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과 디지털을 중심으로 포스코답게 물류산업에 기여할 것”

1월 포스코터미날은 포스코를 포함한 포스코 그룹의 물류 통합업무를 담당하는 회사로 새롭게 출범했다. 물류자회사 설립에서 CEO직속 물류사업부로, 다시 포스코터미날로 그룹사 물류 통합 과정을 거쳐 오면서 많은 이슈들이 있었지만 포스코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물류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기업의 필요성은 변함이 없었다. 여전히 포스코터미날을 통한 포스코그룹의 물류 통합에 대해서 많은 말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시장 반응에 대해 포스코터미날은 오해에서 비롯된 이야기라고 설명한다. 올해 포스코터미날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김광수 대표를 만나 그동안의 오해와 포스코의 물류통합의 필요성,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물류 전문화 하지 않으면 경쟁력 떨어져”
포스코가 포스코터미날로 물류 통합을 추진한 배경은 포스코의 지속가능성 때문이다. 미래는 물류를 통한 친환경과 디지털화를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 김광수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친환경과 디지털화를 하지 못한다면 포스코의 근간인 제조업이 생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환경과 디지털화가 중요한데 왜 포스코의 물류를 통합해 운영할 물류전문기업이 필요했을까?

친환경은 포스코의 생존에 관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김광수 대표는 “국제 해운 업계에서 2030년 40%, 2050년 50%의 탄소 감축률이 이미 선포됐다. 이를 감축하지 못하면 선박을 사용하지 못하는 시대가 온다”고 강조했다. 선박 사용의 제한은 곧 포스코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탄소 감축을 위해서 해운사는 물론 공로 운송사와의 협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계열사별로 계약을 통해 물류운영을 하게 되면 관리가 되지 않는다. 때문에 누군가는 중심이 되어 탄소 감축을 함께 해가야 한다. 그는 “운송과정에서 나오는 탄소를 감축하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중심이 되어 해운사, 공로 운송사와 협력해가면서 일정을 잡고 친환경화를 같이 가야 한다”며 “협력사들과 함께 친환경화로 가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부에 지원을 유도하고 관련업계에 기술 개발을 요청하는 작업들을 누군가는 해야 한다”고 전했다. 구심점이 없이 시장에 맡겨놓으면 탄소감축이 어렵기 때문에 구심점 역할을 통합 물류를 수행하는 포스코터미날이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실제로 포스코터미날은 친환경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김광수 대표는 “선박에 있어서 포스코터미날은 LNG 추진선에 대한 비용을 해운사와 함께 일부 부담하고 정부에서 지원을 받아서 이미 시작 했고 앞으로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육상운송도 수소 또는 전기로 전환해갈 예정”이라며 “앞으로 7년 안에 수소트럭을 개발해서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4,500여대의 트럭을 수소트럭이나 전기 트럭 또는 최소한 LNG 추진 트럭으로 바꿔나갈 계획을 수립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터미날은 지난해 11월 LNG 추진 트럭 11대를 제작해 운송사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테스트를 통해 나오는 데이터와 문제점을 기반으로 향후 어떤 기술을 통해 탄소를 저감해갈 것인지 결정하게 된다. 김광수 대표는 “친환경화에 1억 5천만 톤에서 1억 6천만 톤의 화물을 가지고 있는 대형화주인 포스코가 만약 시장의 국제적 기준을 만족하지 못한다면 사업 자체를 중단해야 할 위기가 올 수도 있다고 본다. 그래서 친환경화를 직접 관장하고 파트너사들이 함께 갈 수 있도록 유도하고 독려하고 필요한 비용을 분담해야 할 의무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친환경화를 앞당기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화 또한 통합 물류를 운영하게 될 포스코터미날의 중요한 정체성이다. 김광수 대표는 “물류는 화물이 아니라 데이터라고 생각한다”며 “직원들에게 우리는 물류회사가 아니라 IT회사가 될 것이며 IT회사처럼 일하고 IT회사로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 5년 후에는 IT를 기반으로 한 물류기업, 즉 4PL 회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만큼 디지털화는 포스코터미날이 포스코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 배경에는 시장과 고객사들의 니즈 변화를 들었다. 예전에는 제조업의 경쟁력이 품질과 가격이었다면 최근 추세는 물류가 중요한 경쟁력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설명. 그는 “예전에는 좋은 품질을 싸게 만들어서 공급하느냐가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의 근간이었지만 현재 고객사와 시장의 니즈를 보면 필요할 때 필요한 물건을 공급받을 수 있느냐가 가격보다 우선시 되고 있
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하면 고객사는 주문한 제품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이동되고 있는지, 그리고 언제 받을 수 있는지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데이터를 원한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존의 포스코의 시스템으로는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기존에는 포스코에 고객사가 주문을 하면 포스코는 제조 후 제품창고에 입고하는 단계에서 일이 마무리 됐다. 그 이후는 계약을 맺은 해운사와 현지의 운송사가 물류를 도맡아 실행했다. 김광수 대표는 “고객사 입장에서는 포스코를 믿고 제품을 주문했는데 제품 생산만 책임지고 운송부터는 직접 하지 않는 상황이다 보니까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의 문제가 있었다”며 “예를 들면 제품을 선적한 배가 LA항로 갔는데 제대로 도착했는지, 사고가 났는지, 정체가 됐는지에 대한 정보를 해운사에 직접 확인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도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모든 정보를 리얼타임으로 관리하고자 하는 요구가 강한 고객사들에게는 불편한 상황이 이어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물류는 물론 물류단계에 있는 데이터를 직접 핸들링 할 필요가 생겼다. 그는 “포스코터미날은 원료부터 제조되고 내부 물류를 포함해 제품이 완료 되서 고객사의 창고에 들어가는 순간까지, 또 좀 더 나아가 고객사의 재고 수준을 파악할 수 있을 정도의 정보를 데이터로 연결하고자 한다”며 “이러한 부분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포스코의 미래를 보장하기 어렵다”고 물류 전문기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포스코터미날은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통합작업을 시작한 지난해 원료부터 최종 구매자까지 이동되는 모든 정보를 리얼타임으로 보여줄 수 있는 플랫폼 개발에 들어갔다. 김광수 대표는 “2023년 12월을 목표로 AI를 접목한 통합물류시스템을 준비하고 있으며 원하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플랫폼의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운업 진출할 정당성 부족해”
포스코터미날이 포스코와 포스코 그룹 내의 물류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외부의 시선은 차가웠다. 포스코가 물류를 통합하면서 늘어나는 물동량을 기반으로 시장의 질서를 어지럽게 만들 수 있다는 편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광수 대표는 “기본적으로 포스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생겨난 오해”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내부 물류사업부가 아닌 2자물류의 형태로 통합과정을 거치면서 이러한 문제가 불거져 나왔다. 김광수 대표는 “포스코는 철강제품이나 원료에 대해서 3자물류를 활용한 적이 없다”며 “예전이나 지금이나 물류기업을 통해 해운사나 운송업체와 계약을 하지 않고 직접 해운사와 계약한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하면 전제가 맞지 않는 이야기라는 의미이다. 다만 일부 컨테이너 물동량에 대해서만 포워더를 통해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130만 톤쯤되는 6만 TEU의 컨테이너를 처리하기 위해 40개의 포워더와 협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가 그룹 내 물류기업을 만드는 것에 대해 가장 많은 이슈를 만들어 냈던 것은 해운업 진출에 대한 소문이었다. 이에 대해 김광수 대표는 “해운업 진출은 하지 않는다는 것은 명확하다”고 선을 그었다. 포스코가 한 달에 필요로 하는 선박은 170척 정도인데 화물의 특성상 편도로 운항된다는 것. 선박을 직접 운영하는 것은 해운 전문성이 없는 포스코 입장에서 전혀 효용성이 없다는 설명이다. 육상 운송도 마찬가지이다. 그는 “포스코의 제품을 운송하는 운송사의 25톤 트렉터는 4,500대인데 이를 직접 운영한다는 것은 비용이나 운영측면에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그는 “포스코터미날은 그룹사 물류통합 역할을 하기에도 여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켠에서는 거대한 물동량을 기반으로 해운사의 단가를 낮출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하지만 이도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설명했다. 포스코의 계약구조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는 것이 김광수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포스코는 한국에서 유일하게 투명한 입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 저가 제한 낙찰제를 도입한 한국에 몇 안 되는 대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포스코터미날이 통합하면서 가격 외에 다른 평가 지표도 포함 하고 있어 단순히 단가를 낮추는 일은 없다는 설명. 그는 “예전 저가 제한 낙찰제에서 (평가기준이)가격이 100%였다면 지난해 친환경과 안전지수 20%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즉 단순히 가격만을 가지고 기업을 선택하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그는 “사실 이 때문에 순수한 운임단가가 올랐지만 포스코가 표방하는 친환경과 안전운송을 준수하는 기업에게 기회를 더 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올해는 안전과 환경에 대한 비중을 30%로 올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경쟁력 있는 물류보다 바른 물류회사를 표방한다”
김광수 대표는 포스코터미날의 방향을 이렇게 설명했다. 바른 물류회사에 대해서는 “우리의 물류생태계를 건전하게 하고 미래 지향적으로 변화시키면서 우리의 경쟁력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서 포스코 그룹 전체의 물류 최적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포스코터미날은 지난해 5개 계열사의 물류 통합작업을 시작해 마무리 단계에 있다. 올해는 모든 계열사를 대상으로 통합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통합 작업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김광수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모든 계열사의 물류를 통합한다고 시너지가 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최적해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계열사의 경우는 굳이 통합하지 않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워낙 다양한 물동량을 처리하고 있는 포스코의 특성상 물류의 형태가 다 다르기 때문. 하지만 전체 최적화 측면을 고려해 통합작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과정상에서 포스코터미날이 손해를 보게 되더라도 어떠한 것이 가장 최적화인가에 대한 답을 찾아가다보면 하나씩 확장되어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포스코터미날은 이러한 내부 물류 통합에 3~5년 정도 집중할 계획이다. 그 이후 현재 진행중인 통합물류플랫폼을 기반으로 중소기업을 위한 상생형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대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4PL기업으로 성장을 꿈꾼다. 김광수 대표는 인터뷰 말미에 “포스코터미날을 한국 물류에 기여할 수 있는 바람직한 회사로 만들어보자는 것이 기본적인 관점”이라며 “포스코답게 물류산업에 분명히 기여할 것”임을 강조했다.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