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부처 만들어져야”

오거돈 한국해양대학교 총장이 곧 임기를 마친다. 우리나라 해운물류 전문인력 양성의 메카라 할 수 있는 한국해양대학교를 이끌어온 지 4년. 오 총장은 취임 당시 한국해양대학이 ‘선진 해양강국을 리드하는 글로벌 대학’으로 발돋움하는 데 일조하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오 총장은 ‘아쉬움이 많다’지만 그를 지켜본 이들은 ‘4년 전의 다짐대로 실천한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한국해대 발전의 기반 갖추었다”

오거돈 총장 취임 당시 한국해대는 국내 유일의 해양특성화 종합대학의 위상에도 불구, 침체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제 한국해대는 발전의 새로운 원동력을 갖추고 활력을 되찾은 모습이다.
오 총장은 “대학 구성원과 더불어 다방면에 걸친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열심히 추진해 온 결과, 이제는 우리 대학이 국내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반들을 어느 정도 갖추게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자부한다.
먼저 국내 유일 해양특성화를 지향하는 종합대학에 걸맞게 해양과 관련된 주요 국책사업을 수주하는데 매진, 수주액이 지난 10년 간보다 많은 1,382억 원을 돌파하였고, 전임교원 1인당 연구 지원비도 부산ㆍ경남 지역 전체 대학 가운데 1위를 달성, 한국해대의 연구 능력 우수성을 입증했다.
특히 오 총장은 IAMU(세계해양대학교연합)와 AMFUF(아시아해양수산대학연합) 등 국제기구를 통해 세계 해기사 공급시장을 컨트롤할 수 있도록 대학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왔다. 오 총장은 국제해사기구(IMO)의 유일한 비정부기구(NGO)로서 전 세계 28개국 53개 회원 대학교로 구성된 IAMU에서 2010년 4월부터 국내 최초로 의장직을 맡아 총회를 유치하는 등 세계 해양 정책의 결정과정과 제도 개선 논의 등에 본격적으로 참여해 왔다.
대학 내적으로는 장학금 지원, 취업촉진, 어학능력 향상, 글로벌 능력 배양, 교육 환경 개선 등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여러 가지 사업을 계획하고 시행해온 점이 주목된다. 그 결과 교육역량강화사업에 4년 연속 선정됐고, 전국 4년제 국공립대학 가운데 교육성과지수 3년 연속 1위, 부산ㆍ울산ㆍ경남 지역 전체 대학 가운데 가장 저렴한 등록금 유지, 2011년도 전국 국공립대학 취업률 1위(다그룹), 부산ㆍ울산ㆍ경남 지역 취업률 1위 등 대학의 교육 경쟁력을 확고히 인정받고 있다.

“한국해대 미래발전 기반 조성 보람 커”

오거돈 총장은 “지난 4년간의 재임 기간 중 대학의 미래 발전 기반 조성을 위해 힘써온 일들이 가장 기업에 남는다”며 대학의 숙원사업이었던 승선생활관 재 건립 문제를 해결한 것을 예로 든다.
그는 “1945년 개교 이래 해사대 학생들의 기숙사 역할을 해온 승선생활관이 노후화 되어 안전사고 발생이 우려되는 등 우리 학생들이 고충을 겪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제대로 된 해결 방안이 나오지 못했다”며 “얼마 전 우리 대학의 꾸준하고 간곡한 요청 끝에 국토해양부의 협조를 얻어 BTL 방식으로 기숙사를 건립하게 되어 매우 기뻤다”고 말한다. 
이 밖에도 “선박모의실험장치와 케미컬탱커훈련센터를 보강함으로써 기존의 마린시뮬레이션 센터를 세계 최고 규모의 센터로 거듭나게 한 것, 시대 변화에 맞춘 학제 개편으로 해양프랜트운영학과를 신설하고 선박금융학과와 해양군사대학이라는 계약학과를 만든 것이 큰 보람이었다”고 소개한다.

“해양은 세계 1위에 오를 가능성이 있는 분야”

해양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정부 부처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 오 총장의 지론.
그는 “과거 해양수산부 시절에는 장관이 24시간 해양에 대한 문제를 걱정하고 챙겼다. 그 만큼 해양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 정부에선 국토해양부와 농림수산부의 담당 국장 한두 명이 그 일을 하고 있다. 따라서 국정 우선순위에서도 밀리고 관심도 적어질 수밖에 없다. 당연한 결과로 예산이나 인력 면에서도 해양분야는 뒤처질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한다.
오 총장은 “해양은 우리나라가 세계 1위에 오를 가능성이 있는 분야”라고 확신한다. 우리나라는 좁은 국토와 부족한 자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해양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해양강국이 되었지만 우리는 아직도 해양분야를 단순히 항만물류로만 한정하여 보고 있다. 그러나 해양은 해양자원, 해양에너지, 해양바이오, 해양플랜트, 해양관광 등은 물론 지구온난화와 같은 기후변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분야다. 따라서 해양총괄부처의 신설 내지 부활은 절체절명의 과제다.
그는 “해양수산부를 폐지한 현 정부 입장에서 해양부처의 부활이나 신설이 당장은 어려울 것”이라면서 “그렇다면 그에 상응하는 관련 위원회, 예를 들어 해양력강화위원회 같은 본부조직을 만들어 대통령 또는 총리 직속으로 두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안한다. 물론 그럴 경우 그 조직은 해양 관련 부처 장·차관을 총괄하는 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 아니면 청와대 내에 해양특보 자리라도 새로 만들어 현안을 전담토록 하는 등 국정철학을 굳이 변경하지 않더라도 정부 차원에서 해양 정책을 총괄하는 조직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해양발전 등 3대 기조 실천 의지 변화 없어

오거돈 총장은 퇴임 후에도 자신의 삶의 기조를 이어나갈 생각이다. 그는 “과거 공직생활과 총장직을 수행하면서 해양발전, 부산발전, 국가균형발전이라는 3대 기조를 지키는데 내 역량을 쏟아 부었다”면서 “앞으로도 그 기조는 변함이 없을 것이며, 그 기조를 실행하기 위한 봉사의 길을 묵묵히 걸어갈 따름”이라고 말을 맺는다.
<김성우 기자, soungwoo@k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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