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분명한’ 선택

글로벌 경영컨설팅 기업인 가트너(Gartner)는 매년 세계적인 트렌드를 선정해 발표한다. 가트너가 뽑은 2022년의 전략적 기술 트렌드(Gartner Top Strategic Technology Trends for 2022) 12가지 중 눈에 띄는 단어가 하나 있다. 바로 초자동화를 뜻하는 ‘하이퍼오토메이션(Hyperautomation)’이다. 가트너는 왜 하이퍼오토메이션을 전략적 기술 트렌드로 꼽았을까? (가트너는 ‘2021년 10대 전략 테크놀로지 트렌드’에선 하이퍼오토메이션을 1위로 선정했다.) 경영학적인 측면에서 하이퍼오토메이션은 ‘다양한 기술과 도구 또는 플랫폼을 통합해 특정 목적을 달성하는 접근법’으로 설명된다. 쉽게 말하면, AI 등 첨단기술로 기존 자동화 과정을 대폭 진화시킨 것이 하이퍼오토메이션, 즉 초자동화라는 뜻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분야를 막론하고 기업 경영의 가장 중요한 화두 가운데 하나는 ‘작업을 신속·정확하게 끝낼 수 있고, 비용까지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하이퍼오토메이션이 바로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전략적인 테크놀로지’다. 가트너는 “기업들이 오는 2024년까지 하이퍼오토메이션을 통해 운영비용을 30% 정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이퍼오토메이션을 전략적 기술 트렌드로 꼽는 이유다.

Gartner Top Strategic Technology Trends for 2022
하이퍼오토메이션의 등장 배경

코로나가 불러온 글로벌 공급망 붕괴, 자동화 중요성 부각

코로나 팬데믹은 글로벌 공급망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생산 중단, 공장폐쇄는 자국 우선주의를 더 강화했고 원자재 및 완제품의 생산-유통-판매 과정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면서 예상치 못한 추가 비용과 공급망 문제가 발생했다. 결국, 의사결정의 효율성 향상, 생산성 향상 및 비용 절감, 업무 환경 개선, 공급망 안정화 등은 기업들의 최우선 과제가 됐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기업들은 ‘디지털 전환’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으며 하이퍼오토메이션은 그런 과정 중 하나다. 하이퍼오토메이션을 통해 AI 기반의 의사 결정 시스템을 도입하면 작업자의 소모적인 작업을 줄이고 업무 탄력성을 높여 생산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다. 또 디지털 전환을 통해 기업들은 전사적 차원의 노동 시간 절감과 더 가치가 있는 업무로 직원을 재배치하는 게 가능해졌다. 남들보다 앞서 이를 도입한 기업에선 새로운 조직 구조가 생겨나고 사업적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하이퍼오토메이션, 비즈니스 프로세스 체계적으로 자동화
하이퍼오토메이션 효과는 물류 기업에게도 적용될 수 있을까? 이를 말하기에 앞서 하이퍼오토메이션에 대해 좀 더 알아볼 필요가 있다. 업무 전반에 걸쳐서 단순노동을 배제하기 위해선 다양한 기술·도구·플랫폼이 필요하다. 하이퍼오토메이션이 이 지점에서 사용하는 기술(또는 도구)이 바로 ▲AI(인공지능), ▲Machine Learning(기계학습),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 ▲iBPMS(Intelligent Business Process Management Suites, 지능형 비즈니스 관리 소프트웨어)다.

하이퍼오토메이션의 구성 기술
하이퍼오토메이션의 구성 기술

이중 RPA는 반복적인 업무를 로봇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동화하는 기술을 말하고, iBPMS는 기업의 수동 프로세스를 간소화된 워크플로로 전환하는 BPMS에 AI 기반 분석과 예측을 통합한 것을 의미한다. 이 네 가지 기술을 이용해 체계화되지 않았던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찾아내고 분석·설계·구축·모니터링 등을 통해 체계적으로 자동화를 추진하는 것이 바로 하이퍼오토메이션의 본질이다. AI와 대화를나누면서 병원 진료를 한다고 가정해 보자. 기존 자동화는 음성 데이터를 분류하여 고객 데이터를 기록하는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하이퍼오토메이션은 수집된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향후 병원 수익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고, 필요한 약이나 장비를 구매하는 데까지 연결된다.

앞서 던진 질문을 다시 해보자. 하이퍼오토메이션 효과는 물류 기업에게도 적용될 수 있을까? 글로벌 리서치기관인 CMI(Coherent Market Insights)은 하이퍼오토메이션이 제조, 물류, 금융같이 많은 양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다루는 산업에서 최적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물류기업이 전략적으로 하이퍼오토메이션을 도입하면 공급사슬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구체적으로 물류 산업 중 풀필먼트 시스템을 기반으로 프로세스를 최적화하는데 하이퍼오토메이션이 ‘딱’이라는 주장도 있다. 단순 주문·결제·고객 데이터 업데이트를 넘어 서비스 비용·미래 수요 예측과 배송경로 최적화, 예측에 기반한 선제 대응 체계 구축이 필요한 분야가 바로 풀필먼트 시스템인데 하이퍼오토메이션을 이용하면 공급사슬 최적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수긍할 수 있는 몇 가지 사례도 이미 존재한다. 아마존의 경우, 웹서비스를 활용해 데이터 표준화와 상품의 규격화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빅데이터·AI 기반의 수요 예측 자동화로 재고관리에서 성과를 얻고 있다. 쿠팡은 올해 초 대구에 국내 최대 규모의 첨단 물류센터를 준공했다. 이 물류센터는 AI·빅데이터·자동화 기술 등 최첨단 설비를 갖춰 미래형 혁신 물류 모델로 꼽힌다. 쿠팡의 로켓배송은 AI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다. 주문량을 예측해 제품을 입고·적재하고 제품 입고 위치와 동선, 포장까지의 동선 최적화가 가능해졌다. 이후 배송 차량 진열까지 모두 시스템화하여 자동으로 처리된다. 네이버는 AI 기술인 ‘클로바’를 바탕으로 물류 데이터 솔루션 컨트롤 타워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창고 할당, 자동 입고 예약에서 물류 수요 예측까지 전 과정에 걸쳐 확대된 자동화를 적용하고 있다.

‘서플라이 체인 엔드 투 엔드’ 전략의 필수 아이템
해외에서 하이퍼오토메이션은 ‘서플라이 체인 엔드 투 엔드’ 전략에 필수적인 부분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이퍼오토메이션이 주도하는 공급망 계획 및 실행 시스템은 공급망 생태계 전체에 걸쳐 프로세스의 효율화, 엄격한 마진 완화, 가시성 향상 정확한 실시간 정보 제공에 도움이 된다. 이를 통해 기업은 ▲벤더 선정 및 조달 ▲수급 계획 ▲문서 관리 ▲발주 ▲품질 관리 ▲배송 추적 등 다양한 핵심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다.

하이퍼오토메이션으로의 진화
하이퍼오토메이션으로의 진화

서플라이 체인 전체에서 다음과 같은 비즈니스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하이퍼오토메이션은 ‘공급망 및 물류 산업의 차세대 프런티어’로 불리기도 한다. 우선 ‘가시성과 투명성 향상’이다. 주요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함으로써 공급망 전체 스펙트럼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병목현상을 쉽게 식별하고 물품 통관 중단을 방지하기 위한 예방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서플라이 체인 엔드 투 엔드의 가시성을 통해 기업 조직은 변화하는 글로벌 무역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얻을 수 있다. 두 번째로 ‘프로세스 최적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을 들 수 있다. 하이퍼오토메이션은 반복적인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인텔리전트 디지털 워크포스(Digital Workforce)를 구축하여 직원의 생산성을 향상한다. 이러한 디지털 워커는 하이퍼오토메이션의 원동력이 되어 다양한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 데이터 처리, 데이터 분석, 프로세스 최적화와 자동화에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는 ‘고객 경험의 전환’이다. 인텔리전트한 자동화는 출하 상황 및 배송 상황을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으므로 고객 연락과 불만 사항에 훨씬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지능형 봇으로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해 지원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고객의 요구를 예측하여 기업이 사후 고객 경험까지 향상할 수 있다.

RPA, 물류 현장에서 주목하는 대표적 기술 솔루션
하이퍼오토메이션을 구현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인 RPA(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는 24시간 연중무휴로 가동할 수 있어서 직원들이 단순·반복 작업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업무에 전념할 수 있게 한다. 직원의 만족도와 함께 기업 수익이 높아지는 부수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인간이 수행하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소프트웨어 로봇이 대신한다는 점에서 물류 현장에서도 주목하는 대표적 기술 솔루션이다. 일반적으로 RPA 도입은 아날로그 정보 디지털화(1단계) → 디지털 정보 기반 업무 개혁(2단계) → 업무 개혁을 통한 비즈니스 변혁(3단계)으로 이어지는 디지털 전환과 동시에 진행된다. AI 및 빅데이터와 결합한 디지털 전환은 물류 생산성을 높이는 데도 유용하다. 물류에 도입된 RPA는 ▲신속·정확한 재고관리 ▲주문 경로 자동 생성 ▲자동 추적 통한 운송 가시성 확보 ▲리포팅(Reporting)과 피드백 자동화 등을 실현한다.

신속하고 정확한 재고관리는 물류기업의 중요한 경쟁력 중 하나이다. 물류 RPA는 구매 및 유지, 업데이트를 자동화해 업무 시간 단축, 수작업 오류 예방은 물론, 상품 공급자에게 재고 상태를 실시간으로 알리고 대응 지침을 제시하는 작업도 가능하다.

주문 이행은 최적 경로를 통해 소비자가 희망하는 상품을 전달하는 게 목적이다. 주문 이행을 반복적으로 계획할 때 RPA는 특히 유용한 툴이다. 복수의 RPA 시스템을 활용하면 물류 효율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 자동 추적을 통해 운송 가시성을 확보한다는 건 운송 확인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다는 걸 의미다. 이는 기존 자원을 다른 핵심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여력을 제공한다. 고객은 자동 추적 과정에서 제공되는 정보로 배송 시간을 예측하고 지연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대다수 기업이 디지털화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대표적 부분이 리포팅과 피드백 자동화다. 물류기업은 RPA를 이용해 화물관리를 비롯한 여러 부분에서 분석한 리포트를 관계자들에 보낼 수 있고 예측된 상황에 대해서도 피드백을 자동 전달할 수 있다.

하이퍼오토메이션으로의 진화
하이퍼오토메이션으로의 진화

개별 기업 추진에 한계… 정부 차원의 지원 필요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하이퍼오토메이션 시스템 도입에 대한 중요성과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개별 기업에서 독자적으로 이를 추진하는 데는 아직 한계가 있다. 단순 반복 작업의 자동화를 넘어 하이퍼오토메이션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AI, Machine Learning, RPA 같은 고도 기술을 다룰 수 있는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또 일회성, 단발성 적용이 아닌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상시 전담 조직(직원)도 필수다. 전문가 그룹은 개별 기업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인력 지원과 표준화 관련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하이퍼오토메이션은 일하는 방식과 생활방식에 혁명을 일으킬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산업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물류 산업 역시 이 트렌드에서 예외는 아니다. 하이퍼오토메이션은 물류기업이 미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분명한’ 테크놀로지다

‘로지스틱스 하이퍼오토메이션’의 효과

‘고객 요구를 충족시키는 기업’이라는 ‘명성’ 얻을 수 있어

물류에 초자동화를 도입한다는 개념을 해외에선 ‘로지스틱스 하이퍼오토메이션’이라고 부른다. 로지스틱스 하이퍼오토메이션은 고객 서비스를 큰 폭으로 향상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선택지다. 로지스틱스 하이퍼오토메이션의 효과 몇 가지를 살펴보자.

먼저, ‘에러 저감’ 효과를 들 수 있다. 인간은 실수하기 쉽다. 데이터 입력에 오류가 생기면 이는 고객 서비스 부실로 이어진다. 하지만 물류 및 배송에 특화된 초자동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대부분의 고객 요청은 몇 초 만에 응답할 수 있다. 고객은 필요한 정보를 얻고 도움을 주는 능력에 따라 비즈니스를 판단한다. 로지스틱스 하이퍼오토메이션은 신속한 고객 대응을 가능하게 하고, 기업은 그렇게 번 시간을 다른 작업에 할애할 수 있다. ‘에러 저감’은 단순히 에러를 줄이는 게 아니라 ‘고객 지원’으로 이어지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다음으로는 ‘보안 강화’이다. 물류기업은 많은 고객 데이터를 취급한다. 이 데이터를 안전하게 처리하는 게 매우 중요한데, ‘보안 강화’는 로지스틱스 하이퍼오토메이션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 중 하나다.

‘접근성’을 극대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물류는 ‘비상한 협조 행위’로 이뤄지는 일련의 과정이다. 고객과 직원이 어디서든 필요한 정보를 검색할 수 있고 언제든 프로세스에 즉시 액세스할 수 있다는 것은 큰 매력이다. 로지스틱스 하이퍼오토메이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이전에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한 양의 서류작업도 손쉽게 끝낼 수 있다. 또 비즈니스의 성장과 고객의 요구에 맞추어 시스템을 확장하는 속도도 빠르게 이뤄낼 수 있다. 다시 말해 ‘속도’도 로지스틱스 하이퍼오토메이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로지스틱스 하이퍼오토메이션은 화물 운송의 위험, 비용 및 관리에 대한 통제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최적의 배송 계획/루트를 설정하는 것은 물론, 배송 기한이 되기 전에 지연된 주문에 대한 업데이트를 받을 수 있으므로 그에 따라 계획을 조정할 수 있다. 실시간으로 모든 정보를 쉽게 주고받을 수 있다면 비용 효율은 크게 올라갈 것이다. 이런 ‘관리 강화’는 로지스틱스 하이퍼오토메이션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의 일부다.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평판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로지스틱스 하이퍼오토메이션을 도입해 고객 만족도가 높아진다면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기업’이라는 명성을 얻게 될 것이다. ‘명성’, 이게 바로 로지스틱스 하이퍼오토메이션의 마지막 효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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