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단이 자동차라면 물류는 배관 역할 담당”

1974년 개발이 시작된 창원국가산단은 1975년 밸브를 생산하는 부산포금(현 PK밸브)이 가동을 시작하면서 산업단지로서의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개발부터 시작하면 47년, 처음 가동을 시작한 해로부터 46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중화학공업 산업단지로의 그 역할과 기능이 한계에 봉착했다. 이에 따라 창원국가산단은 새로운 스마트산단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러한 스마트 산단으로의 변신에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 창원 스마트그린산단사업단이다. 창원의 경우 제조기업의 스마트와 그린을 통한 변신 외에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스마트 물류 플랫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현재 안산 시화, 인천 남동 산업단지에서도 사업이 진행중인 스마트물류 플랫폼에 관련된 초기모델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창원 스마트그린산단사업단을 맡고 있는 박민원 단장은 “스마트산단사업에서 물류사업은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설명한다. 창원에 위치한 스마트그린산단사업단에서 박민원 단장을 만나 창원국가산단이 그리고 있는 스마트 그린 산단은 무엇이며 이 사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스마트물류 플랫폼 구축·운영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스마트+그린을 꿈꾸는 ‘창원 국가 산단’
스마트그린산단 사업단은 크게 두 가지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사업단 이름에도 있듯이 스마트 사업과 그린사업이다. 스마트사업은 산단 내에 있는 제조 기업들이 기존의 생산 활동을 통해 생성되는 자료를 데이터화 할 수 있도록 관련 기기나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데이터를 기업이 다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이를 바탕으로 좀 더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박민원 단장은 “데이터 생성을 위해서는 기존의 제조업에 ICT기술이 접목되어야 한다”며 “생성된 데이터를 분석하고 피드백해서 데이터에 기반한 경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1차적인 목표”라고 스마트 사업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그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경영은 제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바이어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어 실제 매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러한 제조기업들이 산단 내에 많아져야 한다”고 전했다. 이러한 목표를 위해 스마트그린산단 사업단은 교육 등 필요한 사업을 만들어가고 있다. 스마트 물류 플랫폼 구축·운영 사업도 그 중 하나이다. 그는 “물류사업은 기존의 2D 물류에서 스마트 한 기술을 적용한 3D물류로 가는 것이 필요하며 그에 따른 사업이 현재 S컨소시엄과 하고 있는 스마트 물류 플랫폼 구축·운영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S컨소시엄은 한국지스풀을 주관사업자로 에스엠코어, NNSP, SK인포섹, 삼정KPMG가 참여하고 있는 컨소시엄이다. 이 컨소시엄에서 한국로지스풀은 WINUS기반 물류정보시스템 구축, 에스엠코어는 물류자동화 설비 및 설비 제어 시스템구축을 맡고 있으며 NNSP는 보안/안전 시스템 및 관련 장비 구축, SK인포섹은 보안/안전서비스, 삼정KPMG는 수요조사 및 비즈니스모델 수립에 대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스마트그린산단이 추진하고 있는 그린사업은 기존의 제조업이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로 바꿀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박 단장은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기업들을 발굴하고 활성화하기 위한 지원 사업들을 국비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을 투입해서 서포트 하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물류플랫폼, 스마트와 공공성 확보가 핵심
스마트 물류를 실행하는 것은 말로는 쉽지만 현업에서 이를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산단공이 가지고 있는 기존의 공동물류센터를 스마트하게 만든다는 것은 개념을 정립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동안 산업단지 내 공동물류센터는 그 역할을 하는데 있어 한계가 있었다. 물류센터를 먼저 개발한 후 운영사를 선정하고 사용자를 모집하다보니 공간을 활용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더 것. 이를 해소하기 위해 사업단에서 추진하고 있는 방안이 스마트 물류플랫폼 구축·운영 사업이다. 이 플랫폼을 통해 산단 내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물류에 대한 어려움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공동물류센터의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그렇다면 박민원 단장이 생각하는 스마트 물류는 무엇일까? 그는 스마트 물류에 대해 단순한 자동화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마트 물류는 자동화에 IT 소프트웨어는 물론 ICT기술을 접목해야 한다”며 “이들을 하나로 묶는 것이 이 사업의 전체 모델이며 이를 플랫폼화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이번 사업에 대해 설명했다. 다시 말해 정보화 자동화는 물론 최근 주목받고 있는 새로운 기술을 통해 효율적인 물류센터로의 변화를 기대한다는 것이다. 또 여기에는 산업단지공단의 특성상 공공성을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는 “이 사업은 스마트한 물류체계를 만들어내는 것은 물론 공유를 통한 공공성을 더해야 한다”며 “민간 기업들의 물류센터를 보면 다양한 방식을 통해 공간을 최적화하고 효율을 높이고 있다. 민간의 방식을 빌어 공공성에 해당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더해 공동물류센터를 활성화하고 더 확산 될 수 있도록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스마트 물류 플랫폼이 구축되면 물류센터 내는 물론 배송까지 포함해 전체 물류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비용을 줄이 수 있는 것이 공공 스마트 물류에 대한 우리의 그림”이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플랫폼을 모두 구축하고 두 가지가 시너지가 날수 있도록 실증하는 사업으로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그린산단의 전체 프로젝트 중에서 물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조각이라는 것이 박민원 단장의 생각이다. 그는 “스마트 산단이 하나의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라고 본다면 물류 플랫폼 사업은 배관에 해당하는 사업으로 연료를 전달하고 순환시키는 부분”이라며 “배관이 막히면 자동차는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물류는 스마트그린산단사업에서 꼭 들어가야 하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물류는 실제 혜택이 돌아가는 사업”
스마트 물류 플랫폼 구축·운영 사업의 시작은 현장의 목소리였다. 산단 내 기업들이 기본적으로 물류에 대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박민원 단장은 “현장의 설문조사한 적이 있다”며 “이때 현장에서는 물류에 대한 부담이 있고 이를 해결하고 싶어 하는 니즈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물류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산단 내 활용할 수 있는 공동물류센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을 하지 않았던 이유는 신뢰도, 임대료 등이 기업들의 요구 수준에 부합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공유개념을 도입하고 임대료를 낮추면서 안정된 기업의 운영으로 신뢰도를 높여주면 사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기업이 상당히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니 물류만큼 실질적인 혜택을 주면서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사업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제대로 만들고 잘 활용될 수 있도록 실증을 포함해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사업은 정부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전국 7개 스마트산단이 있는데 전체 예산의 40.3%가 창원산단에 배정됐다. 그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했다는 점에서 인정받았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모든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담기 위한 노력을 이어 가겠다”고 전했다.

활용성 높은 모델 개발이 중요
창원산단의 스마트 물류 플랫폼 사업은 다른 산단의 스마트 물류플랫폼 사업보다 먼저 시작됐다. 하지만 진행속도는 타 산단에 비해 느린 편이다. 그 이유에 대해 박민원 단장은 “이번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플랫폼이 잘 만들어져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즉 빨리 만드는 것보다 산단 내 기업들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 이어 그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활용성 높은 모델을 정확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새로운 모델이 산단의 기업들에게 어떤 가능성과 의미가 있는지 이해시키고 공감을 얻어야 하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잘 만들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그는 “산단에서 진행하는 사업은 국가사업이고 국비를 사용하는 사업이다. 때문에 이 사업을 통해 공공성 확보는 물론 국민들도 이해할 수 있는 사업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떤 사업이든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 방향설정이 잘못되면 수많은 비용과 노력을 들여 사용되지 않는 결과물이 만들어질수도 있기 때문이다. 창원산단의 스마트 물류 플랫폼 구축·운영사업은 전체 3단계에 걸쳐 사업이 진행된다. 현재 1단계의 중간지점에 와있다. 정확한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하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컨소시엄 기업들과 물류의 디테일을 살리기 위한 준비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창원산단의 스마트 물류플랫폼이 정체되어 있던 산단공 공동물류센터에 어떤 스마트를 더할 것인지 기대가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박민원 단장은 “물류 관련해서 신기술이 창원에 많이 적용되었으면 좋겠다. (경남)도에서도 물류와 관련해 관심이 높다. 또 창원 인근에는 동북아물류허브로 도약하고 있는 부산 신항이 있다”며 “이번 스마트 물류사업이 부산 경남 지역의 물류산업에 조그마한 씨앗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시작점이니까 더 신중하게 진행 하고 있다. 앞으로 창원산단의 스마트그린물류사업단이 만들어나갈 스마트 물류 플랫폼을 기대해 달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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