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김창환 도원건설 대표이사

홈페이지도 없다. 본사가 위치한 전라남도 장성군의 사무실 외부에도 건설사 입간판이 없다. 하지만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과 입소문 하나로 10여년이 넘는 시간동안 무차입 경영을 이어가며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만 300억 원이 넘는 종합건설사로 본사는 전남에 있지만 수도권 부천오정물류단지, 동탄물류단지, 오포물류단지 등 대형 물류 프로젝트에서 시공의 일부를 담당하며 물류업계에서도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물론 이러한 대형 프로젝트 외에도 농산물 물류센터 등 상온, 냉동·냉장 물류센터 시공에 대한 노하우도 적지 않다. 다만 무리한 사세 확장으로 경영 위기가 오는 것을 경계해 시공능력이 조금 낮을 뿐이다. 도원건설의 이야기이다. 건설업계에서 긴 시간동안 무차입경영을 하는 것은 다른 업종보다 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도원건설을 이끌고 있는 김창환 대표는 창업 당시 “망하지 않는 사업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고 돈을 빌려가면서 사업을 하게 되면 문을 닫겠다”는 마음으로 출발했다고 설명한다. 도원건설의 김창환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우연한 시작, 차근차근 쌓은 기술력
김창환 대표는 1985년 삼양건설산업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년 정도를 삼양건설산업에서 근무하면서 종교시설에 대한 공사를 많이 했었다. 그는 “주로 성당, 수녀원, 수도원 같은 건물들을 많이 했었다. 콘크리트와 조적(벽돌을 쌓는)을 하는 공사들을 많이 했었다”고 회고 했다. 지금 하고 있는 건설과는 거리가 있는 현장들이었다. 그는 “종교 시설을 하다 보니 일반건축물에 들어가는 철골을 거의 접해보지 못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전라도 광주에 있는 동서를 만나게 됐다. 당시동서는 제조와 종합건설을 같이 했었는데 제조업이 확장되면서 건설을 맡아 달라는 제안을 받게 됐다. 이렇게 창업은 아니지만 건설사의 대표로의 커리어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여기서 김 대표는 현재 도원건설의 기술력을 뒷받침하고 있는 철골에 대한 노하우를 쌓기 시작했다. 그는 “처음 맡게 된 회사는 종합건설사이면서 철골공사를 같이 했었다. 여기서부터 철골을 접하게 됐고 10여년 철골 공사에 대한 노하우를 쌓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시작된 공사는 전라도 광주의 대형 오피스텔의 철골 공사, 발전소의 철골 공사 등을 하면서 경험이 쌓였다. 이를 바탕으로 냉동시설, 물류창고들에 대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그러다 50대 중반 늦은 나이에 또 한 번의 새로운 시작을 다짐한다. 그는 “50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이제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하지만 30여 년 동안 배워왔던 것이 너무 아깝게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변의 반대는 심했다. 그는 “독립을 한 시기가 2012년이었는데 당시 건설사들은 어려워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주변에서는 그 나이에 왜 다시 시작하려고 하느냐며 반대가 심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돈을 벌기보다는 쌓아놓은 노하우를 제대로 써먹어보고 싶었다. 그는 “내가 가장 자신 있는 기술과 노하우를 팔아 돈을 벌기 보다는 망하지 않는 사업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당시 심정을 설명했다. 그렇게 도원건설이 시작됐고 다행히도 주변에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 10년이 넘는 동안 무차입 경영을 유지하고 있다.

입소문만으로 현재의 모습 갖춰
김창환 대표는 전 건설사에서 시작된 철골에 대한 노하우를 팔기 시작했다. 그는 “창업을 하고나서 전 직장에서 알고 있던 분들이 연락을 주셨다. 그분들에게 철골에 대한 자문을 해주면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부천오정물류단지와 연결이 됐다. 당시 공사 금액이 철골공사만 해도 100억 원이 넘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별문제 없이 철골공사를 잘 마무리 하게 되면서 다양한 곳에서 오퍼를 받게 됐다. 그는 “부천 오정을 잘 마무리하고 신세계 현장에서도 오퍼를 받게 됐다”며 “이후 인천 검단 물류센터에도 철골을 시공했으며 이와 관련된 공장, 규모가 크지 않은 농산물 유통센터, 저온 냉동시설 등도 하게 됐다”고 전했다. 본사는 전남에 위치하고 있지만 철골공사에 대한 입소문만으로 전국에서 다양한 공사를 맡기 시작했다. 그는 “감사하게도 한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지역에서 같이 일을 해달라는 제안을 많이 받고 있다”며 “별다른 영업을 하지 않고 있지만 찾아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자부심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흔한 홈페이지나 회사 입간판이 없이 사업을 할 수 있는 기반이기도 하다. 그는 “영업도 중요하고 회사를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고 노하우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에 맞는 시공이 가장 중요
김창환 대표의 가장 큰 노하우는 현장을 보는 눈이다. 현장상황에 맞춰 공사를 진행해야 탈 없이 마무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현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는 “일을 수주하게 되면 현장에 있는 인원에게 맡겨놓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일주일에 최소 한번은 현장에 나간다”며 “현장의 직원들도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오랫동안 현장을 봐온 사람이 함께 이야기해서 문제가 될 만한 것들을 미리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철골은 공사가 마무리 됐을 때 바로 문제가 되는 경우는 없다. 보통 4~5년이 지난 후에 그 문제들이 불거진다”며 “이러한 문제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옆에서 봐주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그는 도면보다는 현장 여건을 더욱 중요시 여긴다. 그는 “도면도 중요하지만 완벽한 도면은 없다. 전문가들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라는 것은 도면에 의존하기 보다는 현장여건에 따라 더욱 안전한 건축물을 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문제가 될 것 같은 부분은 발주처나 감리단을 설득해서 수정 보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노력으로 현장의 문제를 해결했을 때 희열을 느끼기고 한다고. 그는 “현장에서 수정 보완을 통해 문제가 발생되지 않게 했을 때는 약간의 희열을 느낀다”며 “이것이 나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러한 노력은 현장에서 가장 빛을 발한다. 도원건설이 별다른 영업 없이도 사업이 가능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현장을 잘 마무리 하는 것이 가장 큰 효과의 광고라고 생각한다. 일이 끝났는데 안 좋은 소리가 나오는 것을 가장 경계한다. 그래서 별도의 영업을 통해 수주하는 것 보다는 주변분들의 소개를 통해 수주하는 것이 더 많다”며 미소지었다.

난이도 높은 물류센터, 새로운 먹거리로
철골은 건축물의 뼈대를 세우는 일이다. 가장 중요한 기초이자 철골 공사가 잘못되면 건축물에 하자가 발생하게 된다. 김 대표는 다른 건축물보다 물류센터는 난이도가 있는 건축물이라고 이야기 한다. 처음 공사를 맡았을 때는 다른 건축물보다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처음에는 보통의 건축물과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철골조가 아니라 PC를 따라 가야 하다보니까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PC에 맞춰서 해야 되는 것도 있지만 높은 층고와 넓은 스판이 필요하기 때문에 더욱 어렵다”고 덧붙였다. 물류센터는 다른 건축물과는 다르게 일반적으로 11m 스판과 한 층에 10m 이상의 층고를 요구하고 있다. 때문에 전문적인 노하우가 더욱 필요하다. 김창환 대표는 다양한 물류센터 중에서도 처음 시작점이 됐던 부정오정물류센터에 대한 기억이 가장 강하게 남아 있다. 그는 “부천 오정의 경우 옥상에 철골조를 해야 해서 바닥에서 모든 자재를 위로 올려서 공사를 진행해야 했다”며 “타워크레인이 없고 램프가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자재를 올려 작업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른 현장도 여건에 따라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물류센터가 산 중턱에 지어지는 것이 많은데 이것 또한 난이도가 있다. 그는 “물류센터를 공사할 때 도로가 조성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되면 공사기간도 길어지고 공사에 대한 위험도 높아진다”고 전했다. 공사 현장 여건이 쉽지 않기 때문에 전문성이 더욱 필요하다는 것이 김창환 대표의 생각이자 물류센터를 새로운 먹거리로 판단하고 있는 이유이다. 그는 “물류라는 것이 단순이 운송이 아니라 거점 시설이 필요한 산업이다. 물론 현재는 경기가 좋지 않지만 사회적인 흐름 상 물류센터의 건설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강점인 철골에 대한 노하우는 물론 종합건설사로서 그에 맞는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류시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창환 대표는 처음 회사를 만들 때부터 생각해온 것들을 변함없이 지켜가고 있다. 돈보다는 내가 가지고 있는 기술을 사장시키지 않고 현장에 적용한다는 것이다. 즉, 공사의 수주보다는 도원건설이 가지고 있는 기술을 필요로 하는 곳에 기술과 그 동안 축적되어온 노하우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다른 기업들도 일이 주어지면 기본적으로 비슷하게 한다. 하지만 결국 현장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경험과 노하우에 따라 많은 것들이 달라지게 된다. 공기는 물론이고 향후 하자가 없는 건축물도 마찬가지이다”라며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나 경험이 강점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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