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새천년, 아니 길게 잡을 것 없이 세계가 지금 맞고 있는 21세기는 정보화사회다. 새천년의 물류 모습도 이에 따라 변할 것이며 물류서비스 업체도 이에 부응해 변하지 않으면 제역할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거래수단으로 등장한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는 부가가치를 극대화시키는 새로운 사업분야로 부상하고 있으며 산업 전반이 전자상거래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이미 20세기 말미에 시작돼 왔고 일부 산업분야에서는 정착단계에 있기도 하다. 제3의 이익원이라 하는 '물류'와 세기적 혁신으로서 차세기 고부가가치원이라 할 수 있는 '전자상거래'의 만남은 물류의 모습을 완벽하게 바꾸어버릴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물류시장에서는 여전히 '사이버 공간'이 '나와는 다른 세상의 것'으로 남아 있는 것같다. 단지 물류정보통신 시장(물론 산업의 속성상 앞서나가지 않을 수 없지만), 국제택배 시장에서는 움직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반면 '전통을 자랑하는(?)' 해운시장은 고집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같다. 물류서비스와 사이버 공간을 연결시키지 못한다면 '시대적 낙오'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본지는 신년특집호를 '새천년 新물류 원년 2000…무엇을 준비해야 하나'로 꾸몄다. 물류서비스 분야별로 새천년의 변화에 부응키 위해 시급히 서둘러야 할 과제들을 짚어보았다. <편집자>

<해운업계> 20세기 수송혁명은 컨테이너와 선박의 전용화가 주도했지만 21세기 수송혁명은 선박의 고속화와 대형화에 의해 추진될 전망이다. 이제 21세기에는 15,000TEU급 선박이 불과 수주만에 완결되는 세계일주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며,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선사는 피더선사로 전락하게 된다.
이제 해운기업들은 물류서비스를 제공받는 고객들이 완벽한 풀-서비스, 다시말해 공급연쇄관리(SCM)가 총체적으로 이루어지는 서비스를 원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한다. 공급연쇄상의 한 고리인 해운도 사이버 공간에서 여러 공급연쇄 고리들과 정보를 주고받고 협조함으로써 고객에게 신속하고 신뢰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위해 해운기업도 자신의 사업에 인터넷을 결합시키는 작업을 가능한 빨리 추진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21세기에는 선박매매, 용선, 수송할 화물찾기, 선박보험 등 모든 해운거래가 사이버 공간에서 이루어진다. 물론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의 일이 되겠지만. 어떻든 앞으로는 사이버 공간상의 정보를 누가, 얼마나 빨리 정확하게 잡아내느냐가 관건일 것이므로 시스템 투자와 함께 인력투자에도 많은 배려를 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정보를 공유하려는 마음가짐이다.

<항공화물업계> 우리 항공사가 현재 전세계적 전략적 제휴 바람에 안정적으로 편승하려면 제일 먼저 선진 항공사들의 전략적 제휴그룹에 매력적인 동반자가 되도록 그들이 원하는 수준의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이와함께 빠른 시일 내에 동북아시아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노선망을 구축하고 다양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문이다.
차세기 항공화물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와 관련해 업계 전문가들은 전세계적 사이버 서비스망 구축을 강조하고 있다. 화물의 경박단소화, door to door 개념을 넘어선 hand to hand 서비스 개념을 요구하는 종합물류서비스 시대를 맞아 단순한 제휴전략이나 자체 수송서비스 네트워크의 첨단화만 가지고는 경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스페이스 판매나 연계수송, 다시말해 공항에서 내륙 고객공장이나 집까지를 연결하는 수송서비스의 아웃소싱에 이르기 까지 전과정이 사이버 공간에서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복합운송업계> 새천년을 맞는 국내 포워더들에게 당면과제는 많다. 국내 포워더들은 대부분 업체들이 여전히 영세함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어 포워더에게는 생명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그 중요도가 높아진 전산시스템과 해외 네트웍 확장에 대한 투자를 전혀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는 사이버 경쟁시대에서 이길 수 없음을 의미한다.
또 영업방식 역시 인간관계와 학연, 지연 등이 그 주류를 이루고 있어 새천년을 대비하기에는 너무 열악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부도덕한 상거래관행도 철폐돼야 할 구습이라는 지적이다. 기존 업체에서 영업선을 끌고 나와 새로운 회사를 만든다든지 타회사의 경력직원을 보수만 올려 빼가는 식의 일은 오래전부터 비난 받아왔던 구태다.
21세기는 정보화사회다. 이제 혼자만 아는 정보는 없다. 또 혼자서 영업하는 시대도 이미 지나갔다. 안방에서 화물을 예약하고 받아보는 첨단의 시대가 어느새 우리 곁에 도래해 있는 것이다. 우리 복합운송업계 최고 경영진들이 빠른 시일 내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그 동안의 노하우와 경험을 공유해 당당히 세계 속으로 나아가야 할 때이다.

<이륜특송업계> 현재 국내에서 활동중인 이륜특송업체는 전국적으로 1천여개사, 년간 물동량은 13만개를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들어 물량이 폭주하면서 주목받는 업종이 되고 있다. 수입도 짭짤하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중 90% 이상이 사업자 허가를 내지않고 불법영업을 하고 있으며, 오토바이도 영업용이 아닌 자가용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일부 대형업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체가 정보시스템의 미구축으로 단계별 물류활동의 유기적 연계활용과 차량 시설 화물 등의 연계시스템 구축이 전무한 실정이다. 질 높은 서비스를 기대하기가 어려운 현실이다.
또 이륜차 특송사업에 대한 법.제도가 갖추어져 있지 않아 불법영업이 성행하고 사고발생시 보상보장 등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륜특송업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향후 성장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규제보다는 법규제정 및 보험적용 등을 통해 제도권으로 흡수하는 방안이 시급하다는 것이 업계의 주문이다.

<물류시스템기기> IMF이후 경기침체로 인한 설비투자 부진, 시장구조를 바꾼 구조조정의 바람에 큰 변화를 겪었던 물류시스템기기 시장은 새로운 기로에 섰다. 확실히 왕좌(王座)를 차지한 기업이 없는 상황에서 대기업 계열의 물류시스템기기업체들과 구조조정으로 새로운 환골탈퇴를 한 업체들, 기존 시장에서 뿌리를 내리고 있던 중견전문업체들은 새천년을 맞아 건곤일척, 승부수를 띄울 때가 됐다. 종합적인 시스템 코디네이터 기업을 지향할 것인가 아니면 특징있는 기기개발에 주력해 전문업체로 자리잡을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또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통, 서비스 산업에서 물량이 쏟아질 것에 대비해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도 주력해야 한다. 그리고 순서가 뒤바뀐 셈이지만 이러한 선택이 과연 옳은 것인지를 검증할 수 있는 시장현황, 분석, 전망자료를 만드는 작업을 서둘러 시작해야 할 것이다.

<물류정보화> EDI나 CVO 같은 물류정보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 그런대도 실제 도입율은 필요성에 비해 형편없이 낮은 수준이다. 물론 IMF이후 물동량이 급감한 것이나 화물운송업계가 영세한 탓도 있다. 하지만 어전까지 이렇게 환경탓만을 할 수는 없다.
CVO 시장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업체들은 경쟁에 앞서 침체된 시장을 먼저 활성화시킬 의무가 있다. 싸울 때 싸워도 먹을 것은 만들어 놓고 싸워야 할 것 아닌가. 시장을 키우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선도업체로 삼을 수 있는 성공사례 모델을 만들어 널리 홍보하는 일도 필요하다. 전자상거래의 전조사 역할을 한 '아마존' 같이 CVO 시장에서도 성공기업을 만들어 인구(人口)에 회자되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TRS업계 역시 올해는 물류시장에 재합류가 확실시 된다. 문제는 지난 2년여 동안 크게 달라진 것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초발심(初發心).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하나 하나 해체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전자상거래> 전자상거래의 등장으로 물류시장은 전에 없는 활기를 맞고 있다. 문제는 물류가 전자상거래의 덕(?)을 보면서도 전자상거래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는 오명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쇼핑몰 업체들도 제각기 물류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등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덩치가 큰 종합쇼핑몰은 물동량을 무기로 물류회사들을 압박(?)하고 있으며 중소택배업체를 선정해 자금지원까지 해가며 물류부문에 영향력을 행사하려하고 있다. 아예 물류회사를 설립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여기에 정보통신업체들이 '인터넷 택배'시장에 진출을 노리고 있으며 중소택배사들도 전자상거래에 맞는 서비스를 개발해 내고 있다.
물류업체들은 물류가 선진화돼야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러기 위해 가장 만저 해야 할 것은 정보화 수준을 제고시키는 것이다. 기업의 경쟁력은 서비스에서 나오는 것이며 전자상거래가 원하는 서비스는 배송조회시스템으로 대변되는 정보화에 있기 때문이다. 물류가 바뀌어야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는 것도 맞는 말이지만 결국은 '물류'가 바뀌어야 '물류'가 사는 것이다.
전자상거래는 또 화주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제조업의 경우 CALS/EC의 등장으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지 않으면 안되는 기로에 섰다. 전자상거래는 제조업체에게 지금까지의 모습을 버리고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 새로운 모습은 바로 'ERP'다. ERP의 도입은 제조업 뿐만 아니라 물류업계에도 필요한 비즈니스 모델이 되고 있다.
무역업체들도 인터넷을 이용한 사이버 무역이 도입되면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무역환경을 경험하게 됐다. 그 변화의 중심에 서서, 그 변화를 이끌어 가는 것은 인터넷이 아니라 바로 사람이다. 사이버 무역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무역전문가를 육성하는 것이 그래서 시급한 것이다. 과거 한국 경제를 이끌었던 것이 종합상사였다면 지금은 사이저 무역전문가들이 그 역할을 대신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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