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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환적화물 운송거부, ‘미풍’에 그쳐
운송거부 수차례 예고, 양쪽 당사자 소모적 논쟁만
손정우 기자 | 2315news@klnews.co.kr   2017년 08월 02일 (수) 08:53:44

부산항 환적화물 운송거부 결정이 올해 연말까지 유예되면서 7월31일을 기해 나설 예정이었던 부산항 물류대란은 미완으로 그치게 됐다.

이들의 운송거부는 이미 2달여 전 예고 됐었다. 당시 운송거부를 밝힌 부산 화물자동차운송사업자협회 이길영 트랙터분과 위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부산항 환적화물운송 운임이 지난 4년 동안 한 차례도 인상되지 못해, 더 이상의 물류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부산항을 이용하는 국내외 선사들과 부산항만공사, 1차 운송협력사들에게 운임 현실화 시한을 7월 말로 정하고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지만, 그때까지 운임인상이 현실화 되지 않으면 운송거부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당시 이 위원장은 “운송거부가 현실화되면 화물연대 파업에 버금가는 물류대란이 불가피하다”며 “운송거부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결국 부산환적화물운송업체들의 이번 운송거부는 아무런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운임협상을 올해 말까지로 미뤘다. 화물연대 한 관계자는 "이것 저것 계산하는 부산화물자동차운송사업자협회는 운송거부를 못 할 것"이라며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결론은 기대를 저버렸다"고 전했다. 

문제는 운임 인상을 요구하는 2차 운송 협력사들과 직접 인상 운임을 지불하는 국내외 선사들의 생각이 전혀 다르다는 점이다. 2차 운송협력사들은 “운송거부가 아니라 운임이 낮아 운전자들을 구하지 못해 더 이상의 환적화물 운송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선사들은 “현재의 운임이 적정한지를 조사해 최종 운임을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용역조사를 통해 나온 운임이라도 양쪽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운임 산출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위 사진은 본 기사와 무관함.  
 
운임 인상 주체인 선사·협력사, 생각 달라

현재 부산항 환적화물 운송과 직접 연관되어 있는 사업자는 글로벌 선사인 Mersk와 MSC, COSCO를 비롯해 국적 선사인 현대상선, 팬오션등 국내외 선사들과 이들이 싣고 온 화물을 내리고 선적하는 터미널 운영사, 또 하기된 화물을 운송하는 1·2차 운송 협력사들이다. 통상 국내외 선사들이 부산항에 접안하면 선박에서 터미널운영사가 부산항 화물터미널 내에 화물을 하기한다.

이후 이들 화물의 최종 목적지가 국내인 화물은 국제물류 사업자들인 포워더들을 통해 외부로 반출 운송하고, 항만 내에서 부두를 이동해 제 3국으로 이동하는 환적화물의 경우 1·2차 운송 협력사들이 24시간 환적화물을 각각의 선사가 정박해 있는 부두로 운송하게 된다.

운송거부 화물은 제 3국으로 운송되어야 하는 환적화물들이다. 현재 부산 신항에서의 환적화물(20피트 기준) 물동량은 연간 1000만 개에 달한다. 또 이들 화물 중 신항 내에서 운송되는 화물은 130만 개 정도로 이들 화물은 24시간 대형 트레일러 화물차 250대 정도가 1차 협력사들과 연간 계약으로 운송되고 있다. 또 신항과 구항(신선대 부두)간 환적화물 운송 시스템은 통상 1차 협력 운송업체(동방, 셋방, 한진,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동부익스프레스 등)들은 국내외 선사들과 직접 운송 계약을 맺은 뒤 부두 간 환적화물 운송 물량의 40%를, 나머지 60%는 1차 협력사에게 재하청 받은 2차 운송협력 업체가 맡아 운송된다.

최근 부산항 환적화물 운송거부를 밝힌 주체는 이들 2차 협력사 1000여개 운송사 및 개별차주들이다. 현재 항만 내 혹은 신항과 구항 간 환적화물 운송업체가 컨테이너(20피트 기준) 한 개를 운송하고 받는 운임은 평균 1만 7000원 정도. 이들의 서비스는 컨테이너 차량 1대에 2명의 운전자가 격일로 24시간 2교대로 일하며, 하루 약 15회의 환적화물을 운송한다.

2차 운송 협력사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최저임금으로 지금과 같은 노동 강도에 따른 임금을 지급하려면 약 3600만원~3800만원의 연봉은 되어야 하지만, 현재 받은 연봉은 2천 만원 후반대”라며 “엄청난 노동 강도와 달리 받는 급여가 작아 현장을 떠나는 운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현재 2차 운송협력사 소속 운전자들 중 운임 현실화 요구에 서명한 운전기사들은 1500명 정도에 이른다.

운송거부 아니야, 합리적 운임산출 필요

2차 협력사 한 관계자는 “현재 남아있는 운전자들은 힘든 노동 환경에도 불구하고, 작은 월급이라도 받아야 생활이 가능한 사람들”이라며 “협상이 불발돼 이들 마저 노동현장을 떠나면 환적화물 운송은 대체할 차량이 없다”고 말했다. 만약 운송거부가 현실화되면 1차 협력사들은 별도의 차량을 지금의 비용보다 훨씬 더 큰 비용을 지급해야 운송할 수 있다.

2차 운송협력사 관계자는 “1차 협력사들이 선사들과의 운임조정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지만 입찰 자체가 저가 수주로 진행돼 당장 인상 요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들이 대외적으로 파업을 독려하지는 않지만, 결국 이번 운임인상은 운송거부 외엔 별다른 뾰족한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일부 선사 관계자들도 “1차 운송협력사들에게 환적화물운송에 대한 입찰에 나서보면 어떻게 이런 운임으로 운송에 나설 수 있는지 의한 저가 수주에 나선다”고 비꼬기도 한다.

한편 2차 운송협력사들이 요구하는 부두 간 환적화물 인상률은 20% 정도다. 이길영 화물자동차운송사업자협회 트랙터분과위원장은 “협상이 마무리돼 인상된 운임은 차주나 운전자들에게 지급되게 할 것”이라며 “운임 인상만이 현장을 이탈하는 운전자들을 잡을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 이들의 운송거부는 아무런 결론 없이 미뤄진 상황이다.
 
지난 정부 때부터 4년여 동안 운임 인상이 한 차례도 없었다. 그 결과 운전자들이 하나둘씩 이직하면서 차량 가동률도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이번 부산항 환적화물 운송거부는 뻔한 원인과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이미 나와 있는 상황이다.

국내 육상화물운송시장은 과당 경쟁으로 수익이 악화, 저임금과 과도한 노동으로 사고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표준운임제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번 운송거부 사태 역시 운임 현실화 방안이외에는 대안이 없는 만큼 전향적인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부산항 환적물동량은 734만8000TEU에 달해 전체 물동량 중 57%를 차지하며 아시아지역의 물류허브 지위를 굳건히 하고 있다. 따라서 하루빨리 환적운송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는 합리적 운임산출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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