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시장 2004/2005

2004년 국내 택배시장의 기상도는 한마디로 ‘흐린 후 갬’이었다. 2004년 들어 택배시장은 전년대비 10% 안팎의 성장을 보여 예년에 비해 소폭 성장을 보인 셈이다. 물론 2~3년 전만 해도 년간 20~50%의 고성장을 지속하던 택배업계가 지난해 둔화된 성장률을 보인 데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해 2/4분기부터 악화되기 시작한 국내 경제상황과 소비위축이 택배산업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있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수년간 여타 산업과 비교해 고성장을 이어온 택배시장이 어느 정도 최고점에 다다른 만큼 향후 수십%대의 급성장은 없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 택배시장은 그 어느 해 보다도 깊고도 긴 터널을 지나왔다는 평이다. 전체 물량은 10% 내외의 성장률을 보였지만, 내부적으로 각 택배업체들의 수익률은 대부분 악화됐다. 이는 물량 확보를 위해 각 택배업체들이 출혈경쟁을 마다하지 않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기 때문으로 풀이되며, 서비스 경쟁이 아닌 단가 경쟁으로 일관한 것이 낳은 결과다.
한편 2004년 택배시장은 내부적으로 중견 택배사들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외부적으로는 정부의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의 개정으로 상황이 급변함에 따라 결속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마련되었으며, 또한 결자해지의 자세로 투쟁과 경쟁에서 벗어나 향후 시장에서의 상생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2004 회고] 외형성장, 수익악화

국내 택배시장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지속되는 경기악화로 예전 수준을 훨씬 못미치는 외형성장을 보였으며 서비스 단가 인하에 따라 수익성 역시 악화일로를 걸었다. 그러나 여름 이후 추석을 앞두고 택배시장은 다시 활기를 띄기 시작하면서 새해 시장에 희망의 불씨를 살려놓은 상황이다. 지난해 국내 택배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처리 물량 증가에도 불구 수익률이 떨어져다는 점이었다. 택배업계에는 '쏟아 부은 만큼 수익을 내지 못해 헛장사 했다'는 자조 섞인 푸념의 목소리가 높았다.

가장 큰 원인은 대형 택배사, 신생 중견 택배사는 물론, 우체국 택배 등 모든 택배서비스 업체들이 치열한 물량 확보경쟁을 함으로써 서비스 단가가 떨어졌다는 데 있다. 물론 소비자들은 이 덕분에 이익을 보기는 하였지만 길게 보면 시장왜곡으로 인해 종국에는 소비자와 택배서비스 제공업체 모두 손해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2004 이슈] 중견택배사들의 두각

국내 택배시장은 지난해 초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의 개정으로 한 동안 심한 몸살을 앓기도 했고, 수익성 악화 상황 극복과 공생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범 업계 협의체인 택배협의회 구성 추진에 상당히 많은 힘을 쏟아 붇기도 했다. 건전한 시장경쟁구도를 위한 이 같은 공통분모 찾기 시도에 업계가 주목했었다.

지난해 국내 택배시장의 주요한 특징중 하나가 중견 택배사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따라 전체 시장에 두각을 나타냈다는 점이다. 또 거대 공기업인 우체국택배가 박재규 단장 취임을 계기로 사기업 경영마인드를 접목시키면서 그 동안 지적됐던 서비스의 질 개선을 위한 다양한 교육과 전략을 정비하는 등 금년도 택배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 주목받기도 했다.

이밖에 각 택배사들은 서비스 개선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 업그레이드 전략을 선보이기도 했으며, 단순한 택배서비스에서 벗어나 전략적 제휴와 택배사업 외 문화사업에도 전력 투구하는 등 이미지 개선에도 별도의 노력을 기울였던 한해로 평가하고 있다. 대기업 택배사 중 ㈜한진과 현대택배의 최고 경영진이 새롭게 교체돼 다양한 경영전략을 선 보였으며, 신생 택배기업 들의 게릴라식 물량확보를 통한 괄목할 만한 약진도 눈에 띤 한 해 였다.

[2005 전망] 서비스 경쟁 약속

대부분의 택배시장 관계자들은 2005년 택배시장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10% 내외의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또한 업체들은 수익향상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 경쟁을 약속하고 있어 주목된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안정적 서비스 체제 구축을 마친 대기업 택배사들과 중견 택배사 모두 안정화된 서비스 체제를 바탕으로 한 물동량 확보전에 나섬으로써 시장에서의 업체들간 각축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2005년 1/4분기까지는 택배물량이 폭주하는 성수기로, 업체들이 어느 정도 서비스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여지지만 비수기로 접어드는 2/4분기부터는 또 다시 운임경쟁을 보일 확률이 높아 보인다.

이 같은 예상의 배경으로, 그간 개인 소비자 위주의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 왔던 우체국택배까지 기업고객 확보에 동참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를 위해 단가 재조정과 공격적인 시장전략을 선언한 것이 하나의 예로 꼽히고 있다. 여기다 중견 택배사들 역시 지난해의 여세를 몰아 더욱 공격적인 시장확대를 계획하고 있어 2005년 택배시장은 더욱 치열한 경쟁구도를 보일 전망이다.
 
[2005 이슈] 가격경쟁의 극복

한편 2005년 택배시장은 완만한 성장을 보이지만 지속적인 소비 경기 위축으로 성장폭은 예년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택배 전문가들은 “내수 시장이 회복 되더라도, 과거와 같은 고성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요율경쟁의 극복이라는 과제와 서비스의 중요성 부각 등이라는 환경변화에 따라 대형업체와 중소업체의 특화서비스 결합 형식의 M&A 시도 등, 택배시장의 ‘질적’ 변화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한통운의 경우 홈쇼핑, 네트워크 마케팅 업체 등 기업 고객들로부터의 호응에 힘입어 전국 망으로 홈쇼핑 및 네트워크 마케팅 시장에 대한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의 전략을 수립했다. 백유택 택배사업팀장은 “대한통운택배의 일체형 PDA 도입은 본격적인 택배 IT화의 첫 발을 내딛는 것”이라며, “선진화된 택배기법의 보급을 통해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진의 경우 2005년 경쟁시장이 기존 물류시장 및 택배시장에서 글로벌 시장으로 변화되었음을 인지하고 경쟁요소를 '고객에 대한 서비스 수준 개선'에서 한발 더 나아가 '경쟁력 있는 서비스 상품의 지속적 개발'로 파악, 이에 주력한다는 전략. 컨테이너의 운용확대, 신규터미널 구축, 시간상품 개발, 1:1 클레임 관리체계 수립 등 고객만족도 제고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준비 중이다.

각 택배사들은 고객 서비스 강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전망이며, 교육과 더불어 처우개선에도 더욱 힘을 기울임으로써 가격과 서비스 두마리 토끼를 쫓는 치열한 시장 경쟁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 2005] 월 500~600만개

지난해 전체 택배시장 규모는 약 1조3,000억원 수준으로 추정 되며, 각 사의 집계를 기준으로 할 때 대기업 택배사들의 경우 상반기 월 평균 처리량은 450만개에서 500만개 선, 하반기 들어서는 600만개를 상회하는 수치를 보이고 있다. 반면 중견 택배사들의 경우 지난해 평균 1,000만개로, 월 평균 80만개에서 많게는 100만개 수준을 보였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해와 비교해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60%가량 늘어난 것이다.
(주)한진의 경우 2004년도 매출은 6,603억원(7.3% 성장)으로 추정되며, 2005년도 매출목표는 9%가 증가한 7,200억원으로 잡고 있다. 특히 2005년도 택배 매출목표는 약 10.6%가 증가한 1,72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처리물량은 21%가 늘어난 5,140만 박스를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대한통운의 지난해 취급 택배 물동량은 약 5,000만 개를 상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2005년에는 이보다 약 15% 성장한 5,750만 개의 물량 취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부문은 대한통운의 경우 국내 택배업체 중 개인물량이 가장 많은 기업으로, 지난해에만 약 1,500만 개에 달하는 개별 소비자 택배 물량을 취급했다.

지난해 택배업계 4위로 등극한 CJ GLS의 경우 택배부문에서 6% 성장한 1,400억원의 매출액을 나타냈다. 택배의 경우 전반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신규 고객사 영업의 확대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자평했다. 2005년 택배사업 매출액은 14.2% 증가한 1,600억원으로 계획하고 있다.

현대택배의 경우 지난 추석에 기록한 국내 하루 최고 처리 물량인 36만 박스를 기록, 2004년 8월에 전년도 10월에 달성한 4,000만박스를 넘어서는 등 물량 확대를 가속화했으며, 여타 택배사와의 격차를 더욱 크게 벌려 업계 최초로 6,000만 박스를 무난히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택배시장의 거대 공륭인 우체국택배의 우정사업본부는 2004년도 전체 매출액을 2조3,3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택배 매출액은 약 2,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며 처리물량은 6,400만개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2005년도 예상 매출액은 수세적으로 잡은 것이 2조500억원. 택배 매출액은 2,300억원에 물동량은 7,400만개를 예상하고 있다.

[중견기업 2005] 월 목표 120만개

한편 중견 택배사인 KGB특급택배의 경우 지난해 4월부터 영업을 시작해 약 700만개의 물동량을 수치를 보여 주당 약 20만개를 처리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2005년도의 경우 주당 30만개를 처리, 150% 성장세를 계획하고 있다. 옐로우 캡의 경우 지난해 11월 말 현재 1,031만개를 핸들링 했으며, 일일 처리 물동량은 약 4만개를 상회해 2004년 목표치를 달성했다. 매출 400억원을 무난히 넘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옐로우 캡의 금년 목표는 2,000만 박스에 매출 600억원.
아주택배의 경우 지난해 처리 물동량을 1,350만개로 예상하고 있으며, 매출액 역시 422억원으로 추정해 전년과 비교한 약 40%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금년 처리 물동량 목표는 1,750만개, 주당 33만개로, 매출목표는 560억원으로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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