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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3. 물류비 역습에 우왕좌왕 화주사들, 어찌하오리까
인상 요구 공감하지만 막상 올려주려니 아깝고, 대략 난감
장지웅 기자 | j2w2165@klnews.co.kr   2019년 04월 15일 (월) 10:14:59
   

지속적인 물류비 하락을 견디다 못해 물류비 현실화를 요구하는 물류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물러설 곳이 없다는 심정으로 인상을 요구하는 물류기업들의 행보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한 화주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예상치도 못했던 물류기업의 역습에 화주기업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며, 눈치만 살피고 있다.

직접 피부로 와 닿은 물류비 인상 바람
물류비 인상 요인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최저 임금은 물론 미세먼지 대책의 일환으로 경유가 인상 및 유가보조금 폐지 등까지 얘기가 나오며 물류비는 더욱 올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여러 요인들로 인해 업계에서는 물류비 인상은 당연한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제는 그 수준이 어느 정도 될 것인가에 더욱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물류비 인상 요구 사례가 늘다보니 화주기업들을 대표하는 A경제단체는 얼마 전 물류전문지 기자단을 초청,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곳에서 그들은 국내 제조기업의 수출 경쟁력 약화 등을 예로 들으며 물류비 인상 움직임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A경제단체의 이런 움직임을 통해 지금 화주기업들이 처한 상황과 물류비 인상에 대한 긴장감이 얼마나 고조되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A경제단체 관계자는 “물류비 인상은 해외 시장에서의 국내 제품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며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물류원가와 물류서비스 측면에서의 강점이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물류비 인상은 최소화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입찰 후 업체 간 줄타기, 이젠 효과 미비
최저 임금 인상 등으로 물류기업의 운영 원가는 크게 증가한 면면 화주기업들이 지불하는 물류비는 꾸준히 하락해왔다. 지금까지 물류기업들은 이를 혼자 감내해왔다. 엄밀히 말하면 제 살 깎기 식 치열한 경쟁으로 스스로 물류비를 낮추는 환경을 만들어왔던 것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화주기업들은 이를 교묘히 이용하며 물류비를 낮춰왔다. 물류기업 간 경쟁을 부추기면 물류비가 내려가니 이런 전략을 반복해 이용해왔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저단가 경쟁을 지양하고 제 값을 받겠다는 물류기업들이 늘며 화주기업들의 물류기업 경쟁 부추기기 전략이 먹히지 않고 있다.

남은 죽어도 혼자만 살면 된다는 식의 전략에서 벗어난 물류기업들이 많아지자 화주기업이 진행하는 입찰에 대한 효력 자체가 약화된 것이다. 얼마 전 L택배사가 대규모 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화주기업의 입찰 참여를 요청받았지만 단칼에 거절한 게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L택배사 대표이사는 “특정 기업의 저단가 물량을 수주하면 매출은 올라갈 수 있지만 회사 전체로 봤을 때는 오히려 손실을 발생시키는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았다”며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참여할 필요는 전혀 없어 고객의 요청을 정중히 거절했다”고 말했다.

물류비 인상은 불가피한 수순, 알지만 실행은..
기존 물류파트너사들의 물류비 인상 요구에 화주기업들은 다른 물류파트너를 물색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자신들의 요구 조건을 고스란히 충족시켜주겠다며 선뜻 나서는 기업들이 많지 않은 것이다.

오히려 머릿속만 복잡해지고 있는 모양새다. 본인들의 물량과 매출이면 물류기업들이 언제든 두 팔 벌려 환영해줄 것으로 여겼는데 시장 상황 자체가 급격히 변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기존 물류파트너를 다시 찾아가 서비스해달라고 사정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이처럼 화주기업들도 물류비 인상은 이제 불가피한 수순으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 정작 실행까지는 망설이고 있다. 머릿속으로는 이해하지만 막상 실행으로 옮기려니 몸이 따르지 않고 있는 것.

한 화주기업 담당자는 “과거에도 물류비 인상요인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물류비를 인상해준 경험이 없다. 누군가는 저단가로 영업을 하는 기업이 있지 않을까 눈치를 살피는 중이다. 그러나 과거와는 분명 분위기 자체가 다른 건 확실하다”고 말했다.

요식 행위 정도의 인상으로 달래기 나선 화주
전반적으로 물류비가 올라가는 추세를 고려해 오히려 물류기업들에게 역제안하는 화주기업 사례도 늘고 있다.

물류기업들의 인상 요구 폭이 클 것을 고려해 먼저 최소한의 인상 폭을 선정해 먼저 제안하는 것으로, 물류비를 인상할 수밖에 없는 물류기업의 명분도 살려주고 자신들도 실리를 찾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물류기업들도 이런 화주기업들의 제안은 최대한 수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금껏 화주가 먼저 물류비 인상을 제안한 사례가 극히 드물다보니 이러한 현상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물류기업들 입장에서 놓치면 안되는 전략적 화주기업들이 많은 만큼 최소한의 명분만 있어도 수용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물류기업 담당자는 “화주기업이 먼저 나름의 방안을 마련해 물류비 인상을 제안하는 것을 보니 환경이 달라졌다는 게 느껴진다. 인상 금액은 크진 않지만 영업사원 입장에서 회사를 설득시킬 충분한 명분이 있어 좋고, 회사도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한 물류전문가는 “최근 보이는 물류비 인상 움직임은 갑과 을 관계였던 화주기업과 물류기업의 위치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시간이 갈수록 물류기업과 화주기업의 위치는 보다 동등한 관계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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