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정부, 드론 택배 시범사업 박차 가해

일본 정부가 2020년 도쿄올림픽을 목표로 소형 무인 항공기 ‘드론(drone)’을 이용한 택배에 도전한다.

지난해 12월 15일 개최된 ‘국가전략특구자문회의(의장 아베 신조 총리)’에서 치바시를 ‘국가전략특구’의 하나로 지정, 의약품 등을 드론으로 배송하는 드론 택배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국가전략특구’는 아베 정권이 도시 재생, 비즈니스 환경 개선, 고용 등 여러 분야 규제를 지역 한정으로 완화해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고 경제활동의 거점을 형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지정한 경제특구다, 치바시는 드론을 활용한 택배사업과 자동 주행하는 무인택시운행사업 등의 실증실험을 진행하겠다고 제안, 이번에 특구로 지정됐다.

치바시 관계자는 “치바시의 마쿠하리 신도심에 위치한 ‘마쿠하리 메세’는 2020년 개최되는 도쿄올림픽의 메인스타디움이다. 일본 정부가 치바시를 전략특구로 지정한 것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2020 도쿄올림픽’을 대비해 미래 도시의 모습을 갖추기 위한 것”이라며 “무인 자율운행되는 ‘로봇 택시’, 숙박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층 아파트단지, 상품을 드론으로 배송하는 드론 택배 서비스 등이 상용화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치바시, 드론택배 시범지구로 선정
치바시의 ‘드론 택배 서비스’는 고층 아파트 배송을 중심으로 한다. 도쿄만 임해부 물류창고에서부터 마쿠하리 신도심 내의 집적소까지 약 10㎞ 거리를 상품을 실은 드론이 비행한다. 집적소 도착 후에는 다시 와카바주택지구 등 고층 아파트 내 각 호의 베란다로 상품을 배송하는 것이다.

쿠마가이 토시히토 치바시장은 “일반적으로 드론 택배의 경우 수평 이동을 생각하지만, 단기적으로 효과가 높은 것은 수직 이동”이라며 “시범운행 지역인 마쿠하리 신도심은 대규모 도심형 주택지역으로, 이미 마쿠하리베이타운에 약 9,400호, 2만 5,000명이 살고 있고 앞으로 와카바주택지구가 완공되면 4,000호, 1만 여명이 거주할 예정이라 수직수송의 효과를 가장 많이 얻을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쿠마가이 시장은 “고층 아파트로 상품을 배송하는 경우 고층을 오르내리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드론 택배는 그 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배송 효율이 크게 올라간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치바시는 의사가 화상전화로 환자를 진료한 뒤 약을 처방하면 지역 약국에서 드론으로 처방약을 배송하는 시범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병원이나 약국을 방문하거나 대기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거동이 어려운 고령자나 장애인, 육아로 인해 외출이 어려운 부부 등도 편리하게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세계 최초 드론 택배서비스…美 아마존 참여?
현재 치바시는 아마존, 라쿠텐 등 이커머스기업과 사업화를 위한 검토를 진행 중이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아마존의 참여를 점치고 있다.

한 전문가는 “현재 아마존이 미국, 영국, 이스라엘 등에서 드론 택배의 실증 실험을 하고 있지만 규제 문제로 아직 상용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며 “아마존이 규제 완화라는 기회를 놓칠 리 없다”고 말했다.

더욱이 아마존 측이 치바시의 드론 규제가 완화되면 시범사업에 참여할 용의가 있다고 표명한데다가 아마존재팬의 물류센터가 치바시에 위치해 드론 배송을 통한 배송시간 단축, 인건비 절감 등의 효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어 현재 치바시는 기업 제휴는 협의 중이며 공모를 통해 선정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쿠마가이 토시히토 치바시장은 “3년 이내 사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것이 실현되면 세계 최초의 드론 택배 서비스가 치바시에서 실현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토부, 무인비행장치 시범사업 본격 개시
우리나라도 드론 배송 서비스와 관련한 시범사업이 시작되었다. 지난해 12월 29일부터 부산, 대구, 강원도 영월, 전남 고흥, 전북 전주 등 5개 시범사업 지역에서 현대로지스틱스, CJ대한통운 등의 15개 시범사업자가 참여해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추진하고 있는 ‘무인비행장치 활용 신산업 안전성 검증 시범사업’은 △물품배송, △재난구호, △촬영기반 모니터링, △고층시설물 안전진단, △스마트농업, △통신망 활용, △드론 게임·레저스포츠 등 7개 분야를 중심으로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한다.

이 가운데 물품 수송 분야에서는 드론에 화물운반용 키트(5kg 이내 소형 택배 상자)를 부착해 5Km 이내 거점까지 운반하는 시험 등을 진행 중이다.

CJ대한통운, 현대로직스, 대한항공, 부산대, 항공대, 경북대 등이 MD4-1000 5㎏, T-20 30㎏, RemoEye-020C 12㎏ 등의 드론으로 화물 운반 및 취급 시험, 운반기술 검증, 장기체공 가능성 등을 검증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앞으로 2년의 시범사업 기간 동안 다각적인 안전성 검증 실험을 시행해 실제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시키는데 필요한 안전 데이터의 축적, 성능·기술의 향상, 제도 및 인프라 보완 등 실질적 해법을 도출할 것”이라며 “2018년 이후 드론 신 산업 본격화에 대한 청사진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라고 말했다.


치열한 드론 택배 시장 선점, 정부 지원 절실
2013년 연말, 아마존이 드론을 이용해 주문 상품을 30분 이내에 배송하는 ‘아마존 프라임 에어(Amazon Prime Air)’ 서비스를 공개하며 상업용 드론시장이 열렸다. 2년이 흐른 2015년 연말 아마존은 신형 드론을 이용한 드론 배송서비스를 공개했다. 드론 배송을 실현시키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나타낸 것이다.

이처럼 아마존을 비롯한 글로벌 대기업부터 국내의 스타트업까지 수많은 기업들은 물론, 미국, 중국, 일본 등의 주요 국가들도 상업용 드론 시장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드론 택배는 드론 이용으로 가장 많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분야로, 빠르게 상용화가 추진되고 있다.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는 드론 택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항공법 등 관련 법·제도의 정비, 주행 거리, 무게 등 기존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기술의 개발, 사생활 침해 등의 불안요소 해소 등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토부는 ‘재정지원 무(無)’의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무인비행장치 新산업분야 안전성 검증 시범사업’은 2017년 12월까지 별도의 예산 없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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