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이 배신하지 않는 화물운전기사, 더 많은 사람에게 꿈과 희망이 되길…”

 

안 그래도 어려운 취업 시장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더욱 경직됐다. 이는 각종 통계로도 잘 나타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 수는 2690만 4000명으로 전년보다 21만 8000명 줄었다. 외환위기 이후 최대 감소 폭으로 연간 평균 취업자가 전년 대비 감소한 것도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이후 11년 만이다.

실업자 역시 4만 5000명 늘어난 110만 8000명으로 집계 기준을 바꾼 2000년 이후 가장 많았으며 실업률도 4.0%로 2001년 이후 가장 높았다. 특히 청년들의 고용이 크게 악화됐다. 대면 활동이 힘들어져 음식점, 도소매 등 아르바이트 자리가 감소했으며 기업들도 신규 채용을 줄여 가장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이처럼 어려운 취업난을 뚫고 취직을 해도 문제는 시작된다. 만족스럽지 못한 임금, 사내분위기, 예상과는 다른 상황 등 다양한 이유로 많은 사람이 어렵게 취업한 회사를 뛰어나와 이직을 준비하거나 창업을 한다.

오유완씨는 멀쩡히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나와 화물차 운전기사를 시작했다. 그렇게 1년이 지난 지금, 누구보다 더 적극적으로 많은 청년, 취업·이직 준비자들에게 화물운송기사를 권하고 있다. 

화물운송업을 택한 것이 최고의 선택이라고 말하는 강동물류 오유완 기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우연히 딴 대형면허, 내 인생은 큰 행운”
충북 오창에서 만난 오유완 기사는 인터뷰 내내 마스크 사이로 미소를 잃지 않았다. 오 기사는 “요즘 하루하루 바쁘지만 재미있게 일하며 지내고 있다”며 미소의 이유를 설명했다. 

베테랑 기사처럼 여유 있어 보이는 오유완 기사는 이제 갓 1년을 넘긴 새내기 기사로 지난해까지는 화물운송과 전혀 관계없는 일을 하고 있었다. 오 기사는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2018년까지 건축설계업무를 해왔다. 그러다 설계사무소를 퇴사한 이후 1년간 소방계약직 공무원을 하다 화물운송기사를 시작했다. 

그는 “건축설계사무소를 퇴사한 뒤 1년간 소방계약직 공무원을 하면서 틈틈이 이직을 위한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중 하나가 대형면허다. 대형면허를 딴 이후 관련 자격증을 알아보던 중 화물운송자격증도 취득하게 됐다”고 말했다.

화물운송자격증을 취득했지만 화물운송업을 할 생각은 아녔다. 하지만 우연히 마주친 팸플릿이 오유완씨를 화물운송기사로 이끌었다. 오 기사는 “학원에 배치된 강동물류 팜플렛을 보다 내가 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집에 가서 열심히 화물운송기사에 대해 검색해 봤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인터넷 검색은 대부분 부정적인 이야기로 가득했다. “그날 검색해 본 인터넷 글의 90%, 아니 거의 99%는 부정적인 글들로 가득했다. 주변에서도 부정적인 이야기와 만류하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유완 기사는 인터넷 글이 사실인지 아닌지 궁금해 상담에 나섰다. “인터넷에 나오는 부정적인 이야기가 정말인지 확인해보고 궁금한 것들을 알아보기 위해 상담을 받았다”며 상담을 통해 많은 의문을 해소했으며 내가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어 도전하게 됐다. 그렇게 2020년 1월 대망의 첫 운전대를 잡은 그는 올해로 1년 차 화물운송기사다.

“모두에게 열려 있는 공정한 직업”
오유완 기사의 하루는 대부분 부산에서 시작된다. 오 기사는 “부산에서 9시쯤 상차를 마치고 대부분 경기도권에 하차한다”며 품목은 간편식품, 택배, 자재 등 다양하다고 말했다. 그는 하차 후 컨디션에 따라 휴식을 취하거나 휴식 후 야간운송에 나선다. 그는 “현재는 하루에 두 번 운전하는 비율이 높지만 코로나가 안정된 이후에는 그동안 못했던 운동이나 취미시간을 늘려갈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화물운송이 과도한 근무시간만 강조되는 면이 있는데 효율적인 시간 관리로 취미생활을 즐기시는 기사분들도 많다고 말했다.

오유완 기사가 생각하는 화물운송의 최대 장점은 ‘노력=보상’이라는 점이다. 오 기사는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가끔 내 노력, 능력보다 적은 수입, 인정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며 “화물운송은 내가 노력한 만큼 수입이 들어오며 일한 만큼 인정받기 때문에 더 열심히 일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며 어느 직업보다 공정한 직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학력, 나이, 경력 등의 제한이 없어 누구나 자신의 의지와 노력이 있으면 문이 열려 있는 점 또한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혼자서 장시간 운전을 해야 하는 점은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꼽았다. “장시간 혼자 운전을 하다 보니 가끔은 지루하고 졸리며 외로움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상하차 동안 다른 기사님들과 비슷한 고민을 나누며 해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혼자 일을 하므로 일반적인 회사에서 느끼는 다양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도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운전대를 놓는 순간까지 안전하게 운전하는 것이 목표
오유완 기사는 인터뷰가 이뤄진 화물차를 가리켜 제2의 집이자 지금은 그 어느 공간보다 소중한 곳이라고 말했다. 이 차와 더 오랜 시간 함께하고 싶다며 지난 1년간의 소회를 밝혔다. 그는 “지난 1년간 원 없이 일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매일 뉴스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많은 사람이 멀쩡히 다니던 직장을 퇴사하고 많은 자영업자가 문을 닫았지만 화물운송은 일거리 걱정 없이 일할 수 있어 행복했다. 1년 전 화물운송기사를 선택한 것은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1년간 어려운 일도 많았다. 오 기사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 ‘사고 위험’으로 꼽았다. “아무래도 화물차량이 크고 장시간 운행하면 일반적인 운전에 비해 사고 위험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회사에서 하는 화물차 운전 연수를 성실히 받고 속도와 시간이 아닌 안전에 중점은 둔 운전, 운행 전후 차량 점검 등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면 베테랑 운전자처럼 문제없이 운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아무래도 내가 노력이 수입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무리하게 운행하시는 분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무리한 운행으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운전하다 보면 수입은 저절로 따라 온다”며 다시 한번 안전운전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제야 천직을 만난 것 같은 오유완 기사의 목표는 무엇일까. 
“화물차 운전을 시작하면서 인생이 바뀌었다. 그래서 정말 고마운 존재”라며 “내가 화물차 운전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사고 없이 안전하게 운전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고 말했다. 지난 1년간 바쁘게 지내다 보니 생각보다 많은 돈을 모을 수 있었다. 매년 저축을 늘려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화물차 운전기사를 준비하시는 분들께 “화물차 운전은 한 번쯤은 도전해볼 만한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욕심부리지 않고 차근차근하시면 좋은 날이 있으며 멘탈관리가 정말 중요한 직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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