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수 경쟁에서 '배달' 경쟁으로…객 단가 높아 점주는 물론 소비자 반응 좋아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국내 편의점 수는 4만 2000개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인구 1350명당 한 개꼴로 ‘편의점 왕국’으로 불리는 일본이 같은 해 2250명당 1개인 것을 고려하며 엄청난 숫자다. 이에 일부에서는 우스게 소리로 한 길 건너 하나씩 편의점이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수많은 편의점에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개한 ‘2019년 6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을 살펴보면 CU,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3사의 매출은 전체 유통시장에서 18.8%를 차지해 오프라인 채널 중 1위에 올랐다. 월별 통계에서 편의점이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동시에 제친 것은 처음이었다.

양적·질적 성장만을 거듭해온 편의점 업계에는 오래전부터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편의점 업계는 ‘배달’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장 가까운 곳에 흔히 있어 배달과 멀었던 편의점이 새로운 ‘배달’의 전쟁터가 된 이유에 대해 알아봤다.

‘과포화’ 편의점 시장, 배달에서 신성장 동력 찾아
저성장의 사회로 진입하면서 예전과 같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산업을 찾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편의점은 매해 두 자릿수 대의 성장률을 기록한 몇 안 되는 업종이다. 높은 성장률을 바탕으로 전국 구석구석 점포를 늘려가던 편의점 업계에는 성장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한편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매해 올라가는 인건비와 건물 임대료와 관리비, 편의점 출점 경쟁으로 인한 점포 수 급증이 수익률 악화로 이어지고 있었다. 이에 편의점들은 자체 물류망을 이용한 편의점 택배 구축해 택배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자체 PB상품의 다양화 등 위기 극복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으며 공을 들이는 분야가 ‘배달’이다.

편의점 배달은 즉시배달을 무기로 편의점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최소 주문금액 1만원, 배달료 3000원’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최근 1~2인 가구의 증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의 소비 패턴의 변화와 도시락 등 자체 PB상품 등 편의점만이 독특한 상품을 원하는 소비자, 점주들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편의점 배달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경쟁자 B마트 등장…플랫폼 다양화 등으로 대응
편의점 업계가 1~2인 가구를 대상으로한 배달에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경쟁자가 등장했다. 국내 배달앱 점유율 1위 배달의민족이 주인공이다.

배달의민족이 시작한 B마트는 즉석 음식부터 식료품, 생필품 등 마트 상품을 기존 배달의민족 앱을 통해 주문이 가능해 접근성이 좋다. 또한 서울 시내 각 구 단위로 물류창고를 운영하며 직배송한다. 마트 등 기존 유통업체가 시외에 초대형 물류센터 구축해 활용하지만 B마트는 기존 유통업체와 달리 도심에 소형 보관소 개념의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B마트는 경쟁자들과 비교해 가격이 저렴하지 않지만 빠른배송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배민라이더스를 활용해 오토바이로 배송이 이뤄지며 평균적인 배달 시간은 30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소규모 주문이라는 점을 고려해 비닐봉지가 활용되며 신선식품 등의 경우 아이스팩과 배송된다.

오프라인 점포에 이어 배달에서도 치열한 경쟁 중인 편의점 업계는 서비스 전국확대, 플랫폼 다양화, 무료배달 이벤트 등을 통해 시장 확대에 나섰다.

편의점 중 가장 먼저 배달 서비스를 선보인 CU는 현재 3000여개 점포에서 제공되는 배송서비스를 1분기 내 5000여개로 확대하는 한편 네이버와 플랫폼 통합관리서비스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제휴 계약으로 별도의 애플리케이션 설치 없이 네이버로 접속해 CU를 검색하면 반경 1.5km 이내에 있는 점포에서 260여 가지 상품을 주문할 수 있어 고객들의 편의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S25는 한시적인 배달비 무료 이벤트를 통해 고객 잡기에 나섰다. 이벤트 기간에 요기요를 통해 GS25 주문 시 배달비가 무료이며 첫 구매 고객은 만 원을 할인하고 기존 고객은 5000원을 할인하는 등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고객을 유치할 계획이다.

편의점 배달, 상생 위한 서비스 발전 연구해야
배달앱 요기요는 전체 주문량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 2월 10일부터 3월 8일까지 편의점 배달 주문량이 직전 한달 대비 27%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배달물량 증가에 대해 물류 전문가는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비대면 배송의 확산, 재택근무, 개학 연기로 인한 소량의 음식 및 생필품 주문이 늘어난 것”이라며 이번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소비자들의 인식이 크게 변화했으며 집에서 여가를 보내는 홈족, 편리함을 느낀 고객이 많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분야라고 말했다.

편의점 배달을 담당하고 이륜차 업체 관계자는 “최근 편의점 배달이 늘어난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며 “배달음식 외에 이륜차 배달 시장이 커지는 것은 반갑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분 단위 배달 경쟁, 배달 수수료 단가 인하 등 배달기사를 어렵게 하는 방향이 아닌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주문금액과 배달료 등으로 걱정했지만 서비스가 순조롭게 안착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배달 서비스가 고객의 편의는 물론이며 가맹점의 수익성 개선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해 축적된 데이터와 고객, 가맹점주들의 피드백을 통해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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