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M. 센게 / 에이지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학습조직’이라고 하면 독서 모임, 지식 동아리 등을 운영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회사 차원에서 확대하더라도 앞서 언급한 독서 모임이나 지식 동아리를 확산한 독서 경영, 지식 경영의 형태로 ‘학습하는 조직’을 지향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루하루 엄청난 양의 정보가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변화의 속도와 유형은 개인은 물론이고 기업에서도 따라가기 버거운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개인이나 기업은 끊임없이 학습을 통해 현실과 변화의 갭을 줄여나가야 한다. 그리고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하게 생각해야할 부분이 있다. 학습하는 개인과 학습하는 조직과는 분명 지향하는 바와 그 속성에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개인의 학습은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취득하고 이를 통해 대외적으로 변화되는 환경에 적응하고 요구되는 개인적 역량을 습득하는 것이 초점이 되어 있다면 여러 사람들로 구성된 조직의 학습은 변화에 맞춘 개방적 사고를 채택하고 조직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한 방법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의미로 바라보아야 한다. 즉, 개인의 학습은 역량 강화가 중심이라면 조직의 학습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을 추구하는 것이 중심이라는 것이다. MIT슬론 경영대학원 교수이자 가장 영향력 있는 학자로 수차례 선정되었던 피터 M. 센게 교수의 대표적인 저서인 ‘학습하는 조직’은 작금의 현실 속에서 우리 조직이 성장하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방향성에 대해 많은 시사점을 제시해 주고 있다.

학습 조직 구축의 5가지 규율
대부분의 조직은 부정하고 있지만 현재 조직은 지배적 관리 시스템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사람은 본래 내재적 동기, 자부심, 존엄성 그리고 학습에 대한 욕구와 배움이 대한 기쁨을 가지고 있다. 이를 파괴하는 힘은 정규 교육을 받는 순간부터 시작되어 지속된다. 회사에 들어가도 이러한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직장에서는 주어진 목표에 의해 평가를 받고 이에 따라 자신의 가치가 정해지고 정해놓은 규칙과 제도에 의해 지배되어지는 관리 시스템에 익숙해져 왔다. 그리고 이러한 지배적 관리 시스템은 사람을 망가뜨리고 있다. 품질경영의 창시자라고도 할 수 있는 데밍은 현대의 변화에 대해 대응하기 위해서는 ‘심오한 지식’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고 있으며, 심오한 지식은 변화이론(통계 이론과 방법론), 시스템 이해, 지식 이론, 내재적 동기 등의 네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이 중 변화이론만이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활용하고 있는 품질경영과 관련된 부분이며, 나머지 세가지 부분에 대해서는 기업들이 큰 관심도는 상대적으로 약하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조직에서 필요한 부분은 관심도가 낮은 세가지 영역이다. 시스템의 이해는 ‘시스템 사고’, 지식 이론은 ‘정신모델’ 그리고 내재적 동기는 ‘공유 비전’ 및 ‘개인적 숙련’으로 재정의 할 수 있으며, 여기에 ‘팀 학습’을 추가하여 5가지를 학습 조직 구축의 5가지 규율(discipline)로 제시하고자 한다. 5가지 규율은 조직에 필요한 핵심 학습능력인 열망(팀 학습, 개인적 숙련), 성찰적 대화(정신 모델. 공유 비전), 복잡성 이해(시스템 사고)를 갖출 수 있도록 이끌어 주며, 세가지의 학습능력은 다리가 셋인 삼각대와도 같아서 어느 하나라도 문제가 있으면 조직의 학습능력은 균형을 잡을 수 없게 된다.

진정한 학습조직의 구축을 위해서는…
우리는 어려서부터 어떤 문제든지 문제를 분해하고 나누어서 생각하라고 배워왔다. 그러나 현재의 많은 문제들은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 문제를 분해하여 나누어서 생각하기에는 모든 단위 문제들은 나무나 다양하고 복잡하게 연결 되어있다, 전체 큰 그림을 보지 못한다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학습도구는 파편을 보지 않고 전체를 볼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에 목적이 있다. 전체를 볼 수 있고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진정한 학습조직의 구축이 가능하다. 세계가 긴밀하게 연결되고 비즈니스가 역동적으로 복잡해질수록 업무는 학습과 병행되어야 한다. 조직 내 리더 또는 전략가 등 일부만의 학습에 의해 조직이 돌아가는 시대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위대한 전략가의 지시와 명령에 의존하는 시대는 지났다. 미래의 진정한 우위는 조직의 학습능력에 결정될 것이다. 학습하고자 하는 태도는 인간의 타고난 본성이며, 인간은 누구나 배우고 성장하는 것을 좋아한다. 조직은 이러한 인간의 본성을 자극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학습조직은 학습공동체로 성장해야 하며, 학습공동체는 팀웍과 협력을 수반하게 됨으로 탁월한 성과를 달성하게 하는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

학습조직이 따라야 하는 5가지 규율…
시스템 사고(System Thinking) : 모든 일들은 상호작용에 의해 일어난다. 눈에 보이는 현상은 대부분 눈에 보이지 않는 요인들의 영향에 의해 발생하게 된다. 이것이 시스템이다. 따라서 단순한 현상의 개별적인 부분만을 보고 그곳에만 집중을 하게 되면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 어려워진다. 시스템은 예전에 비해 한층 복잡해 졌으며, 앞으로 더욱 복잡해질 것이다. 시스템 사고는 전체를 보는 관점을 갖는 것이다. 이는 사물 하나하나를 분리해서 보는 것이 아니라 사물간의 상호관계를 바라보고 그 변화의 패턴을 볼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에 기저에 놓은 관계를 이해하면 향후 방향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시스템 사고의 실천의 핵심은 상호작용에 원활한 구조에 있으며, 이에 대한 핵심은 원활한 피드백이다. 피드백은 모든 문제에 대한 책임을 공유한다는 전제가 있을 때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개인적 숙련(Personal Mastery) : 개인적 숙련은 개인 비전을 명확히 하고 심화시키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에너지를 집중하고 인내심을 기르며, 현실을 객관적으로 보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적 숙련이 높은 사람은 항상 자신에게 중요한 결과를 달성하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개인적 숙련 수준이 높은 사람들로 구성된 학습조직은 개인학습과 조직학습에 대한 강력한 연계사슬을 갖추게 되고, 개인의 목표와 조직의 목표간의 정렬을 통해 조직의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는 토대가 된다. 개인적 숙련은 자신이 바라는 삶을 영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설정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정신 모델(Mental Models) : 정신 모델은 세상을 이해하고 행동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 안에 깊이 각인된 가정, 이미지, 상식 등을 의미한다. 이는 우리가 사고하고 행동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요소이나 이를 인식하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조직도 이러한 정신 모델을 가지고 있다. 환경의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조직이 변화해야 하지만 조직의 정신 모델이 이를 가로막는 경우들이 의외로 상당 수 존재한다. 조직 학습이란 회사, 시장, 경쟁자에 대해 조직 내 모든 구성원들의 정신모델을 바꾸는 과정이며, 회사 차원의 모든 기획과 혁신 그리고 실행 등이 조직학습의 하나의 영역이다. 정신모델을 다루는 학습은 내부로 시각을 돌리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며, 질의와 주장이 활발한 학습적인 대화가 진행되는 개방적인 태도가 조직 내 필요하다.

공유 비전 구축(Building Shared Value) : 개인적으로 진정한 비전이 있으면 타인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조직도 구성원 모두가 공감하는 비전을 가지고 있으면 그 조직은 활력이 넘치고 늘 역동적인 모습을 갖추게 된다. 최근 많은 기업들은 조직의 비전과 개인의 비전을 정렬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방법은 구성원들의 진정한 헌신을 끌어내는 것에 있어서 한계가 있다. 개인의 비전을 공유 비전으로 전환시키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개인의 비전이 조직의 비전에 정렬이 될 때 구성원들은 조직에 대해 진정한 헌신과 참여가 이루어질 수 있다. 이를 위해 미래에 가치를 둔 비전과 병행하여 현재의 가치에 비전을 둔 비전 또한 매우 중요하다. 그 이유는 지금의 구성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비전에 구성원들은 더욱 애착과 공감을 하기 때문이다.

팀 학습(Team Learning) : IQ가 120이상인 헌신적인 관리자들이 모인 집단의 IQ가 63밖에 나오지 않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집단 지성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실상은 집단 지성의 핵심은 학습이다. 학습을 통해 집단의 다양성과 목적성이 일체가 되었을 때 그 집단은 제대로 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학습 없는 집단은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 팀 학습은 대화(dialogue)에서 시작된다. 여기서 언급하는 대화는 구성원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가정을 유보하고 진심으로 함께 생각하는 단계로 넘어가는 능력이다. 진심으로 함께 생각하는 것은 집단 내에서 대화와 의견의 자유로운 흐름이 핵심이다. 의외로 조직에는 팀의 작업 방식에 대해 방어적 태도를 취하는 경우가 적지 않으며, 이를 그대로 둘 경우 팀의 학습토대가 위태로워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현대 조직에서는 개인 아니라 팀이 기본 학습 단위로 설정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팀 학습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팀이 학습 하지 못하면 조직도 학습하지 못한다.

무엇을 학습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조직들이 고민하고 있지만 정작 조직의 학습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제대로 인지하고 있지 못함에 대한 깨달음을 얻은 기회가 된 느낌이다. 기업에서의 학습은 학교 교육의 연장이 아니다. 학문을 가르치고 이를 배우고 습득하는 과정보다는 현재 상황을 이해하고 이에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며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한 역량을 높여가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 학습하는 조직이 조직 내 자리잡기 위해서 어떤 요소들이 우선시되어야 하는 지에 대한 인지와 통찰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하며, 이는 리더의 가장 큰 역할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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