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에 온라인 시장 영향력 확대 속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 역할 중요해져

큐텐이 티몬에 이어 인터파크커머스, 위메프 등 ‘1세대 이커머스’ 기업 인수를 통해 시장을 개편하는 가운데 큐텐뿐만 아니라 물류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 행보에 대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큐텐이 ㈜인터파크커머스, 위메프와의 기업결합을 각각 심사한 결과 국내 오픈마켓 및 해외직구 시장의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적다고 판단해 이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지마켓 창업자인 구영배 대표가 2008년 지마켓을 매각한 후 싱가포르에 설립한 큐텐은 아시아지역 오픈마켓 사업을 시작으로 지난해 티몬, 올해 4월과 5월은 각각 인터파크커머스, 위메프 등을 인수하며 국내 오픈마켓 및 해외직구 사업 경쟁력 강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2022년 기준, 온라인 쇼핑 시장 4위(7.0%)인 11번가 인수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한편 11번가는 2018년 5,0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5년 후인 2023년 상장을 약속했지만 얼어붙은 투자시장으로 인해 상장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올해 초 SK스퀘어에서 글로벌 사모펀드에 지분 일부를 매각해 공동경영 중인 ‘SK쉴더스’ 모델이 부상하고 있다. 

큐텐이 이커머스 1세대에 이어 11번가 인수설까지 나오는 상황 속 유통업계뿐 아니라 물류시장에도 직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구영배 큐텐 사장
 ▲ 구영배 큐텐 사장

빠르게 존재감 키운 큐텐, ‘교통정리’가 성공의 최우선 과제
이번 인수로 큐텐은 2022년 거래금액 기준 약 82.6조 원 시장인 국내 오픈마켓 시장에서 티몬은 4.60%, 인터파크커머스 0.85%, 위메프 2.90%, 즉 8.35%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네이버쇼핑(42.41%), 쿠팡(15.91%), 11번가(12.74%), 지마켓(11.50%), 카카오(9.10%)에 이은 6위다. 이 때문에 11번가 인수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픈마켓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11번가를 인수하게 되면 단숨에 쿠팡을 제치고 오픈마켓 분야 2위에 오를 수 있다. 투자 유치가 필요한 11번가와 시장 확대가 필요한 큐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큐텐의 11번가 인수가 악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마트가 야심 찬 계획을 갖고 지마켓을 공격적으로 인수해 다양한 시너지 방안을 내놨지만 여전히 시장의 평가는 냉담하다. 큐텐이 기존에 인수한 티몬, 인터파크커머스, 위메프의 교통정리부터 끝낸 후 11번가를 인수해야 시너지를 초기부터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온라인쇼핑에 있어 오픈마켓은 수익성이 높지 않은 사업분야다. 온라인에서 독보적인 영향력을 보이는 쿠팡의 경우 오픈마켓 점유율에서 알 수 있듯이 오픈마켓이 아닌 대규모 물류 인프라와 직매입 집중을 통해 막대한 적자를 이겨내고 흑자로 전환했다”며 오픈마켓 위주의 성장전략은 한계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급성장 중인 국내 해외직구 시장은 큐텐, 아마존, 알리익스프레스 등과 같이 국내 소비자가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 직접 주문·결제하고 국내로 직접 배송받는 방식의 직접배송, 국내 주요 온라인 쇼핑을 통한 구매대행, 몰테일, 오마이집 등 배송대행업체를 통한 배송대행 시장으로 크게 나뉜다.

국내 해외직구 시장은 2022년 거래금액 기준 5.3조 원이다. 큐텐 및 계열회사 점유율은 큐텐 7.07%, 티몬 0.65%, 인터파크커머스 0.46%, 위메프 0.38%로 7.72%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우리에게 익숙한 오픈마켓을 비롯해 아마존, 알리익스프레스 외에도 다양한 기업, 방식으로 해외직구가 이뤄지고 있어 오히려 국내 시장보다 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장의 무기’ 큐익스프레스, 향후 큐텐 성장에 핵심 역할 할까
큐텐이 인수합병을 통해 빠르게 몸집을 불리는 데에는 물류자회사 ‘큐익스프레스’와의 시너지를 염두에 둔 행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이는 티몬 인수에서 확인할 수 있다. 큐텐이 가장 처음 인수한 티몬의 경우 큐익스프레스와 시너지 창출을 꾀하고 있다. 티몬은 지난해 11월, 직구 전문관을 개설해 큐텐의 인기 판매 상품을 큐레이션해 제공하고 큐익스프레스의 인프라를 활용해 배송 기간을 1주일 이내로 줄였다. 이에 올해 1월 기준 구매건수 90%, 구매고객 수 88% 상승하는 등 가파르게 성장했다.

큐익스프레스는 큐텐의 물류자회사로 이커머스에 특화된 물류 플랫폼 ‘스마트십’을 기반으로 상품 보관, 주문, 재고 관리, 포장, 운송, 판매대행, 물류 컨설팅 등 원스톱으로 제공해 글로벌 비즈니스 경쟁력 극대화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 스마트십은 약 24만명 이상의 회원을 확보했으며 글로벌 법인 합계 매출액은 6,000억 원을 돌파했다. 2022년 기준 누적 물동량은 1억 2천만 개를 돌파했으며 99%의 배송 정확도를 기록했다. 

빠른 성장의 원동력에는 전 세계 17개국 28개 지사와 더불어 미국, 일본, 중국, 싱가포르, 대만 등 주요 거점에 풀필먼트 시설을 갖춘 것이 주효했다. 

주요 거점에 구축된 풀필먼트 시설은 까다로운 유통기한 관리가 중요한 코스메틱, 식음료 등 300만개 유닛 관리를 가능케 하는 동시에 고객의 상품 카테고리, 무게, 수량과 출발·도착국가에 따른 최적의 물류 운영을 지원한다. 

한 물류업계 관계자는 “큐텐은 택배 3사를 비롯해 쿠팡 등의 경쟁이 치열한 국내 시장에 전력투구하기보다 일찌감치 큐익스프레스를 통해 해외 물류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에 현재 세계 11개국 13개 풀필먼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물류망을 갖췄다”며 향후, 큐텐, 티몬을 통한 자사 물량뿐만 아니라 타사의 해외직구, 역직구 물량 확보를 통해 성장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큐익스프레스는 삼성SDS, 한국도심공항, 린코스, 삼영물류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추진하는 ‘중소기업 전용 물류센터 운영 및 물류 운송 사업’ 운영사로 선정되는 등 기존 해외 물류 인프라와의 시너지 창출에 힘쓰고 있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다만 현재 해외직구 배송 시장에서 큐익스프레스의 시장 점유율은 1%에 불과한 상황이다. 여기에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 등 택배 3사를 필두로 많은 물류기업이 GDC(Global Distribution Center)를 신설·확장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큐익스프레스만의 특별함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