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참여가 RFID를 바꾼다

<사진 : 인물, 천안공장.jpg>

LS산전(대표 김정만 www.lsis.biz)이 지난 3월 14일 CI 선포식을 갖고 ‘LG’ 에서 ‘LS’라는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었다. 같은 달 28일에는 18년 간의 여의도 트윈타워 시대를 마감하고 서울역 인근 연세빌딩으로 본사 사무실을 이전하였다.
LS산전은 올해 △경쟁력 강화 △성장가능시장 집중공략 △제품력 강화 △신사업 발굴 및 조기정착 △차별적 역량확보를 통해 ‘내실성장(Profitable Growth)’이라는 기치 아래 초 우량 기업으로의 발돋움을 준비중이다.
LS산전은 그 중에서도 ‘RFID’라는 신사업 수행을 통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비전을 달성하고 핵심역량으로 성장시켜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기업의 목표에 발맞춰 지난 5월 10일에는 천안에 RFID 생산 공장을 가동하여 본격적인 제품 양산에 들어갔다. 생산 공장 내에는 국내 최대규모의 RFID 전용 테스트 센터가 위치하는 등 RFID 시장 개척을 위한 LS산전의 발걸음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

리더기 年 10만대, 태그 年 1억장

Q:지난 5월 LS산전은 천안 RFID 생산공장 가동을 시작하고 본격적인 제품 양산에 들어갔습니다. 공장 및 제품에 관한 이야기부터 시작하시죠.
A: 지난 5월 10일 준공식을 마치고 리더기 양산부터 시작했습니다.
천안에 위치한 공장은 360평 규모로, 그 중 130평이 리더기 양산 라인이고 나머지 230평 정도가 RFID 전용 테스트 센터입니다.
현재로서는 국내에는 이 정도 평수를 보유한 대단위 테스트센터가 없습니다. 리더기와 태그의 성능을 측정하기 위해 줄자를 가지고 손으로 직접 재보는 등의 수동적인 테스트 방법이 많이 시행되는 분위기 속에서 저희는 전자동으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여러 측면에서 리더와 태그를 다양하게 테스트 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이 완비되어있습니다. 세계적으로 보아서도 절대 뒤지지 않는 규모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직 업그레이드 할 부분도 많지만 국내에서 이정도로 시작을 했다는 것도 큰 의의가 있습니다.

가격보다는 품질.성능이 더 중요


Q: 제품 생산 규모와 타사 대비 가격 등에 대한 책정은 어떻게 돼 있습니까?
A: 먼저 양산을 시작한 리더기의 경우는 연 10만대 생산이 가능하며 시장 상황에 따라 계속 증설할 예정입니다. 태그는 금년 말부터 생산할 계획입니다. 년간 6천만장에서 1억장 정도, 시장상황에 따라 규모를 조정할 것입니다.
제품 가격적인 측면에서 말씀 드리면 한가지 확실할 것은 ‘지금은 대기업이라고 해서 중소기업보다 가격을 높게 부를 수 있는 때가 아니다’라는 것 입니다.
지금은 사실상 가격이란 문제보다는 제품의 품질과 성능이 더 중요시 되어야 할 때 입니다. 하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RFID는 안된다, 아직 멀었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어서 품질과 기능이 뒤로 밀려있는 분위기 입니다.
우리의 품질과 기능이 타 업체보다 좋아도 이런 분위기 때문에라도 가격을 높게 부를 수가 없습니다. 상황마다 융통성 있게 움직이겠지만, 대기업이라는 이유로 가격을 높이지는 않을 방침입니다. 현재 시장이 활성화 되기에는 가격이 좀 높게 책정돼 있는 것이 사실이고 제품 성능도 유저의 기대 수준에 조금 못 미치는 현상도 나타나곤 합니다. 아직은 산업초기니까 그렇다고 봅니다.
이런 점들을 개선시키려면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의 노력이 중요한 만큼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들의 노력도 중요합니다. 사용자들의 사용평가나 개선 사항에 대한 적극적인 수용보다 더 좋은 제품 개선 방법은 없다고 봅니다. 사용자들의 다양한 개선안 등의 피드백이 시장으로부터 빨리빨리 와줘야 제품도 더 좋아지고 가격도 내려가고 합니다만, 여러가지 이유로 해서 현재로서는 우리 같은 제조사가 고객에게 피드백을 받을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Q: 에칭 방식, 프린팅 방식, 프레스 방식 등 태그 제조 방식에 대한 제조업체 간의 기술적 우위 논쟁이 뜨겁습니다. LS 산전은 어떤 방식의 태그 제조를 선택하셨습니까?
A: 세가지 제품을 코스트 측면이나 퍼포먼스 측면에서 비교해 놓은, 누구나 다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데이터가 있으면 자신 있게 말씀 드리겠지만 이런 자료가 없으므로 그냥 개인적인 소견을 말씀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봤을 때 가장 안정적이고 실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방식은 에칭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린팅 방식은 태그 가격을 떨어뜨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되나 실용화시키기에는 기술적인 걸림돌이 좀 남아있습니다. 프린팅 방식의 경우는 아직 그 효율에 관해 검증된 바가 없으며 해외에서도 사용 사례가 없기 때문에 좀 더 조심스럽습니다. 저는 현재로서는 에칭방식이 가장 입증된, 보편화된 방식이 아닌가 합니다.
태그를 1회용으로 쓰고 버리는 경우는 해당사항이 없지만 한번 붙여서 2~3년씩 쓰는 경우를 감안해야 합니다. 국내에서 태그를 사용한지 얼마 안되고 많이 쓰인 사례도 없기 때문에 몇 년 간의 시간이 지나봐야 여러 제조 방식에 대한 좀더 정확한 데이터가 나오리라 생각됩니다.
모든 업계나 사람들이 여러 시간 동안 다양한 방식을 사용해 보고 그 결과를 논의하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내놓기에는 아직까지 RFID 시장의 역사가 너무 짧습니다.
그래서 RFID에 대해서 새로운 이야기만 나오면 많은 사람들이 귀가 얇아지고 그로 인해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도 시행착오 기간인데 1년 정도만 더 지나도 많이 안정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많은 제품들 사이에서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직접 골라 쓸 수 있는 시대가 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LS산전의 경우 태그 제조 방식을 결정을 거의 마친 상태이나 아직 검토해야 하는 부분적인 사항이 남아서 공직적으로 발표하지 못하는 점을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제품개발은 표준.법제에 맞게


Q; 아직까지 주파수 및 표준화, 태그 가격 등 미해결 과제가 많은데, 이에 대한 LS산전의 방침은 어떻습니까?
A; 제품의 연구 개발은 반드시 표준과 법제에 맞게 해야 하며 생산은 그에 따른 제품을 양산하는 것이니까 계속 모니터링해서 실시간으로 생산에 반영할 것입니다.
주파수 문제는 정통부가 법령을 마련해놨고, 산자부나 기타 유관기관에서 표준화 문제를 거론하고 있는 등 점차적으로 정리돼가고 있다고 봅니다.
가격이 가장 큰 문제인데 이 역시 시간이 가면 어느 정도 해결되지 않겠습니까? 물론, 수동적인 자세로 ‘시간이 지나 시장이 커지면 가격이 내려가겠지…’ 이건 아니고 기술적으로 제품 개발 단계에서도 가격을 최대한 낮출 수 있도록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Q; LS산전의 RFID 사업은 그간 많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언제부터 사업을 준비하셨는지 궁금합니다.
A; 지금은 사명이 바뀌었지만 LG산전 당시, 그러니까 2002년도 경에 회사에서 신사업기획팀을 가동시켰고 제가 팀장을 맡았습니다.
신사업기획팀에서는 기존사업의 향후 비전에 대한 정체성 재확립과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하여 기업을 확장시키고 새 비전을 수립하기 위해 여러가지 사업들을 발굴하고 런칭시켰습니다.
RFID 사업 계획은 그렇게 2002년도 여름쯤에 아이템을 찾아 사업 기획이 시작됐습니다. RFID사업을 위해 기술적으로 어떤 항목들이 있으며 과연 우리가 잘 할 수 있는지, 10년 후 에는 이 기술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 지? 그때의 마켓에서 경쟁자들은 어떤 식으로 행동할지?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여러 측면에서 다양한 검토를 반복했습니다.
2003년도 말에 정식으로 회사에서 사업 승인이 떨어지고 본격적인 사업 시작의 깃발을 올렸습니다. 지난 한 해는 본격적인 장사를 한다기 보다는 사업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인프라나 휴먼 리소스, 생산, 기술 측면 연구에 몰입하면서 사업부 세팅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주력은 태그, 미들웨어도 검토중

Q; 앞으로의 사업 추진 계획에 관하여 말씀해주십시오.
A; 생산 측면에서 보면 리더기와 태그 생산 등에 주력하겠지만 미들웨어 쪽도 계획중입니다. 미들웨어에 대해 말도 많고 그 범위가 확실히 정의 내려져 있지 않지만 저희도 검토중입니다. 물론 전문 소프트 웨어 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전체적인 부분을 다 커버하지는 못하더라도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참여할 의사가 있습니다.
리더와 태그 중에서 주력은 물론 태그 쪽입니다. 태그사업을 보고 이 사업을 시작한 거지 리더기를 보고 시작한 건 아닙니다. 그러나 리더기와 태그를 같이 가는 이유는 우리가 만든 태그와 리더가 그 어떤 리더와 태그의 컴비네이션 보다 좋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입니다.
사업 영역을 보면 가장 큰 캐쉬카우로 생각하는 분야는 당연히 ‘물류와 유통’입니다.
현재로서는 여러 측면에서 RFID를 확산시켜야 하고 시장에 선진입해야 하고 사업부로서 가지고있는 일정액의 매출도 올려야 하기 때문에 다른 분야의 일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결국은 이 사업의 ‘핵’이며 이 사업의 주춧돌 역할을 하는 시장분야인 ‘물류와 유통’ 분야에 매진할 것입니다.

Q; 물류·유통 시장에서의 계획을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하신다면?
A; 물류·유통 분야와 관련하여 많은 이들이 말하길 ‘몇 년 안에 가장 큰 시장은 해운·항만 쪽이 될 것이다’라고 얘기합니다. 저희도 같은 생각으로 해운·항만 시장에 대한 분석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면밀히 조사하여 연구 개발중이지만 제품 릴리즈는 시기를 좀 봐야 할 듯 합니다.
현재 항공쪽은 저희가 여러가지 측면에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대형 유통사들에 대해서는 아직 시간이 있다고 생각하여 적극적인 영업활동은 들어가지 않은 상태입니다. 단지 대형 유통사들이 RFID에 대해 구체적인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하기 위해 기술적, 제품적인 홍보활동은 계속하고 있으며 올해는 좀더 ‘aggressive’하게 할 계획입니다.
WMS와 RFID와의 접목 또한 기대되는 분야로서 이 분야의 수주 가시화 프로젝트도 조만간 생겨날 것 같습니다.

제조업체 시장진입 기회 확대해야

Q; 우리처럼 정부 차원에서 주도하는 RFID 사업, 별 문제 없겠습니까?
A; 해외와 우리의 산업의 발전 전개 방향에서 가장 차이를 보이는 점이 바로 정부 주도 여부입니다.
해외는 정부 주도라는 것이 거의 없고 대부분 민수자체가 사업초기부터 태동하여 자생력을 가지고 출발하게 됩니다. 우리는 반대로 정부가 끌고 나간 후 줄을 놓는 타입입니다.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문화적, 사회 구조적, 산업적인 특성이 있어 뭐가 좋다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한가지 예를 들자면, 해외업체들은 민수시장에서 제조업체가 직접 시장에 뛰어들어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수행하기 때문에 엔드유저들의 불평과 불만, 기대 이런 것들을 바로 반영하여 다음날이라도 개선된 제품이 다시 엔드유저에게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야만 고객이 만족하고 고객이 늘게 되고 그렇게 시장이 확산되어 가는 것입니다.
우리의 경우, 시장 구조상 민수업체가 안 움직이니까 정부라도 움직여서 시장을 확산시키려 하는 정책은 옳다고 생각하지만 해외 사례에 견주어보면 제조업체가 피드백을 받을 기회가 없습니다.
물론 정부가 지금 이만큼이라도 정책을 피니까 RFID가 확산되고 그 시너지는 돈으로 따질 수 없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조업체가 좀더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기회가 많아야 된다는 생각입니다.

Q; 국내 RFID 시장에 대한 전망은?
A; 저희가 잡은 사업계획에 따르면 2010년도에 약 1조 3천억 시장이라고 봅니다. 이 규모는 사업 진행에 따른 리스크를 감안하여 원래 발생할 수 있는 potential에서 60%~70% 다운사이징 한 규모입니다. 또 이 시장 규모에는 우리가 사업할 수 있는 영역의 시장만 포함된 것이지 기타 소프트웨어나 SI, 서비스, 네트웍 같은 시장은 제외시킨 범위로써 제조사 입장에서의 시장 가능성만 결론 낸 것입니다.
RFID는 ‘도 아니면 모’라고 생각합니다.
자고 일어났더니 누구나 RFID를 쓰겠다는 세상이 되거나 아니면 10년이 지나도 안되거나….
2007년도쯤 되면 이 사업이 될 지 안될지, 되면 언제 어떻게 되는지 정확한 데이터에 따른 결론이 도출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스>
-정주환 LS산전 RFID 사업부장 프로필-
1992 LS 산전 중앙 연구소 입사 (당시 LG 산전)
1992 - 1997 LS 산전 중앙 연구소 시스템 연구실 주임 연구원
1997 - 2002 University of Washington 박사 과정 진학 / 2002 년 박사학위 수여
2002 - 2004 LS 산전 신사업기획팀 팀장
2004 - 현재 LS 산전 RFID 사업부 사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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