화주들이 상당히 많았다”며 “콜드체인 물류에 니즈가 있는 소형 화주를 하나로 모은다면 경쟁력이 있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한다. 이커머스 시장이 성장하면서 스타트업 식품군에서 제품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배송할 수 있는 루트가 거의 없었던 상황에서 협소한 공간에 제품을 보관하고 운송하면서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거나 방법 자체를 찾지 못하는 사례들도 적지 않았다. 파다는 콜드체인의 니치마켓인 소형 식품 화주의 니즈를 파고들었다. 소형 화주들의 가장 큰 니즈는 보관 공간에 대한 수요였다. 파다는 기본적으로 일정 공간을 소형 화주들에게 프로모션을 통해 일정 기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류한익 이사는 “소형 화주분들은 보관 물량이 많지 않다. 보통 5 파렛트 안팎으로 충분히 파다가 공간을 제공할 수 있는 수준이다”며 “너무 작은 물량에 미안해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파다는 공간에 대한 문제는 파다에 맡기고 고객은 본업에 더욱 주력함으로써 함께 성장하는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파다는 물류산업에서 다양한 영역에서 축적된 구성원들의 경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컨설팅 서비스를 조합해가고 있다. 기본적인 콜드체인의 보관, 피킹, 패킹, 배송, C/S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판매 루트에 대한 부분도 컨설팅하고 있다. 류한익 이사는 “소형 화주들의 경우 좋은 제품을 가지고 판매 루트를 찾지 못해 매출을 늘리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이럴 경우 연결고리를 찾아 판매 루트를 확장할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품에 맞는 디테일로 승부
파다의 콜드체인 물류의 운영 프로세스는 크게 보면 일반적인 콜드체인 물류기업과 다르지 않다. 오전 입고, 1시 주문 마감 후 피킹, 패킹해 4시 전에 택배를 통해 출고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파다만이 가질 수 있는 운영상의 디테일을 통해 다른 기업과 차별화를 이뤄가고 있다. 디테일을 통해 파다는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서 고객은 화주사를 포함해 최종 소비자까지 통칭한 의미이다. 파다의 물류영업본부 정승리 이사는 “정확한 온도관리를 통한 식품의 안전성은 물론 최종 소비자들이 제품을 받았을 때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며 “모든 과정에서 내 가족이 먹는다고 생각하고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다의 디테일은 우선 물류센터 내 온도관리 영역에서 두드러진다. 물류센터 내 안전한 온도관리를 위해 파다는 전문 인력을 구성했다. 우선 안산센터를 맡고 있는 센터장은 냉동·냉장 기술자로, 모든 설비들을 직접 운영할 수 있다. 다른 기업들이 PM(Property Management)사를 두고 냉동·냉장 설비를 관리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재 안산 센터장은 30년 정도 저온 물류센터를 운영해본 경험이 있으며, 다양한 냉매에 대해서 경험해 본 경력이 있다. 류한익 이사는 “보통 냉동·냉장 설비에 문제가 발생하면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외부 PM사를 통할 경우 관리는 가능하지만 실질적으로 냉동기를 제어하고 컨트롤 하는 전문 인력이 대응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센터장님이 직접 모든 설비를 다룰 수 있다는 점은 온도관리에 있어서 다른 기업과 차별화된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또 물류센터의 화재 안전관리에서도 디테일한 관리를 통해 차별화를 하고 있다. PM을 통해서는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을 직접 관리자들이 확인하고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있는 것. 류한익 이사는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는 인원들은 화재를 직접 경험해 본 인력도 있고, 이를 관리했던 인력도 있다”며 “시공 설계상에서 체크해야 할 부분들은 물론 경험을 바탕으로 발화점이 될 만한 부분들을 찾아내 화재의 발생을 사전 차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송에 관련해서도 현재는 2개의 택배사를 통해 출고시키고 있지만 안정성과 고객의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 직접 택배 대리점을 현장에 만들 계획이다. 이를 통해 총 3개의 택배사 중 입맛에 맞는 택배사를 고객들이 선택할 수 있다. 또한 향후 고객의 요구에 따라 전담 배송을 통해 새벽배송 등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포장재에 대해서도 두 가지 선택권을 제공하고 고객이 원하는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본적으로 파다는 일반 스티로폼 박스와 온도 관리가 가능한 종이 박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도 파다만의 디테일이 존재한다. 온도 유지의 중요성에 따라서 화주사에 제공하는데, 필요시 직접 테스트를 진행해 적합한 포장재와 보냉제의 종류와 수량 등을 제안한다는 점이다. 정승리 이사는 “미리 화주에게 샘플을 받아 다양한 패킹과 보냉제를 넣어 직접 보내보고 그 결과를 화주들에게 제공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기존 자료를 바탕으로 제안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을 직접 보내보고 최종 소비자가 받았을 때의 상품의 상태 등을 체크해 화주사에 제안하는 방식이다. 또 이러한 과정에서 화주마다의 전담 인력을 배치하고 있다. 화주사마다 전담 관리자를 통해 좀 더 나은 서비스와 관리 포인트들을 가져갈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디테일을 바탕으로 파다는 현재 빠른 속도로 고객들을 늘려가고 있다. 현재는 B2B 물량이 전체의 반을 넘지만, 7월부터는 B2C 물량이 확장될 예정이다. 정승리 이사는 “6월 현재 F&B시장에서 소규모 체인점을 가지고 있는 화주분들의 물동량이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B2B 물량이 많지만, 7월부터는 B2C물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파다측에 따르면 오는 8월 예상 물동량은 일 1~2천 건, 이후 월 5만 건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류센터 내부
물류센터 내부

수출입 콜드체인도 ‘파다’
파다는 안산콜드체인센터를 기반으로 국내 소형 식품 화주들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부산콜드체인센터를 통해 소형 식품 화주들에게 수출입 콜드체인 물류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즉, 부산을 수출입 콜드체인 식품 물류의 전초기지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수출제품에 대해서는 컨테이너 적입은 물론 선사와 컨테이너 부두까지 컨텍해서 한 번에 모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구성중이며, 수입제품은 부산물류센터를 통해 가장 효율적인 보관이나 배송이 가능한 부분을 컨설팅하고 직접적인 콜드체인 물류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파다의 최현묵 공동대표는 “관련 포워딩 업체는 물론 컨테이너터미널 등과도 많은 부분 이야기를 나눈 상태”라며 “파다는 기본적으로 운영에 메리트가 있는 콜드체인 물류기업으로, 수출입 되는 콜드체인 식품을 핸들링하는 부분에서 차별화를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수출입은 각 분야마다 세분화되고 전문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통합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없다”며 “통합서비스는 파다에서 모두 한다기보다 협업을 통해 통합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산물류센터와 부산물류센터가 안정화가 되면 2025년까지 수도권 동북부와 남부지역에 거점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후 전라도 광주와 제주도로의 확장 계획을 준비 중이다. 운송 부분에 있어서도 전담배송을 통해 서비스 퀄리티를 높일 준비를 마쳤다. 아직은 소형 식품 화주들이 비용에 대한 부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는 않지만, 냉동·냉장 차량을 기반으로 한 배송은 준비가 되어 있다는 설명이다. 류한익 이사는 “냉동·냉장 차량은 이미 언제든지 대수에 상관없이 투입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전담배송이 필요하게 된다면 배송기사님들과 직접 계약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담 배송이 시작되면 새벽배송, 주간배송, 빠른 배송 등 다양한 배송을 순차적으로 지역마다 론칭한다는 계획이다.

콜드체인, ‘시원하고 깨끗하게’ 지향
이제 시작 단계인 파다는 식품 콜드체인 시장에서 ‘시원하고 깨끗한 기업’으로 각인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안심하고 물건을 맡기면 물류에 있어서 모든 것을 시원하게 해결해주고 깨끗하게 잘 관리해주는 기업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는 의미이다. 또 그런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는 각오이다. 최현묵 공동대표는 “식품 콜드체인 시장에 들어와서 자신감 있게 일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경쟁사들에 비해 부족한 부분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파다를 구성하고 있는 인력들은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고 가진 모든 노하우를 녹여 파다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전문가 집단답게 물류에 있어서 고객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기업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영업을 총괄하고 있는 정승리 이사도 파다가 식품 콜드체인을 대표하는 회사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제품마다 이를 대표하는 회사들이 존재한다. 파다도 식품 콜드체인 분야에서는 이러한 회사로 성장시키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자신감을 담은 바람을 말했다. 운영을 총괄하는 류한익 이사는 경험과 노하우가 쌓이는 만큼 더 나은 회사로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는 “앞의 선배들이 이끌고 후배들은 이를 바탕으로 더 발전할 수 있는 회사가 되길기대한다”며 “노하우들이 쌓여서 계속 업그레이드 된다면 고객들도 더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콜드체인인사이트 Vol 15(6‧7월)에 함께 게제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