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의 스타트업 - 잇그린

지난 2020년 11월 법인이 설립되고 불과 2년 정도의 시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잇그린은 산업계는 물론 정부로부터도 큰 주목을 받을 만큼 성공적으로 다회용기 물류 서비스를 전개해나가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친환경이라는 아이템을 현재의 리턴잇으로까지 발전시킨 이준형 잇그린 대표가 있다. IT기술을 통해 물류비를 절약하고 효율성이라는 단어와 거리가 멀게 느껴졌던 친환경이라는 카드로 시장경쟁력을 확보하는 데까지 성공한 그를 직접 만나 비결을 들어봤다.

기후변화 전문가, ‘친환경 사업’의 가능성을 보다
이준형 대표는 기후변화와 신재생에너지 전문가로 약 10년 정도 근무한 베테랑이다. 그 시간동안 이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해외 사업들을 추진했는데 대표적인 예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의 폐기물 에너지화 사업이다. 그러던 중 코로나가 전 세계를 휩쓸었다. 해외시장을 담당하던 이 대표 역시 코로나로 인해 국내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의 눈에 에너지의 연료로만 생각됐던 쓰레기가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폐기물을 통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것 역시 친환경 시스템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근본적으로 발생하는 쓰레기의 양을 줄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리고 그는 지금의 잇그린을 창업하기 위한 출발선에 서게 된다.

하지만, 친환경 사업을 기반으로 한 사업은 결코 쉽지 않았다. 경제성이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이 대표는 “창업 단계에서 고려해보니 용기를 제작하는 것에서부터 배송, 수거, 세척 등 모든 단계에서 많은 비용을 필요로 했다”며 “특히 물류 부분의 비용이 큰 비중을 차지해 이를 줄이는 것이 필수적인 과제였다”고 밝혔다. 치열한 고민 끝에 책정된 물류비의 40% 정도를 줄이고 발생하는 이익을 더하면 시장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확신한 이 대표는 답을 찾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답을 찾는 데는 생각보다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물류비 줄여 완성된 다회용기 솔루션 ‘리턴잇’
이 대표가 찾은 답은 기존 물류를 활용하는 것이었다. 이 대표는 “우리 집 앞까지 배달하는 라스트마일 물류망은 이미 우리나라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대표적인 서비스 중 하나”라며 “추가적인 비용을 통해 물류망을 구축하기보다는 이미 시장에서 물류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는 물류기업과 협업하면 목표로 한 물류비 감축을 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때마침 잇그린의 리턴잇 솔루션에 관심을 보인 물류기업이 있었다. 국내 굴지의 택배기업 중 하나인 롯데글로벌로지스였다. 사업 초기 기존 회수물류 시스템과의 혼동으로 착오도 발생하긴 했지만 롯데글로벌로지스와의 협업은 잇그린의 리턴잇 솔루션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데 날개를 달아주는 역할을 했다. 이 대표는 “리턴잇 솔루션이 기존 회수물류와 다른 점은 과정은 단순화하고 기사들의 수익은 높였다는 것이다”라며 “리턴잇 다회용기 가방은 택배기사분들이 회수지역 터미널에만 가져다 놓으면 이를 잇그린 수거 트럭이 회수해가는 형식으로 진행돼 기사분들의 업무를 대폭 줄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거 시 택배기사분들에게 돌아가는 회수비의 경우 평균 대비 높은 수준으로 책정해 높은 업무효율성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리턴잇 성공 기반에는 IT기술이 있다
이번 인터뷰를 준비하는 동안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있었다. 다회용기 물류 서비스를 진행하는 중에 용기를 분실하거나 하는 일이 많이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이 대표 역시 이런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리턴잇의 용기 회수율은 100%에 가까울 정도로 높다. 그리고 그 기반에는 잇그린이 구축해놓은 IT서버가 있었다. 이 대표는 “잇그린에서 사용하는 다회용기는 철저히 잇그린의 서버를 통해 관리하고 있다”며 “현재 리턴잇이 적용되어 있는 롯데글로벌로지스나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다양한 업체들의 서버와 연동해 고객과 택배기사들에게 실시간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데이터화해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잇그린의 IT서버를 통해 택배기사들에게는 택배업무 중 주변에 회수할 수 있는 리턴잇 가방의 위치가 실시간으로 전송된다. 또 소비자가 리턴잇 용기를 오랜기간 가지고 있으면 회수를 요청하는 알림톡을 전송하기도 한다.

기반을 다지는 잇그린, 더 큰 성장을 기대한다
잇그린은 법인설립 이후 짧은 기간 내에 각종 투자유치는 물론 다양한 기업들과의 협업을 만들어낼 만큼 성공의 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현재를 더 큰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시기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리턴잇은 현재 서울 강남구와 관악구, 서대문구, 서초구, 광진구 등 5개 지역과 경기도 화성시와 용인, 2개 지역에서 시행하고 있다”며 “강남구와 관악구를 중심으로 매출이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는 만큼 서비스 지역을 점차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한 B2B 중심의 리턴잇 서비스도 순항 중이다. 이 대표는 “현재 리턴잇 전체매출의 약 70%가 B2B에서 발생할 정도로 기업은 우리의 주요 고객군 중 하나”라며 “B2B 리턴잇으로 중심을 잡고 B2C 리턴잇의 매출을 빠르게 확대하는 방식의 투트랙 전략으로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나갈 생각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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