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과 비례해 고정비도 계속 상승…‘물류센터 추가 오픈, 고정비 줄일지 의문’

새해가 밝자마자 컬리는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상장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컬리는 보도자료를 통해 글로벌 경제 상황 악화로 인한 투자 심리 위축을 고려해 상장을 연기했다며 향후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상장을 재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컬리는 2021년 기준, 매출액 1조 5,579억 원을 기록하면서 성장세가 계속됐지만 2,138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22년에도 거래액 2조 원을 돌파하는 등 성장세가 이어져 매출은 증가했지만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컬리의 2021년 연결감사보고서

한 업계 관계자는 “컬리의 2021년 연결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컬리는 매출 상승과 비례해 인건비, 운반 및 임차료 등이 크게 상승하는 등 고정비가 높은 상황이다. 흑자전환을 위해서는 고정비를 유지하며 매출을 늘려야 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컬리는 올해 상반기 내 평택과 창원에 신규 물류센터를 오픈해 새벽배송 시장을 계속해서 넓힐 예정이다. 이에 대해 물류업계 관계자는 “평택과 창원 물류센터가 운영을 시작하면 새벽배송 권역을 넓혀 매출 증가와 함께 물류 효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고정비가 더 크게 증가할 수도 있다”며 흑자전환이 꼭 필요한 컬리 입장에서 물류센터가 늘어나는 것이 긍정적인 효과만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마켓컬리 김포 물류센터
 ▲마켓컬리 김포 물류센터

한편 컬리는 지난해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뷰티 전문 플랫폼 뷰티컬리와 해외진출에 나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컬리는 새벽배송 초기 전지현을 광고모델로 기용해 화제성과 매출 등에서 큰 효과를 봤다. 뷰티컬리도 출범과 동시에 블랙핑크 제니를 통해 같은 효과를 노리고 있다. 매출은 늘어 외형적으로는 성장하겠지만 흑자전환이 꼭 필요한 입장에서 높은 광고비는 부담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컬리가 새벽배송을 시작하면서 차별화된 제품으로 수도권 2040 여성 고객들을 충성 고객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경쟁이 더욱 치열한 뷰티 분야에서도 충성 고객을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시장 한파 속 또 다른 새벽배송 기업 오아시스는 지난 12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다음 달 7~8일 수요예측 이후 14~15일 일반청약을 거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아시스는 2021년 기준, 3,56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56억 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77억 원의 흑자를 올렸다. 

업계 관계자들은 “컬리와 오아시스는 새벽배송, 물류 효율화 등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전혀 다른 행보를 걸어왔다”며 이번 상장결과에 따라 향후 새벽배송 산업을 대하는 물류·유통업계의 방향이 정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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