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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오영택 서경대학교 교수
내 인생 키워드는 ‘변화와 본질’
이경성 기자 | bluestone@klnews.co.kr   2016년 02월 01일 (월) 09:21:29

1997년 국내 최초로 대학원 과정에 물류학과를 개설한 서경대학교는 지금까지 산업체를 위한 물류대학원 교육기관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대학원 물류학과장과 학부 내 물류유통경영학과장을 역임하고 있는 오영택 서경대학교 교수는 이곳에서 10여 년째 강의를 맡고 있다. 화주기업 출신으로 공장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일했던 그는 물류와 연을 맺은 뒤 컨설턴트를 거쳐 교육자로 지금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오영택 교수를 만났다.

   
 
  △오영택 서경대학교 교수.  
 
오영택 교수는 충청도 홍성에서 농업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당시 농고는 진학 경쟁률이 높았고, 관련 기업에 들어가거나 대학에서 농업을 전공하려던 학생들이 많았다. 고등학생이던 오 교수의 생각도 이와 다르지 않아서 물류와 관계없는 곳에서 일할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느 날 선생님께서 앞으로 농업으로는 시대를 앞서갈 수 없으니 너희들도 변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막연하기만 했던 진로를 고민하게 됐다. 당시 국내 산업은 공업화가 진행되고 있을 때였는데, 선생님 말씀에 공대를 꿈꾸게 됐다.”

한양대 공과대학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삼양사 울산공장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생산기술파트를 거치며 장부관리, 예산관리, 품질관리 등 밑바닥부터 일을 배워갔다.

“국내 기업의 물류관리가 본격화된 것은 88년 올림픽 이후로 본다. 이때 물류의 기본 체계인 화물유통촉진법이 제정됐고, 물류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나 기업 내 조직을 구성하기 시작했다. 나도 그때 물류라는 단어를 접했다. 그러나 70~80년대 생산 중심의 경제에서도 물류는 존재했다. 내가 공장에서 근무하면서 했던 일들은 구매와 재고관리의 표준화 작업, SCM을 바탕으로 한 생산 합리화, 파렛트 도입 같은 것들이었는데, 당시에는 그냥 생산의 한 과정으로 여겼다. 물론 지금은 물류의 한 분야로 인정받는 것들이다.”

직장인에서 일본유학, 그리고 서경대
공장에서 10년, 본사로 옮겨 10년을 채운 오영택 교수는 안정된 직장 대신 새로운 변화를 결심했다. 화주기업 출신으로서 제조 현장을 잘 알고 있던 그는 가장 매력적으로 여겼던 물류를 택했다. 직장생활 말미에는 물류부장을 맡았지만, 전문적이진 않았던 터라 좀 더 깊이를 두고 싶었다.

“우리나라 산업계가 일본을 따라가는 상황이어서 일본 쪽 정보에 관심이 많았다. 그런데 일본경제에 거품이 꺼지면서 변화가 시작되더라. 종신고용도, 문어발식 확장도 가만히 있으면 변화에 빨리 대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 일본에 건너가 경쟁력을 찾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일본에서 물류를 공부하던 오영택 교수는 IMF 때 기업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그는 일본계 컨설팅기업에 들어가 물류컨설턴트로 활동범위를 넓혔다. 한국능률협회, 한국표준협회, 한국생산성본부 등 주요 단체에서 진행하는 교육이나 관련 프로그램에도 꾸준히 참여했다.

“컨설턴트로 활동하던 중 서경대학교에서 연락이 왔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물류대학원을 만들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그때가 2006년이었으니 물류대학원이 딱 10년이 됐을 때였다.”

대학원은 교육 내용부터 제도까지 나무랄 데 없이 훌륭했지만, 무슨 일인지 10년 간 배출한 인력은 생각보다 적었다. 오영택 교수는 그 이유를 마케팅에서 찾았다. 산업 현장에 잘 알려지지 않다보니 좋은 교육 프로그램이 있어도 배우러 오는 이가 많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는 직접 발로 뛰며 물류대학원의 장점을 알렸다.

“산업체 근무자를 위한 교육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시간과 돈이다. 때문에 주말이나 야간에 공부를 할 수 있어 업무에 지장이 없고, 제도 지원으로 저렴하게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물론 학문에 대한 전문적인 접근을 통해 현장과 기업에 도움이 된다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물류 아닌 시장을 보라
오영택 교수가 강의하는 대상은 대부분 현직에 근무하는 이들이다. 오 교수는 제자들에게 항상 시야를 넓힐 것을 가장 먼저 주문한다.

“물류 자체에 집중하다보니 시야가 좁은 경우가 많다. 물류를 공부하기 전에 시장의 변화를 살펴봐야 한다. 물류는 결국 시장의 움직임에 따라 변하는 서비스업이기 때문이다. 또 경영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 정리도 필요하다. 산업의 역사에서 살펴본 물류의 모습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 그 바탕을 알면 물류를 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다.”

그의 강의는 학문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가르치는 범위는 한정적이지만 늘 역사적인 흐름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지 않는다.

강의할 때 사용할 교재는 지금도 직접 손을 본다. 처음 강의를 시작했을 때부터 항상 해왔던 일이다. 그는 교재를 만들기에 앞서 화주기업에서 일했을 때와 일본 유학시절 경험을 떠올리고 일본과 미국에서 나온 교재도 꼼꼼히 챙겨본다. 강의를 통해 선진 지식을 소개하는 것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학문과 산업 경계 필요해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물류분야에서도 학계와 산업계의 간극은 존재한다. 이를테면 대학 졸업자를 현장에서 쓰려면 재교육을 해야 한다는 기업들의 불만이 대표적인 예다. 서경대학교 물류대학원은 산업체에 특화된 교육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오영택 교수의 생각은 조금 다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이 존재하는 이유와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나도 산업체에서 재직했던 시절이 있지만, 대학은 학문을 통해 전문인을 배양하기 위한 인간적인 바탕을 만들어가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일부 기업들의 요구는 기능인을 만들어달라는 것이라고 본다. 요즘은 기업과 대학이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지 않나. 그런 걸 이용하는 것이 맞다. 또한 물류라는 학문은 육상과 해상, 항공부터 기계, IT 등 실생활의 모든 기반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범위가 넓어 특정 기업에 맞춘 인재를 만드는 것은 어렵다.”

“주변 도움에 항상 감사하며 산다”
5권의 저서를 출간한 오영택 교수는 매년 1개 이상의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외부 강의, 세미나, 학회활동 등으로 사무실과 강의실을 분주히 오가고 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그는 모든 일이 감사할 뿐이라고 했다.

“인생에서 애로사항은 늘 존재했지만, 최선을 다하려 노력해왔다. 나 혼자의 힘으로 이 자리에 오지 못했다는 걸 잘 안다. 그래서 주어진 일이 더 즐겁고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다.”

오영택 교수는 젊은 시절부터 지금까지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단어가 있다고 했다. 그 단어를 바탕으로 결정을 내리면,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집중해왔고, 좋은 결과를 얻었다. 그 단어는 변화와 본질이었다.

“나는 늘 주변에서 하지 않는 일들에 관심을 가졌다. 제조든 물류든 유통이든 뭔가 새로운 것이 나오면 그 본질이 무엇인지, 왜 세상에 나타나게 되었는지를 고민했다. 그때마다 변화를 모색했고, 운도 따랐다. 농업고등학교를 졸업했지만, 흐름을 읽으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공대를 졸업했다. 잘 나가던 직장생활을 접고 일본으로 유학길을 떠났고, 지금은 학교에서 제자들을 가르치는 걸 내 본질로 삼고 있다. 후배들도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본질을 고민하며 인생을 개척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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