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관심 둔 기업 꾸준… 올해 1건 이상 진행될 것으로 예상

또 한 번 택배업계에 M&A설이 제기돼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에 제기된 택배업계 M&A설은 중견택배업체 간 인수합병설로, 다수의 업체 관계자들로부터 전해지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몇몇 관계자들은 중견택배업체인 A사가 다수의 택배업체에 인수 의사를 비쳤고, B택배사가 이에 응해 A사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으며 곧 실사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전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관계자들은 A사가 인수 의사를 비추긴 했으나 B사에서 아직 뚜렷한 답변을 하지 않은 상태라고 전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양측의 의견을 종합해봤을 때 중견택배업체인 A사가 사업 확장을 위해 다른 택배업체 인수를 모색 중인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매월 수억 원씩 적자 나는 중견택배사
몇 년 전부터 업계에는 중견택배업체들을 둘러싼 여러 M&A설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 어떤 기업이 M&A시장에 나왔다는 등 다양한 설들이 끊이지 않고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설들이 제기되는 이유는 뭘까? 이유는 간단하다. 중견택배업체들의 경영상태가 매우 나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부 중견택배업체들은 매월 수억 원에서 많게는 10억 원도 넘게 적자를 보고 있다. 벌써 몇 년째 이런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기업도 있다.

경영 상태가 좋지 않다보니 이들을 둘러싼 온갖 추측들이 난무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지 않는다고 실제 일부 기업에서는 매각을 추진하기도 했다.

이렇듯 지속된 적자로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회사를 매각하려 한다는 설이 가장 많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관심을 갖고 있는 기업들은 많지만 적자 기업을 인수하려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특히 중견택배업체들의 자산 규모가 과거에 비해 확연히 줄었다며 인수 메리트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평가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경영상태가 좋지 않아 자산이었던 터미널 등을 팔고 재임대해 운영 중인 기업이 많아지면서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어려울 때 싸게 인수해 사업을 키우는 것도 좋은 M&A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의견들도 적지 않다. 이것 역시 M&A설이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 중 하나다.

유통기업에 이어 언론에서도 관심 두고 있어
2000년대 중반부터 택배업계에서는 무수히 많은 M&A가 진행됐다. 사업 초기 주인이 현재까지 사업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은 한진, 일양택배 등에 불과할 정도다.

택배업계의 M&A는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택배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 기업이 그만큼 많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는 많은 기업들이 고객 차별화를 위해 B2B에서 B2C영역까지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고자 하는 것에서 비롯된 것으로, 물류, 유통, 제조업 등 다양한 산업군의 업체들까지도 택배사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사모펀드투자회사 등 금융권에서의 관심도 커지고 있으며, 미디어그룹에서도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택배사업 검토를 추진한 기업 가운데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기업으로 농협 등을 꼽을 수 있다.

택배회사 인수를 통한 시장 진입을 위해 몇몇 택배회사 인수 실사까지 진행한 바 있는 농협은 지난해에도 외부 전문가에게 의뢰해 택배사업 진출과 관련한 타당성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아직 최종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지만 지난달 내부회의를 진행한 결과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당분간은 시장에 진입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농협이 아닌 다른 대형 유통업체에서 택배사업 진출을 위한 사업성 검토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전국 수백 개에 이르는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을 운영하고 있는 한 대형 유통업체는 최근 온라인몰 사업 확대와 주문배송 이용 건수가 증가하자 택배사업을 직접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국 수백 개에 이르는 대형마트의 주차장과 여유 부지를 택배서브 거점으로 운영하고 편의점 등을 취급소 등으로 운영하면 충분히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된 이 기업의 사업 검토는 아직 초기단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이 기업의 택배사업 검토 소식을 전해들은 많은 전문가들은 사업 진출 시 성공 가능성이 아예 없진 않다고 보고 있다.

이는 이 기업의 전국 물류인프라와 유통인프라가 우수한 만큼 이를 잘 활용하고 허브터미널 등을 잘 구축하면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들의 얘기다. 여기에 자체적으로 발생하는 택배물동량이 상당히 많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국내 대형 미디어그룹 중 한 곳에서도 택배사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형 미디어그룹은 이를 위해 지난 5월 초 관련 부서를 신설했으며, 기존 택배업체에서 근무한 이들을 영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회사는 기존에 전국적으로 퍼져있는 신문배급소를 활용해 택배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들이 직접 택배사업을 추진하기보단 기존 택배업체와 제휴를 체결, 취급소와 집하 영업 등을 추진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택배 전문가는 “최근 들어 직구트렌드를 비롯해 온라인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 등이 활성화되면서 다시 택배사업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는 상태”라며 “시장에 관심을 두고 있는 기업이 많고 어려움을 겪는 중견택배업체들이 많은 만큼 향후 택배업계 M&A는 충분히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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