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센, 내년부터 물류전문기업으로 본격 행보 시작”

지난해 2월 웅진그룹은 웅진로지스틱스를 북센 웅진로지스틱스 사업부문으로 합병시켰다. 그리고 올 초부터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와 그룹의 모태인 웅진씽크빅과 북센 등 몇몇 계열사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1980년 창업 당시로 돌아가 도서 출판 유통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물류 역량이 더욱 강화된 북센의 향후 행보에 물류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류회사로의 변신을 준비 중인 ㈜북센 물류사업본부의 임우택 본부장·상무를 만나 앞으로의 계획, 출판 물류의 특성, 그리고 국내 물류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올해는 정비, 내년엔 도약
“과거 북센은 출판물의 도매·유통을 주로 해왔다. 2012년 2월 해상·항공 수출입, 육상운송, 보세운송 등 복합운송전문 포워더로써 웅진그룹의 국제물류를 담당하던 종합물류기업 웅진로지스틱스가 합병돼 (주)북센 웅진로지스틱스 사업부문이 되면서 물류사업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 올해부터 매출액의 50%이상이 물류업에서 나오고 있다”라며 임우택 상무는 북센이 서서히 물류전문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상무는 “올해는 물류전문기업의 틀을 마련하고 조직을 정비하는 시기로 삼고 있다”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할 것이다. 북센만이 할 수 있는 특화된 물류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기존의 쟁쟁한 물류기업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북센만이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 출판물류의 정확성과 렌털서비스 물류의 신속성 등 우리의 색깔을 충분히 나타낼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로 경쟁력을 갖출 계획이다. 알토란같이 작지만 강한 물류기업으로 성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북센은 고객사인 C사의 물류혁신을 위하여 충남 공주 지역에 중앙 허브 물류센터 개발을 제안해 구축했으며, 물류공급체계를 최적화해 물류비를 크게 절감하는데 성공했다.

임상무는 “소형가전 중심의 렌털물류 서비스는 정확한 재고관리, 맞춤 배송 서비스(Just On Time Delivery), 지속적인 현장서비스개선, 회수물류서비스 등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전국에 거점을 두고 직원들의 고객 대응 서비스 교육을 강화했다. 이러한 장점을 십분 발휘해 고객사와 함께 윈-윈(winwin)하는 모델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파주 출판물 종합유통센터, B2C에 적합하게 변신
1996년 설립 이래 출판물류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온 북센은 2004년 경기도 파주에 연면적 1만 6,000평 규모의 출판물종합유통센터를 완공하고 최첨단 자동화 설비와 통합물류정보시스템(WMS)을 구축했다.

2007년 6월 물류사업본부 본부장으로 온 임 상무는 오자마자 센터의 프로세스를 개조해야만 한다고 판단, 동양 최대의 출판물종합유통센터를 뜯어 고치기 시작했다.

임 상무는 “당시 경영진은 이미 우리 센터가 동양 최대 규모이고, 최첨단 자동화 설비를 갖추고 있는데 왜 고치려고 하느냐고 했다. 기존 센터를 유지하면서 그 속에서 생산성을 높이는 것을 원했다. 하지만 시장 상황에 맞게 물류센터가 혁신돼야 이익이 생긴다는 신념으로 밀어붙였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당시 물류센터는 동네서점 등 오프라인 매장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며, 출판시장이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생각하고 지어졌다. 하지만 인터넷 서점 등 온라인 매장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전자책이 등장하면서 출판시장이 급변하고 있었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 맞춰 기존의 B2B에서 B2C로 물류센터를 변화시켜야만 했다. 먼저 고객사의 주문 유형을 파악하고, 주문 형태를 바탕으로 센터를 바꿨다.”

임 상무는 “출판물류는 인터넷 서점의 등장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과거 출판물류는 물류센터에서 서점으로 가는 것이 주였는데, 지금은 책을 주문한 고객에게 바로 배송된다. 이와 함께 주문패턴도 변해 과거 대비 1회 주문단위량이 적어져 주문빈도가 높아졌다. 따라서 이와 같은 작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물류센터를 처음부터 새로 짓는다는 마음으로 센터 내 운영 프로세스를 재구축했다. 그 결과 2011년부터 흑자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임우택 상무는 “국내 물류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물류기업이 창고, 수송, 택배 등 단순 물류업무만을 수행해서는 안 된다. 창고+α, 수송+α, 택배+α 등 +α의 개념을 바탕으로 고객사의 비즈니스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물류서비스를 제공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출판물류의 ‘롱테일 법칙’
임 상무는 출판물류의 특징으로 SKU(Stock Keeping Unit)가 많다는 점을 꼽았다.

“자동차부품이나 의류 등 SKU가 많다고 하는 업종에서도 10만 개를 넘기기 어렵다. 이에 비해 출판물류는 보통 50만 개에 이른다. 매일 수백 종의 책이 출판돼 새 품목이 들어오는 것이 출판물류의 첫 번째 특징이다. 두 번째는 라이프 사이클이 짧다는 것이고, 세 번째는 반복 구매가 어렵다는 것이다. 한번 읽은 책을 다시 사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마지막으로 전통적인 마케팅에서 흔히 이용되는 ‘80:20의 법칙’, 즉 ‘파레토의 법칙’ 대신 ‘롱테일(Long Tail) 법칙’이 통한다는 것이다. 출판물류에서는 20%의 상품이 매출의 80%를 발생시킨다는 ‘파레토 법칙’이 아닌, 80%의 ‘사소한 다수’가 20%의 ‘핵심 소수’보다 뛰어난 가치를 창출한다는 ‘롱테일 법칙’이 적합하다. 따라서 주력 아이템 외의 나머지 출판물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골고루, 장기간동안 팔리는 80%의 재고 관리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주문형 도서 출판(POD)’으로 재고 줄일 수 있어
산업 환경, 영업 환경 등 물류센터를 둘러싼 내외적 환경 변화에 항상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임 상무에게 앞으로의 출판산업에 대해 물어봤다. 임 상무는 ‘주문형 도서 출판(POD)’에 주목하고 있다고 답했다.

“3~4년 전부터 미국에서는 ‘주문형 도서 출판(Print On Demand)’ 시장이 떠오르고 있다. 컴퓨터를 이용해 고객이 원하는 대로 주문을 받아 책을 제작해 주는 서비스이다. 원고 작성에서부터 제본에 이르는 출판의 모든 과정을 온라인으로 처리해 출판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기업의 각종 보고서, 대학의 졸업논문, 연구보고서 등과 같이 소량다품종의 인쇄물에 많이 사용된다”고 소개했다.

임 상무는 “인쇄산업의 특성상 기본 2,000~3,000권씩 찍어놓고 판매를 하기 때문에 재고가 많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많은 품목이 오랫동안 판매되기 때문에 재고 부담이 더욱 크다. POD가 본격화 되면 이러한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우선적으로 초기 판매가 끝난 후의 추가 주문에 적용해볼만 하다. 롱런하는 책의 경우 출판 1년 후에도 주문이 이어진다. 이러한 주문량을 주문 후 생산 방식으로 제작하면 제작비, 물류비 모두 크게 줄일 수 있다. 이와 함께 맞춤형 서적을 만들 수도 있다. 예컨대 여행 책을 살 때 국가별로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고자 하는 도시 부분만, 필요한 챕터를 모아 출판할 수도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α가 필요한 국내 물류산업
“아마존은 인터넷 서점으로 시작해 인터넷 쇼핑몰을 거쳐 오늘날 인터넷 물류기업으로 불리고 있다. 전 세계의 벤더들이 아마존의 공급망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우리 물류기업들이 단순 기능 중심의 오퍼레이션 로지스틱스(operation logistics)에서 벗어나 비즈니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비즈니스 로지스틱스(business logistics)를 추구하면 아마존처럼 전 세계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

임 상무는 “국내 물류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각 물류기업이 창고, 수송, 택배 등 단순 물류업무만을 수행해서는 안 된다. 창고+α, 수송+α, 택배+α 등 +α의 개념을 바탕으로 고객사의 비즈니스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물류서비스를 제공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고객사에 도움이 되는 제안, 사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해야 고객사와의 관계가 공고해지고,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다. 단순한 가격 경쟁, 올 연말까지만 버티면 된다는 사고방식으로는 오래 가지 못한다. 오히려 화주가 이를 악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고객사의 산업·시장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구매, 생산, 판매, 마케팅 등을 모두 아우르는 안목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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