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거리부터 장거리, 라스트마일부터 미들마일까지 아우른다” - 김재훈 고박스 COO / 김태욱 고박스 CTO

굵직굵직한 국내 주요 유통사에서 경력을 쌓아온 김재훈 고박스 COO. 유통업계에 종사하며 배송에 대해 소비자들의 니즈가 생각보다 더 다양하고 세분화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쯤, 같은 회사에서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바로 박창모 고박스 대표다. 시간이 흘러 두 사람은 중소 화주사들이 요구하는 다양한 물류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보자는 뜻을 모아 함께 고박스의 문을 열게 된다.

김재훈 고박스 COO(좌)와 김태욱 고박스 CTO(우)
김재훈 고박스 COO(좌)와 김태욱 고박스 CTO(우)

요기요에서 만난 인연, 고박스 공동창업으로 이어져
김재훈 COO는 박창모 고박스 대표와 고박스의 시작을 함께 한 공동창업자이다. 두 사람이 처음 알게 된 것은 요기요에서 함께 일하면서부터였다. 김재훈 COO는 이에 대해 “GS리테일에서 일하며 처음 유통업계에 대해 알게 됐고 이어 요기요에서 본격적으로 유통과 물류에 대해 뛰어들기 시작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바쁜 업무로 늦은 시간까지 근무하는 경우가 잦았는데, 퇴근할 때쯤이면 항상 비슷한 시간에 퇴근하는 사람이 한 명 있었다. 그 사람이 바로 박창모 대표였다”고 이야기하며 “그러다보니 업무에 대한 고민과 각자 생각하는 물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를 더 자주 가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박창모 대표는 본격적으로 물류 스타트업의 대표로 뛰어들었고 김재훈 COO는 타 분야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게 된다. 하지만 그의 맘 속에 물류에 대한 관심은 여전했다. 그 때 박창모 대표가 “함께 중소기업이 고민하는 물류를 풀어보자”고 제안했고, 두 사람은 고박스라는 이름으로 의기투합하게 됐다.

한 달에 한 번 ‘달’에 가는 배송서비스
고박스를 설명해달라는 말에 김재훈 COO는 이러한 문구를 소개했다. 이에 대해 김 COO는 “라스트마일을 중심으로 하고 있지만 고박스의 솔루션은 근거리는 물론 중거리, 원거리까지 다양한 거리에 대해 배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한 달 기준으로 고박스의 서비스가 진행된 모든 거리를 추산해보면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 정도가 나와 우리의 서비스를 이와 같이 소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개문구에서 알 수 있듯이 고박스의 가장 큰 장점은 서비스가 제공되는 범위가 다양하다는 점이다. 우리가 흔히 라스트마일이라고 하면 최종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이는 대부분 근거리 배송에 집중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비해 고박스의 라스트마일은 서울에서 부산까지에 이르는 장거리 배송도 진행한다. 김 COO는 “현재 긱 형태를 포함해 약 1,000명에 이르는 드라이버 인프라를 구축한 상황”이라면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TMS(Transport Management System / 배송관리 시스템)를 기반으로 하루 1,000건 가량 배송이 이뤄질 만큼 고객들로부터의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고박스 배송서비스의 대표적인 강점은 가격이다. 김 COO는 “긱 이코노미를 기반으로 드라이버를 운영하면서 타 서비스 대비 합리적인 가격대를 구축할 수 있었다”면서 “커피 한 잔 가격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배송을 보낼 수 있다는 점에 고객들의 호응이 좋다”고 덧붙였다.

고박스만의 통합물류솔루션, 고비스(GOBIS)
지난 2020년 설립 후 햇수로 2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고박스는 빠르게 물류업계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다. 그 기반에는 고박스가 개발한 통합물류솔루션인 고비스(GOBIS / GOBox Information System)가 있다. 왜 통합물류솔루션일까? 이에 대해 김 COO는 “일반적인 물류솔루션들이 TMS나 OMS 등 각 부분을 특화해서 제공하는 것과 달리 고비스는 물류와 관련한 대부분의 서비스를 통합해서 화주사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솔루션”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TMS와 OMS는 물론 올해 안으로 구축예정인 WMS까지 더해지면 고비스는 통합물류솔루션으로서의 더 완벽한 모습을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직접 고비스 1.0과 여기에 WMS 기능을 더한 고비스 2.0의 개발에 참여한 김태욱 고박스 CTO는 이에 대해 “현재 고비스 1.0을 통해서도 당일배송 서비스나 국내최초의 라이브커머스 전용 배송서비스 등 화주사들의 다양한 니즈를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하지만 2.0은 여기에 서울과 지방을 잇는 B2B 배송이나 미들마일 배송에까지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비스 구동화면
고비스 구동화면

고박스의 솔루션, 이미 경쟁력 충분
고비스를 중심으로 한 고박스의 물류 솔루션은 이미 그 경쟁력을 충분히 인정받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네이버와 함께 전개하고 있는 ‘전통시장 장보기’ 서비스다. 고박스는 현재 전국 약 150여 개에 이르는 전통시장의 근거리, 중거리, 원거리 배송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데 서비스에 대한 상인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매출이 줄어들면서 배송서비스를 통한 고정수입 창출은 이제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적인 요인이 됐다. 이에 더해 현대백화점 식품관의 배송 역시 고박스를 통해 제공된다. 무엇보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고박스만의 라이브커머스 당일배송 서비스다. 김 COO는 “라이브커머스의 특성상 소비자들이 보고 주문하는 시점에서 최대한 빠르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라이브커머스에 맞게 배송도 라이브로 이뤄질 수 있도록 빠른 배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이브커머스 전용 배송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호응도 좋다. 가장 큰 이유는 주문한 즉시 배송된다는 점이지만 다른 이유도 있다. 바로 친환경적인 측면 때문이다. 김 COO는 “일반적인 식품배송의 경우 온도 유지 등을 위해 스티로폼 상자와 냉매, 부가적인 포장재들을 많이 사용하는데 우리의 라이브커머스 배송은 바로 소비자들을 향하기 때문에 이러한 포장재를 최소화할 수 있다”면서 “실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로부터 쓰레기를 분리하는 등의 노력을 할 필요가 없어 편하다는 반응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앞으로 새롭게 진출할 신규산업들도 고박스를 기다리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의약품 배송과 식음료케이터링 배송이다. 김 COO는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외부활동에 어려움이 생기면서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지방의 경우 의약품을 직접 사는데 어려움이 크다”면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의약품 배송용 저온박스를 이미 확보한 상황에서 지방에 비대면 의료 플랫폼과 연계한 처방약 배송서비스를 런칭했다”고 설명했다. 런칭과 함께 시장의 반응도 뜨겁다. 김 COO는 “이제 막 서비스를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루 약 300건이 발생할 정도로 수요가 크다”면서 “비대면 의료에 대한 수요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앞으로 우리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식음료케이터링 역시 마찬가지. 현재 고박스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배달 케이터링 서비스에 발맞춰 시장 선점을 위한 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다. 실제 국내 주요 기업 한 곳과의 협업을 통해 케이터링 서비스 라스트마일을 위한 배송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라스트마일에 만족? “미들마일까지 도전한다”
이처럼 근거리에서 장거리에 이르는 라스트마일 인프라를 성공적으로 구축하고 있는 고박스. 하지만 고박스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더 큰 시장, 더 먼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 김 COO는 “최근 구리 지역에 새로운 물류센터를 마련했다”면서 “지방에서 올라오는 물량을 이곳에 보관하고 여기서 라스트마일 서비스를 전개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리 물류센터의 역할은 여기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김 COO는 “올해 안으로 이 곳에 물류 자동화 시스템을 더할 예정”이라고 설명하며 “물류 자동화 구축이 마무리되면 향후에는 고박스의 미들마일 물류거점의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리 물류센터에 이어 내년에는 서울 서부권과 인천 쪽을 아우를 수 있는 서부권 물류센터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김 COO는 “본격적인 미들마일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경기 동부와 하남에 확보하고 있는 물류센터 이외에 서부에도 물류센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고비스 2.0의 완성과 서부지역 물류센터 확보까지 마무리된다면 라스트마일 시장은 물론 약 30조 원에 이르는 미들마일 시장으로도 고박스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구리에 위치한 고박스 물류센터
구리에 위치한 고박스 물류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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