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업계-1년 전 이미 서비스 원가상승, 택배현장 버티기 임계점 맞아  
소비자- 최근 매년 요금인상, 서비스는 제자리 정확한 근거 대야 수긍해

상당기간 시장경쟁을 통해 값 싸고, 저렴한 생활물류서비스 혜택을 누려왔던 유통 및 산업계가 새해 벽두부터 더 이상 예전과 같은 낮은 물류비용을 유지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택배가격을 필두로 운송 물류업계가 2023년을 열자마자 본격적인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운송 및 택배 물류비용 인상 이유는 차고도 넘친다. 가장 먼저 서비스 원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유가격의 경우 휘발유 가격을 넘어 사상 유래 없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다 운송 물류비에 직간접 영향을 미치는 기타 인건비를 비롯해 각종 부대비용도 줄줄이 인상, 지금의 물류비에 ‘경이롭다’란 말까지 나올 지경이다. 특히 물류비용 전반의 인상요인은 지난해 초 우크라이나 전쟁이후 본격화해 1년을 넘게 이어오고 있다. 따라서 생활물류시장의 대표 격인 택배가격의 경우 전쟁이후 유류가격인상분 뿐만 아니라 각종 비용인상 등을 가격에 제때 반영하지 못했던 만큼 지금의 가격 인상은 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이다.

새해 들어 물류비 인상을 계획하고 있는 유통 물류시장의 움직임을 점검해 보고 문제점은 없는지, 그리고 가격 인상에 따른 대안도 고민해 봤다.

중량물 및 이형화물 취급 대신택배 군포 센터 전경.
중량물 및 이형화물 취급 대신택배 군포 센터 전경.

생활물류 대표 ‘택배’ 및 중량물 택배까지 가격인상 나서

물류시장에서 가장 먼저 가격 인상에 나선 곳은 생활물류시장. 업계 1, 2위인 CJ대한통운과 한진택배가 새해를 열자마자 ‘B TO C(기업 대 개인소비자)’ 택배가격 인상을 본격화하고 나섰다. 또한 중소 산업시장의 비규격 택배상품들과 비 정형화물 및 무거운 상품들을 취급하는 정기화물택배 업계 역시 연 초부터 자신들의 취급 상품들에 대한 서비스원가 분석에 나서면서 조만간 가격 인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당장 국내 택배시장 1위 CJ대한통운은 1월부터 기업 택배가격을 개당 122원씩 인상했다. 한진택배 역시 CJ대한통운 만큼은 아니지만 100원 안팎의 가격인상을 밝혔다. 롯데택배와 로젠택배의 경우 아직 가격 인상을 결정하진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인상 시점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고유가와 기타 부대비용 부담이 지속될 경우 언제든지 가격에 인상에 나설 태세다. 

한편 일반 생활물류업계의 택배가격 인상과는 별개로 취급이 까다로운 중량택배 상품과 이형상품(비규격 혹은 취급이 어려운 상품)등을 담당하는 정기화물 택배업계도 오는 3월부터 가격 인상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경동합동택배를 비롯해 대신택배 관계자는 “경기 전망지수가 6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일선 영업소들의 배송인력 인건비가 지난해 대비 33% 상승함과 동시에 인건비 다음으로 가장 큰 비용인 경유가격이 지난 2년 동안 무려 28.5% 상승, 영업소들의 수익률이 크게 하락했다”며 “인건비와 유류가격 인상 외기타 차량 유지비와 영업소 유지 부대비용 역시 11% 올라 더 이상 현 택배가격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신택배 관계자들은 “현재의 택배가격으론 더 이상 배송인력을 구할 수 없어 배송 불가지역이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고유가와 타이어 교체비용을 비롯해 각종 차량 유지비, 그리고 지게차 및 식대까지 안 오른 비용이 하나도 없는데, 택배가격만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결국 생활물류산업에서의 가격 인상은 유가와 인건비 등 급격한 기본 서비스 원가 상승 부담 해소와 열악한 작업 환경개선비용, 그리고 가장 큰 비용을 차지하고 있는 미래 분류 터미널 거점투자 재원 마련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인 셈이다. 이들은 “그나마 개별 고객 간 택배가격은 인상폭을 줄이고, 일부 취급이 어려운 중대형 이형 상품들과 중량의 무게가 나가는 매트리스와 가구 등을 제외한 상품들의 택배가격은 인상 폭이 높지 않다”고 밝혔다.

생활물류업계의 이번 배송가격 인상 특징은 기업고객들 전반에 일괄 인상률을 적용하지 않고, 고객별 재계약 시점에 맞춰 인상에 나서면서 상생을 기반 해 고객 부담을 줄이면서 점진적 가격인상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CJ대한통운 옥천 센터 전경.
CJ대한통운 옥천 센터 전경.

가격 인상에 대한 우려도 커 , 서비스 개선없이 가격만 올린다는 불만도

반면 생활물류의 대표 서비스인 택배이용 소비자들은 가격 인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장 무료 배송 혜택이 줄고, 배송비 전반에 가격인상이 이뤄질 수 있어 부담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산업계 전반에서의 택배가격 인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택배서비스 없이는 운영이 불가능한 E커머스 사업자들의 경우 비용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여 대안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당장 쿠팡과 경쟁구도를 구축하고 있는 네이버의 경우 CJ대한통운의 택배가격 인상으로 가격 부담을 어떻게 헤징할지 고민에 빠졌다. 일반 소비자들 역시 택배가격이 인상되면 소비를 줄이고, 이에 따른 택배물량 감소도 불가피해 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기다 전체 택배배송 근로자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택배노조까지 요금인상 분이 자신들의 처우개선에 쓰이지 않고 택배기업만 배 불리는 택배가격 인상을 반대하고 있다.  

반면 택배기업들은 “택배가격이 인상되면 인상분에서 회사와 영업소, 그리고 배송근로자 모두가 기존 방식대로 수익을 분배하는 만큼 택배노조의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부담 역시 크지 않다는 반응도 나온다. 개인 고객들 간 택배요금 인상은 동결 혹은 소폭인상에 그치는 수준이어서 큰 부담은 아니며, 하루 100개 이하의 택배를 이용하는 소상공인들의 택배비 부담 역시 예상만큼 크지 않다. 반대로 일부 고객들은 “그 동안 너무 저렴한 택배비가 정상화되는 과정”이라며 “무겁고, 취급이 까다로운 상품을 배송하는 택배기사 분들이 이번 가격 인상으로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은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택배가격 인상에 근거다. 이미 택배업계는 지난 3년 동안 택배 가격인상만 2021년 4월과 지난해 1월에 이어 세 번째다. 택배서비스가 선보인지 30년을 맞으며 좀처럼 가격인상이 없었는데, 최근 들어 매년 가격인상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가인상과 인건비 상승, 기타 부대비용이 오른 건 알겠는데, 최근 매년 요금을 올리는 건 과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전체 유통물류시장의 후방을 지원하며 나비효과를 발휘하는 택배가격 인상의 경우 가뜩이나 어려운 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기다 21개 택배기업 대부분의 서비스가 별반 차이가 없는데 가격만 인상하는 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신택배를 이용하는 한 고객은 "내 상품이 어디 있는지, 배송 안내 메시지도 없다"며 "이처럼 IT 시스템투자는 전혀 없고 서비스 개선도 하지 않으면서 택배 가격만 올리는 건 문제"라고 꼬집었다. 특히 고객 입장에선 택배 1위 기업이나 후발 택배기업이나 별반 차이가 없는 서비스에 가격만 인상하는 것은 업계가 해결해야 할 숙제다.

2023년을 시작하자마자 가격 인상에 나선 생활물류시장. 당분간 이어질 금리 인상과 원자재 가격 폭등 등으로 이미 가격인상에 나서야 함에도 불구, 인상에 나서지 못한 비용까지 반영될 경우 산업 전반의 물류비용을 밀어 올리는 악재는 분명하다. 하지만 2023년엔 택배서비스 이용 라스트마일 소비자들을 포함해 중량 및 이형화물 택배이용 화주들 모두 이번 택배가격 인상에 따른 비용부담은 불가피해 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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