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 안에 담긴 의미 화합·제휴·공생

‘사람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는 모든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또한 사람 뿐 만이 아니라 기업도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하지만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하나의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기업들은 서로의 상관관계와 이익구조 그리고 이해관계 등 복잡하게 얽혀 있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 내는 것이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운 실타래를 풀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협력의 모델을 만들어 낸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주어진다는 것도 그동안의 사례로 알 수 있다.
2008년 미국의 부동산으로 시작된 경제 위기는 해를 넘겨 2009년에도 쉽게 해결 되지 않을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예측하고 있다. 이렇듯 어려울 때 일수록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모델들이 나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즉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여지는 많아지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협력이라는 단어가 있다. 협력의 사전적 의미는 ‘힘을 합쳐 서로 도움’이다. 하지만 단순히 협력이라는 단어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는 쉽지 않다. 협력과 비슷한 의미을 가진 단어들이 많이 있다. 화합, 제휴, 공생이 바로 그것. 새로운 기축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물류업계가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키워드를 제시해 보고자 한다.

[화합] 업계·정부, 산업기반 조성 협력해야

화합의 사전적 의미는 ‘화목하게 어울림’이다. 물류산업에 있어서 화목하게 어울려야 할 주체들은 정부와 연구기관, 물류업계, 학계 등 많이 있다. 이중에서 업계와 정부는 많은 부분에서 화합을 도모해야 한다.
그동안 물류산업은 산업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2008년은 물류산업에 있어서 관련 법령이 정해지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 물류업계에서는 고무적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아직도 멀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것만큼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 많은 것이다.
한 예로 통계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산업에는 그 산업에 가장 밑바탕이 되는 통계가 필요하다. 하지만 물류업계는 이렇다 할 통계가 없는 상황이다. 또한 있어도 근거가 정확하지 않아 업계에서는 사용하기 힘들다. 하지만 이모든 것이 정부만의 잘못은 아니다. 통계 같은 경우 정부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업계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신뢰 있는 통계자료가 나오기 위해서는 업계에서 데이터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화합이 잘된 예도 있다. 지난 9월 진행된 제3자 물류컨설팅 지원 사업은 정부와 업계가 화합이 잘 된 예로 볼 수 있다. 국토해양부와 무역협회 국제물류지원단이 주체가 되어 진행 된 이번 사업을 통해 3PL기업들은 새로운 화주를 유치 할 수 있었으며 중소 화주 또한 새로운 비용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정부 또한 이를 통해 3PL 활성화라는 과제 해결에 한발 다가섰다.
하지만 아직도 해야 할 일은 많이 남아 있다. 정부와 업계가 좀 더 화합해 말로만 신 성장 동력이 아닌 실제로 국가 발전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물류산업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제휴] 물류업계, 서로를 위한 노력 아끼지 마라.

제휴의 사전적 의미는 ‘행동을 함께 하기 위하여 서로 붙들어줌’이다. 행동을 함께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함께 행동 할 수 있는 발판이 필요하다.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이를 통해 서로의 수익모델을 더욱 굳건히 할 수 있어야 한다.
가장 좋은 예로 종합물류기업 인증에서 전략적 제휴를 선택해 인증을 받은 기업들이 좋은 모델이 될 것이다. 물론 인증 받은 후 전략적 제휴를 통해 어떻게 새로운 수익모델로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과제는 남아 있지만 인증을 받은 기업들은 경기가 어려울수록 경쟁력을 더욱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이 많은 것이 사실 이다.
또 한 예로 우체국과 TNT를 들 수 있다. 지난 12월 11일 우체국과 TNT사가 국제 특송에 대한 제휴를 맺었다. 이 제휴는 서로의 인프라의 강점을 공유해 고객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모델이다. 우체국은 해외에 부족한 거점을 TNT에서 채우고 TNT는 국내의 부족한 거점을 우체국에서 채우는 것이다. 경제위기로 거점에 대한 투자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결정은 제휴의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쉽게 되고 있지 않은 물류공동화도 제휴의 좋은 모델이 될 것이다. 지난 8월 코레일과 양회기업 7개사가 벌크 양회 화차를 공동 사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전용 화차를 줄이고 공동으로 사용해 화차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물류비를 줄일 수 있는 상생의 모델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공생] 화주와 물류기업의 파트너십이 필요하다.

공생의 사전적 의미는 ‘서로 도우며 함께 삶’이다. 즉 갑을 관계가 아니라 파트너십을 공유해야 하는 관계라는 말이다.
공생의 관계는 물고기와 청소새우의 관계를 예로 들 수 있다. 청소새우는 물고기의 몸에서 여러 가지 기생충을 먹이로 얻는다. 이를 통해 물고기는 기생충으로 생길 수 있는 병에서 안전을 확보하게 된다. 이와 같이 물류기업은 화주의 제품을 안전하게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하면서 수익을 얻고 화주기업은 직접 물류를 하는 것보다 적은 비용으로 소비자에게 제품을 전달함으로써 가격 부분에서 경쟁력을 제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만일 물고기가 자신의 기생충을 해결해 주는 청소새우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물고기 또한 병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 물류기업을 파트너가 아닌 자신의 몸에서 부산물을 얻어가는 기업이라고 판단한다면 화주기업도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장에서 절대로 안전 할 수 없다는 말이다.
화주와 물류기업의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는 좋은 예로 헨켈홈케어 코리아와 웰로스를 들 수 있다. 이 두 회사는 끈끈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서로 공생 해 왔다. 헨켈홈케어코리아는 웰로스가 안정감 있게 물류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장기간의 계약을 보장하고 웰로스는 이를 바탕으로 과감한 투자를 통해 물류서비스의 질을 혁신적으로 개선할 수 있었다. 결과는 두말 할 것 없이 양사에 경쟁력 강화로 돌아 왔다.
또 다른 예로 보스톤사이언티픽코리아(주)(이하 보스톤)와 용마로지스를 들 수 있다. 용마로지스는 의료기기 제조업체인 보스톤의 물류만이 아니라 고객인 병원·환자에게 직접 주문접수도 받고 제품 및 용도에 대한 설명도 해주는 등 영업사원이 해야 할 역할도 수행함으로써 최종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더 나아가 보스톤사 제품의 구매력을 높이는 효과를 만들어 냈다. 용마로지스 또한 이러한 효과를 발판으로 보스톤사의 신뢰를 얻었으며 이를 통해 사업을 계속 확장해 나가고 있다. 
<신인식기자, story2021@k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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