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영업익 58.99% 증가…아시아나, 실적 대폭 개선

해운항공기업은 선박과 항공기를 보유 혹은 임대해 화물운송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관련 서비스업, 제반서비스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삼았다. 다만 해운업과 항공운송업 외 3PL 등 다른 사업영역을 보유한 기업은 제외했다. 

주요 해운항공기업의 2022년 경영실적을 조사한 결과 60개 사의 평균 매출액은 전년 대비 43.60%(4,103억 5,700만 원) 증가한 1조 3,514억 7,700만 원으로 집계됐다. 평균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99% 증가한 3,547억 1,000만 원을, 평균 당기순이익은 95.20% 늘어난 3,145억 3,800만 원을 기록했다. 또한 총 매출액과 평균이익, 당기순이익의 합산도 2021년 대비 40% 이상 증가세를 보였으며 60개 사 중 매출액이 전년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한 기업은 3곳으로 집계됐다.
 

팬오션-고려해운, 각각 매출 6조-5조 원 돌파
해운에서는 HMM과 팬오션, 장금상선, 고려해운, 유코카케리어스가 매출 상승을 주도했고, 항공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주도한 가운데 제주항공이 약진이 눈에 띈다. 국내 최대 원양 컨테이너 선사인 HMM는 연결기준 매출액 18조 5,827억 7,000만 원을 기록, 전년 대비 34.71%의 증가세를 보였다. 2022년 경영실적 조사 결과 HMM은 매출 규모 15조, 당기순이익 10조를 돌파하는데 성공했으며 부채는 전년 대비 29.69% 줄이고 자본은 99.72% 늘렸다.

연결기준 매출 6조 시대를 연 팬오션은 2022년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9.08%, 37.82%, 23.2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조 8,042억 원이나 증가했다.

중견선사의 대표주자인 고려해운과 장금상선은 매출액 순위에서 나란히 5위와 6위에 올랐다. 고려해운은 연결기준 매출 5조를 돌파했는데 2021년 대비 35.11% 늘어난 5조 118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장금상선도 올해 4조 9,264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해 곧 5조 클럽 가입이 기대된다. 또한 유코카케리어스도 매출액(51.24%)과 영업이익(202.68%)을 크게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에이치라인해운, 남성홀딩스, STX가 각각 1조 3,176억 원, 1조 1,926억 원, 1조 1,885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1조 원을 돌파했다.

LCC 제주항공, 화물기 도입해 실적 개선
항공기업 부동의 1위는 대한항공으로 매출액은 전년 대비 56.33%, 영업이익은 99.62%, 당기순이익은 198.82%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대한항공은 글로벌 공급망의 혼란에도 불구하고 항공화물 적재 공간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왔으며, 2022년 2분기부터 여객 수요가 회복세를 보인데다 자동차와 반도체 등의 설비와 전자부품, 헬스케어 등에서 물동량 증가를 견인하면서 우수한 성적표를 받을 수 있었다.

항공기업 중 가장 큰 실적 변화를 보인 기업은 아시아나항공이다. 아시아나항공은 2021년 마이너스였던 당기순이익(-5,168억 원)이 플러스로 돌아섰고(265억 원)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무려 542.42%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과 합병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아시아나항공은 뼈를 깎는 혁신을 통해 체질을 개선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팬데믹 기간 동안 A350과 A330 총 7대의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 화물노선에 투입하면서 수익을 확대했다.

제주항공은 7,025억 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 대비 157.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171억 원이었던 영업이익도 -1,775억 원으로 흑자전환은 하지 못했으나 상당부분 개선했다. 물론 방역 조치가 완화되면서 제주도를 비롯한 여객 수요가 늘어났고 자연스럽게 물동량이 증가한 효과도 있었지만, 지난해 국내 LCC 최초로 B737 화물기 1대를 도입해 베트남과 일본, 중국 노선에 투입하는 등 화물운송사업에 적극 나선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제주항공은 화물기 도입 3개월 만에 3,174톤을 운송한 바 있다.

국내 유일의 화물전문항공사인 에어인천은 전년 대비 90.56%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으며,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자본 규모도 159억 원으로 끌어올렸다. 에어인천은 지난해 12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소시어스가 경영권을 인수한 바 있다. 한편 매출액 기준 해운기업 상위 10개 사의 총 매출액은 43조 2,316억 원(전년 대비 36.64% 증가)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해운항공기업 60개 사의 총 매출액의 53.31%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2022년 대비 하락세 불가피
엄밀히 말해 2022년은 해운업계와 항공업계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한 해였다.

해운업계는 항만적체와 전 세계적인 전염병 유행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2021년 예기치 못한 호황기를 겪었다. 그러나 2022년 들어 공급망이 일정부분 정상화되고 인플레이션 문제가 대두되면서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가 2022년 2월부터 서서히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급기야 10월에는 1,763포인트까지 떨어져 1월(5,067포인트) 대비 65.21%나 감소했다. 운임이 급락하면서 기업들의 매출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선복량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발주했던 선박들이 노선에 빠르면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투입될 예정이기 때문에 당분간 급격한 운임 인상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항공업계의 경우 코로나19로 여행 수요가 크게 줄면서 고육지책으로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했는데, 이것이 기대 이상의 매출 향상으로 이어지면서 어느 정도 손실을 보전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22년부터 여객 수요가 살아나면서 개조했던 항공기를 다시 복원하는 등 화물보다 여객에 역량을 좀 더 집중하는 모양새다. 여객부문의 수요 증가는 항공사들의 실적 개선에 일정부분 도움이 됐지만, 반대로 화물부문의 수요 둔화가 나타났다.

자유로운 여행이 본격화된 올해는 화물운송시장이 이전처럼 호황기를 누리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최근 5년 중 정점을 찍었던 2021년 수준의 화물 수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으며, 올해 항공화물 수요는 2022년 대비 4.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항공업계에서는 상당수 국가에서 여행이 정상화됐기 때문에 항공화물 수요가 서서히 줄어드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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