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구조 변화, 유통업계 옥죈다

- 소비지출 줄고 노후대책 투자는 증가
-'10원이라도 싼 곳 찾기' 저가격 선호

항상 사람들로 북적거리던 번화가를 지날 때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들의 어깨와 부딪혀 불쾌했던 경험은 누구나 한번쯤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 번화가를 나가보면 적어도 어깨를 부딪혀 불쾌한 감정이 생기는 일은 극히 드물다. 이것은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이 줄었음을 뜻하는 것일 뿐 아니라 상품 구매력이 줄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지난 13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서울 등 7대 도시 800가구의 주부를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최근 소비형태 변화’ 조사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지난 1년간 불황극복을 위한 소비지출 감소방안으로 의류비(24.5%), 외식비(18.6%), 문화레저비(12.4%) 줄이기를 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가구 중 4가구가량이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78.1%)’고 답했고, 가정 내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는 비중도 77.3%나 됐다.
또한, 소비지출에 대비해 쿠폰, 할인권, 마일리지 카드는 항상 소지(44.3%)하고 다니며, 구매결정시에는 브랜드보다는 가격이 저렴한 것을 구입(81.3%)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의복에 대한 지출은 가급적 지양하고 있다고 응답(80.5%)하였으며, 필요한 제품이지만 구입 시기를 미룬 비중(68.5%)도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
이 같은 소비자들의 위축된 심리는 유통업계의 매출저조로 이어지고 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이 긴축생활을 꾸리는 등 알뜰 소비문화가 사회전반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면서, “불황기를 맞아 앉아서 고객을 기다리는 기업이 되기보다는 다양한 마케팅 전략으로 고객을 찾아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상의의 조사결과와 현대유통연구소가 1월 초에 발표한 ‘2004년 유통동향과 2005년 전망’ 자료를 바탕으로 각 유통 업태별 현황과 전망을 분석해 보았다.

소비 줄고 노후대책 투자 증가

[유통시장 2004/2005] 장기화된 경기침체, 고유가로 인한 물가 상승 및 종합 부동산세도입 등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으로 소비심리가 지속적으로 위축,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내 유통업계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생활형편, 소비지출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기대지수는 86.6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지난해 3월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한 것이다. 경기 및 생활형편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를 나타내는 소비자평가지수 역시 62.8로 하락추세다. 이는 내수침체로 인한 불확실성에서 오는 소비자들의 두려움을 갖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되며, 소비심리 위축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전문가들은 가계구조의 변화로 인해 올해 전망을 더욱 어둡게 보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은 대한상의 ‘최근 소비형태 변화’ 조사결과에서도 알 수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의 67.3%가 제품 구입시 10원이라도 싸게 파는 곳을 찾아 다닌다고 응답했으며, 대표적인 쇼핑공간인 백화점은 세일 때 아니면 방문하지 않는다는 응답자 또한 59.5%에 달했다.
반면 자녀과외비 감소(22.4%)나 은행적금.저축성보험의 해약(28.3%)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응답을 보였다. 이는 경기가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2세 및 노후대책 등 미래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방향으로 가계구조가 변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같은 가계 내에서 연금과 보험료 등 비소비 지출과 통신비, 사교육비 증가는 상품소비에 사용되는 지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의 ‘2004년 3/4분기 가계 수지동향’에 의하면,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한 경상소득보다 가계지출 증가율(6.8)%이 커서 가계의 살림살이가 2003년에 비해 어려웠다. 특히, 세금과 연금, 사회 보험료 등 비소비 지출은 소득증가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늘어나 2003년 대비 13.6% 증가했다.

新유통업태 도전 활발

[2005 트렌드] 2005년에는 신유통업태의 도전이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 예로 할인점의 소상권 식품 업태인 SSM이 본격 확장될 전망이며, 중산층의 기반 약화에 대응해 디플레이션 업종인 ‘1000원샵’과 같은 초저가 생활용품의 신장이 예상된다.
또한, 화장품의 유통구조를 개선한 저가형 화장품점이 지속 성장하는 한편, 외국 선진 업체와 제휴를 통해 새롭게 ‘드럭스토어’ 업태를 전개하는 업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국내 약사법의 개정 향방에 따라 디럭스토어가 향후 2~3년 내에 할인점에 이은 초대형 업태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백화점 업계는 일부 점포의 폐쇄가 예상되고, 일부 중규모 점포가 할인점으로 업태를 변경하는 경우도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할인점은 30여개의 신규 점포가 출점 예상이고, 그 외에도 신규 출점을 위한 부지매입이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수퍼마켓은 지방에서의 점포 출점이 지속 추진될 것이며, 할인점 업체의 SSM 진출과 맞물려 점포의 대형화라는 점에 포커스가 맞춰지고 있음은 물론, 편의점의 경우 약 1,300개 점포의 신규 진출이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멀티 니즈 충족형 쇼핑몰이 확산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주 5일 근무제 정착에 대응한 소매 형태로 소매+어뮤즈먼트형 쇼핑몰이 수도권과 광역시 인근에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본의 코텐바 프리미엄 아웃렛과 유사한 형태로 국내에도 명품+밸류 프라이스+관광이라는 ‘멀티 니즈 충족형’ 프리미엄 아웃렛이 출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장지웅 기자, j2w2165@klnews.co.kr designtimesp=11550>

[세계 유통시장 전망] 선진업체들 후진시장 공략

구미 선진국 시장의 포화로 인해 자국내 시장 리더쉽을 확보했던 선진업체들이 기술 우위성을 바탕으로 후진시장 공략에 전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각국의 대형 유통업체들은 장기간 축적한 글로벌 시스템을 바탕으로 성장, 발전을 위한 新시장에 진입하는 확장 전략을 추진 중에 있어 글로벌 소매 시장에서의 경쟁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각국 체인스토어의 격전장으로는 중국이 가장 유력시 된다.
지난해 12월 중국은 ‘외상투자상업영역관리법’을 제정, 중국 내 외자계 기업의 출점지역 제한을 철폐함으로써 독자기업 법인 설립이 가능하게 됐다. 이에 외자계 유통기업들은 중국 대공략 계획을 세우고 있다.
중국시장은 올해 대형할인점 및 홈센터 시장의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지역 기업간 혹은 중국기업과 외자계 기업의 M&A가 확산될 전망이다.
이미 까르푸와 월마트, 메트로가 중소도시에 집중해서 10여개씩의 점포를 새롭게 오픈 예정이 있다. 특히 까르푸의 경우, 프랑스 내에서의 부진과 일본 철수 등의 침체 분위기 전환을 위해 중국시장 확장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장지웅 기자, j2w2165@klnews.co.kr designtimesp=11561>

[유통업태별 2005년 전망]

[백화점] 도심상권서 경쟁 심화

올해 백화점 업계는 전년대비 3%의 성장이 예상된다.
올해 백화점 전체 시장 규모는 하반기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았을 때 긍정적인 시나리오로서 약 17조원으로 전년대비 3%대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소비심리 위축이 지속될 경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높다.
또한, 올해 백화점 업계는 도심 상권 내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며, 그 역동적인 파급효과는 백화점 전체에 플러스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해 오픈한 점포(롯데 상인, 전주점, 갤러리아 콩코스점)가 안정화되면서 연간 영업을 개시하고, 롯데 명품관 오픈과 하반기에 신세계 본점의 재개장으로 인해 도심 상권 내에서 백화점의 이미지를 건 격전이 예상된다. 특히, 신세계 본점의 리뉴얼 오픈과 롯데 소공점의 확장에 맞춰 전체 백화점의 명품 차별화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백화점 매출의 특징을 살펴보면, 구매 고객수가 감소하는 반면, 구매 단가는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백화점 매출에 충성고객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백화점들은 충성고객을 위한 VIP룸의 제공, Top Class 프로그램 등 충성고객의 기여도를 높이는 집객 장치를 강화하는 마케팅이 다채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는 상위 30%의 체계적 관리를 통해 기존 백화점이 가장 취약했던 경기 민감도를 줄이는 전략으로써, 올해 백화점은 경기에 가장 민감하게 고려되는 물가상승의 압박에서 할인점이나 수퍼마켓보다 자유로울 것으로 전망된다.

[할인점] 출점 확산, 포화상태로

올해 할인점 업계는 26~30개 점포의 대량 신규 출점 등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올해 할인점 업계는 경기침체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소비자들의 저가지향 강화 및 업계의 대량 출점을 기반으로 고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의 규모는 대형 업체들의 30개에 이르는 대량 출점 공세에 힘입어 전년 대비 8%대의 성장, 약 23조 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전문가들은 국내의 할인점 적정수를 300개(15만 상권인구에 1개 점포 기준)라고 판단했을 때, 올해는 거의 포화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들은 할인점이 포화시장에 다다를 경우 Scrap & Build가 할인점의 주요 정책 대안이 될 것이며, 이때부터 할인점의 성장세는 백화점 수준과 비슷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올해 예상 성장 8%대는 할인점 시장 등장 이후 첫 한 자리 수의 성장이다. 이는 30개의 신규 출점이 예상되나, 그만큼 성장 임팩트는 줄어들 것이란 예상에 따른 결과이다. 상대적으로 신규 진출 시장이 독점 상권이 아니라, 인근에 경쟁점이 존재하는 경쟁상권이라는 점에서 신규 수요 창출보다는 할인점 전체 시장에서의 분산 효과가 크게 작용할 것이란 견해이다. 또한, 기존점의 경우에도 신규로 SSM의 진출에 따른 경쟁 구도가 변화해 수요 이탈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할인점의 비경쟁적이고 독점적인 신규 출점 부지가 희소해지고, 재래시장 특별법의 시행으로 지방 출점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할인점 업계에서는 수도권 및 광역시 지역으로 역진입하는 출점 패턴으로 선회하고 있다. 이미 상권이 형성된 동 지역에의 출점은 할인점 업계에 초기 출점 비용보다 2배에 가까운 투자 부담이 있다. 따라서 올해는 택지 개발 지구나 공항, 축구 경기장 주변 등에 적극 출점될 것으로 예상되고, 1,000평 규모의 중소형 점포의 출점도 증가할 전망이다.

[수퍼마켓] 저성장세, SSM 확대

수퍼마켓업계는 저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수퍼마켓 시장은 공산품 중심의 생식품을 판매하는 수퍼마켓 특성상 타 업태에 비해 경기변화에 민감하지 않을 뿐 아니라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저가격 선호가 일반화됨에 따라 성장의 지속 가능성이 높아 7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퍼마켓 시장 규모는 2002년 6조 4,000억원 규모에서 2003년 6조 7,000억원, 2004년 6조 9,000억원 시장으로 성장 추세가 낮아지고 있으나, 백화점 시장 규모가 축소한 것에 비해 수퍼마켓 규모는 확대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00년 이후 수퍼마켓도 할인점의 대형화 추세와 맞물려 500~700평 급의 SSM이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해 롯데슈퍼의 한화 인수 및 신규 출점 확대를 시작, 올해 홈플러스, 롯데 등이 수퍼사업을 본격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는 할인점의 신규 진출에 따른 시장 점유율 확대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수퍼마켓은 할인점과의 차별화에 역점을 둔 점포 컨셉으로 변화가 예상된다.

[홈쇼핑] 뉴미디어 투자확대

올해 홈쇼핑업계는 전년대비 2%의 역신장이 예상된다. 지난해 TV홈쇼핑 시장 규모는 약 4조 1,000억원으로, 2003년부터 CATV 가입자수 포화점에 이르렀고, 내수 침체로 매출이 2년 연속 감소했다. 하지만 업계 전체적으로 내실경영체제를 유지, 수익성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올해도 약 2%의 역신장이 예상된다. 홈쇼핑업계는 올해도 작년과 동일하게 무형상품이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한해 홈쇼핑업계에서는 매출 규모가 크고 이익은 낮은 가전, 컴퓨터, 보석 등의 판매를 줄이고, 상대적으로 매출은 작지만 마진이 높은 생활용품 중심의 상품을 개발, 판매, 효과를 보았으며 ‘이민 상품’을 필두로 유학, 어학연수, 여행, 보험 등 다방면의 무형상품이 큰 인기를 끌었다. 이 무형상품은 배송코스트 및 재고부담이 없어 고마진 판매가 가능한 장점이 있어 홈쇼핑업계에 수익의 극대화를 불러왔다.
전문가들은 'CATV의 디지털화'가 올해 홈쇼핑시장의 변수라고 말한다. 이는 현재와 같은 아날로그 방식에서는 SO(System Operator)의 영향권 아래서 공중파 방송국번과 방송국번 사이에 TV홈쇼핑 채널이 주로 편성되어 있었으나, 디지털화가 되면 각 장르별로 묶이는 ‘채널 연번제’가 채택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홈쇼핑 채널끼리 묶이는 채널 연번제 상에서의 채널 확보로는 리모콘족 시청자에게 방송 노출도가 극도로 낮아질 우려가 있다”고 말하며 매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홈쇼핑업체는 내부적으로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조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각 사의 주력 전략으로는 DMB(디지털미디어방송), T커머스 등 뉴미디어에 대한 투자확대와 아울러 중국시장 확장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편의점] 점포 1,000개 점포 확장

올해 편의점 업계는 적극적인 출점을 통한 약 10.7%의 신장이 예상된다. 올해 8개사의 적극적인 출점으로 지난해보다 1,000개 가량 늘어난 약 9,200개의 점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약 10%정도 신장한 4조 4,000억원 이상의 시장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편의점 시장이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긍정적 요인으로는 야간 경제 활동 인구의 증가, 시간 절약형 소비, 주5일 근무제 시행 등 사회적 요인과 로또복권 판매, 공공요금 수납, 금융, 택배 등 생활서비스의 적극 채용, 삼각 김밥 등 패스트푸드류의 수요 확대 등을 꼽을 수 있다.
국내 편의점 수는 2000년 2,826개, 2001년 3,870개, 2002년 5,680개, 2003년 7,200개로 매년 25%의 급속한 성장세를 보였다. 작년 전국 점포수는 8,200개로 연간 총매출액은 약 4조 100억원으로 시장규모가 10.7% 신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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