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의 기회 ‘새로운 문명을 여는 새만금’

▲ 군산시청사 로비에 있는 새만금 개발 모형중 새만금 신항과 배후신도시
“새로운 문명을 여는 도시” 새만금이 군산 물류산업에 있어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인가? 환황해 물류시대의 주역을 꿈꾸고 있는 군산이 새만금 개발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대규모로 개발될 새만금이 거대한 물류수요를 창출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지정학적 환황해권 교역 교두보

새만금 개발사업은 새만금을 동북아 경제중심 명품도시로 개발하는 국책사업이다. 개발면적은 토지 283㎢, 담수호 118㎢ 등 총 401㎢에 달한다. 오는 2030년까지 약 22조 1,900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국무총리실 새만금사업추진기획단이 총괄하고, 농식품부, 국토해양부 등 8개 중앙부처가 단위 용지별로 나누어 추진한다.
정부는 지난 3월 16일 새만금을 세계적인 명품도시로 만들기 위한 마스터 플랜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개발사업에 들어갔다. 정부는 “새로운 문명을 여는 도시, 새만금”을 비전으로 정하고 새만금을 동북아 경제 중심도시, 미래성장 엔진으로 만드는 작업에 들어갔다.
새만금 개발사업의 물류적 가치는 환황해권의 경제 규모로 평가된다. 일반적으로 환황해권이라 하면 황해를 둘러싸고 있는 지역으로, 우리나라의 서해안권과 남해안권을 비롯, 중국의 동해안권, 일본의 큐슈까지를 포함하는 지역이다. 물론 그 범위를 넓히면 동북아경제권으로까지 확대할 수 있다.
동북아경제권은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이 속해 있는 아시아의 동북부지역으로, 세계인구의 22.2%, 세계 GDP의 18.6%, 세계 무역량의 16.0%를 담당하고 있는 거대 경제권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정학적으로 동북아의 중심에 위치한 한반도는 중국, 일본이라는 주요 경제대국과의 근접성 등을 고려할 때, 동북아지역의 중심지적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일반적이다. 정부는 특히 우리나라 서해안의 중앙부에 위치한 새만금지역은 물자의 생산과 유통의 중심지로서 환황해권 교역의 교두보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새만금 개발 조감도
물류허브 가치 충분, 중·일과 경쟁할 수도

새만금이 환황해 시대 물류허브로서의 가치를 기대할 수 있게 하는 긍정적 요인들은 적지 않다. 새만금개발사업에 따라 창출될 내부 물류수요는 물론, 중국과 일본의 환황해권역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론 중국과 일본의 환황해권역 개발계획은 물류기능 강화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새만금과 경쟁관계에 놓일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란 지적이다.
중국이 2000년대 들어와 힘쓰고 있는 발해경제권(천진, 위해 대련 중심) 개발, 특히 천진시를 배경으로 하는 빈하이신구의 전략적 육성은 동북아지역의 산업, 물류의 주도권 장악을 위한 포석. 중·장기적으로 새만금과 경쟁관계에 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분석이다.
2006년 경제개발신구로 지정된 빈하이신구는 제조업, 연구개발, 국제업무, 항만·항공물류, 해양관광 중심지로 개발, 북방 대외 개방의 전초기지로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일본의 동아시아 경영전략도 만만치가 않다. 일본은 기존 1축1극형 국토계획에서 아·태지역에 입지하고 있는 지리적 특수성을 고려, 태평양신국토축, 동해국토축, 북동국토축, 서일본국토축 등 4대 다축형 국토계획(2010~2015)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특히 환황해권 전략의 요충지인 큐슈지역은 성장엔진이 되는 도시 산업기능을 강화, 동아시아 중심 위상을 끌어올린다는 청사진이다.
일본은 ‘심리스 아시아(Seamless Asia)’를 지원하는 국토기반의 형성 전략을 수립, 추진 중이다. 동북아의 1일 활동권 형성과 확대를 위한 교통·물류 연계 전략이다. 특히 일본 큐슈 등 서부지역은 우리나라, 중국 동부 연안과 시안, 우한 등 중국 중서부 지역까지를 1일 활동권으로 연계시키고자 하는 항공 중심의 네트워킹 개념을 도입했다. 동아시아의 고속 국제일관수송의 진전을 위해 철도화물 수송력의 증강 등을 통해 Sea&Rail, Sea&Road 등 복합수송 서비스를 촉진시킨다는 주목할만한 그림이 그려져 있다.

군산물류업계 “신항만 컨선석 개발 계획 미흡”

군산시로서는 새만금 개발사업에 있어 군산 물류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새만금 신항만 건설사업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새만금 신항만 건설사업은 군장국가산업단지, 새만금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물동량을 처리하는 항만건설 사업으로, 오는 2030년까지 2단계에 걸쳐 약 2조 5,482억원을 투입, 연간 1,729만 RT를 처리하는 18개 선석(자동차부두 1개 선석, 일반잡화부두 14개 선석, 컨테이너부두 2개 선석, 크루즈부두 1개 선석)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군산시에 따르면 현재 사업시공자 선정 중으로, 금년 12월 착공 예정이다.
새만금 사업이 완료될 경우 새만금 신항만에서 연간 32만8천 TEU의 컨테이너 화물과 1,062만 RT의 잡화 및 자동차 물동량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컨테이너 물동량 추정과 관련, 군산지역 물류업계 전문가들은 ‘너무 보수적 추정’이라고 지적하면서 ‘군산 인근의 물동량뿐 아니라 수도권, 중부권, 호남권 등의 물동량을 흡수해 명실상부한 환황해 물류허브가 되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없는 그림’이라고 꼬집고 있다.
정부는 새만금 신항만 개발사업이 완료되면 중국과의 인적, 물적 자원교류와 국제교역량 증가에 대처하는 것은 물론 새만금 산업단지 수출입 지원과 유통기지 역할을 담당하게 됨으로써 미래지향적 종합항만 시설의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새만금 토지이용 계획
한편 군산지방해양항만청은 지난해 12월 30일 새만금 신항만 방파제축조공사 시행을 위한 환경영향평가용역 및 기본조사용역을 착수함으로써 새만금 신항만 개발사업의 본격 추진을 알렸다.
새만금 신항만 개발사업에는 2단계에 조성될 114만㎡의 복합물류시설 개발이 포함돼 있다. 오는 2020년까지는 복합물류시설이 들어서지 않는다. 군산지역 물류기업들이 새만금 신항만 개발사업에서 아쉬워하고 있는 부분이 이 부분이다. 군산지역 물류기업들은 현재 군산항에서 처리되는 화물의 보관과 운송 등 물류작업을 할 시설 공간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물류단지 조성이 시급하다는 주문이다.
군산시가 산업단지 인근에 33만㎡ 규모의 물류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현재의 물류수요뿐 아니라 앞으로 추가 창출될 물류수요를 감안할 때 새만금 개발지에 대형 물류시설이, 그것도 빠른 시일내에 조성되어야 한다는 주문이다.
군산공항 화물수요는 국내선의 경우 2020년에 연간 약 7천톤, 2030년에 9천톤으로, 국제선은 2020년 약 2천톤, 2030년에 약 3천톤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2030년 새만금사업 2단계가 모두 완료될 경우 발생할 항공수요는 여객 연간 약 75만명, 화물 약 1만2천톤 정도로 추정됐다.

부정적 요인 염두에 둔 전략 필요

현재 정부는 새만금 개발 사업에 영향을 미칠 부정적 요인에 주목하고 있다. 무엇보다 산업과 기업의 환경을 지원하는 기반시설이 부족하다. 대외적으로 국제공항, 항만 등 물류 인프라 미비로 국가간 이동이 취약하고, 대내적으로는 도로, 철도 등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해 접근성에 제약이 많다.
특히 물류수송과 인력확보에 있어 불리하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인구, 산업이 밀집한 대도시권과 원거리에 있어 물류, 인재확보 등에서 불리하다는 분석이다. 국내 인구, 산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수도권, 부산권 등과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어 물류 수송, 노동력 확보 등에 애로가 있다. 또한 우수한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한 교육·연구시설, 제도적 장치, 거주환경 등의 유인수단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점 등이 꼽히고 있다.
이러한 제약요인을 극복, 해소시킬 수 있는 개발방향과 이 같은 요인을 염두에 둔 군산시의 물류전략이 요구된다.

<김성우 기자, soungwoo@k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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