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유럽처럼 지자체 주도로 전기 자전거 배송등 실험에 나서야

유럽의 경우 최종 고객 접점에서 배송서비스 수단을 친환경 운송 하드웨어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는 반면 국내의 경우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어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유럽의 경우 코로나19에 따른 대안으로 각각의 지방자치단체에서 라스트마일 배송에 현재의 디젤 화물차를 대체하는 카르고 바이크 등 전기 화물자전거 활용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반면 국내의 경우 디젤 1톤 차량이 대세를 이루고, 급성장하고 있는 배달시장 역시 여전히 디젤 화물차량 대비 6배나 높은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오토바이 배송이 주류여서 정부의 정책변화에 획기적인 속도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 역시 친환경 배송수단 도입을 정책 제 1순위로 꼽고 있어 국내 과련 정책 변화가 필요할 것이란 지적이다.  그럼 유럽의 친환경 배송수단 전환 현황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 도심 배송수단, 10% 가량 친환경 전기자전거로 대체 가능

영국 지방정부협회는 전기 화물자전거가 도심 내 라스트마일 배송에서 기존 화물차량을  최대 10%까지 대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라이프 사이클 동안에는 교통 온실가스 배출을 73% 이상 저감시킬 것으로 분석되는 전기 화물자전거 사용은 택배를 비롯해 최종 라스트마일 배송현장에서 확산 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해 주목된다. 독일의 함부르크 시정부 역시 메르세데스 벤츠의 전기 상용밴 ‘e-스프린’를 이용, 라스트마일 배송 시범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베를린 시정부도 잘란도 SE의 전기 화물자전거 서비스를 승인하는 등 배송 현장에서의 친환경 배송하드웨어 도입 확산을 주도하고 있다.

사실 유럽에선 기존 디젤 화물차를 대체하는 친환경 운송수단의 하나로 전기 화물자전거가 한동안 주목을 받았다 최근 감소 추세로 전환됐었다. 여전히 경제성면에서 운영효율의 한계를 보인 덕분이다. 하지만 영국 런던을 비롯해 독일의 함부르크와 베를린 등 대도시 지자체를 중심으로 다시 전기 화물자전거 사용을 확대하는 움직임이 확산, 효율보단 환경을 우선한다는 정책결정이 이들 친환경 배송 하드웨어 확산을 이끌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추세는 코로나19가 본격 창궐하기 시작한 지난 3월 이후 도심 내 배송수단에서 화물차가 차지하는 비중을 감소시키고, 전기 화물자전거 비중을 늘렸다가 8월 이후 화물차 점유율을 이전 수준을 높였다. 결국 전기 화물자전거 점유율이 감소 추세에서 최근 다시 반전되고 있는 만큼 원상을 회복하는 과정인 셈이다.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디젤 화물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여전한 가운데 환경오염 저감을 내세운 지자체의 정책 의지 덕분이다. 한동안 친환경 운송수단의 감소 추세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다시 반전 계기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전기자전거·전기차, 환경 친화적 장점과 유류비 등 유지 보수비 거의 안 들어

유럽의 라스트마일 배송에서 전기 화물자전거 운영 확산은 환경 친화적일 뿐 아니라 중량이 가벼워 운전이 용이하고, 충전소가 아닌 장소인 가정에서도 충전할 수 있는 장점 덕분이다. 여기다 배송과정에서 배터리가 방전돼도 페달로 동력 확보가 가능하고, 유류비 등 유지보수비가 거의 들지 않는 장점을 갖추고 있어 지금의 불편사항 몇가지를 보완할 경우 시장 확대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영국 지방정부협회(Local Government Association, LGA)는 도심 내 라스트마일 배송에서 디젤차 운용을 자제하고, 전기 화물자전거 활용을 권장하는 보고서 ‘탈탄소 수송(Decarbonising transport)’을 발표, 친환경 정책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LGA는 보고서에서 카고 바이크(Cargo Bike) 등 전기 화물자전거가 도심 1.25 마일(약 2km) 이내 라스트마일 배송에서 기존 화물차를 최대 10% 이상 대체 가능하고, 라이프 사이클 동안 에는 교통 온실가스 배출을 73% 이상 저감시킬 것으로 분석했다. 런던 제과 · 제빵 업체 쿠퍼스 베이크하우스(Coopers Bakehouse) 시뮬레이션에서는 도심 내 라스트마일 배송에 전기 화물자전거 투입으로 연간 3,825kg의 CO2 저감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독일 함부르크 시정부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전기 상용밴 ‘e스프린터(eSprinter)’와 라이틀(Rytle)의 전기 화물자전거 ‘MovR’을 함께 사용하는 배송 시범서비스를, 베를린 시 정부도 잘란도 SE와 4플로어(4flow)의 전기 화물자전거 시범 서비스를 승인하는 가 하면 독일의 대형 택배기업 GLS의 경우 함부르크에서 e스프린터 8대와 MovR 4대를 라스트마일 배송에 투입하기도 했다. 특히 GLS사는 라스트 배송 서비스 구역 내 전기 충전소 7곳을 설치, 연간 25톤(e스프린터) 및 8톤(MovR)의 CO2배출을 저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MovR은 화물 탑재 부분이 컨테이너 형태로 제작돼 화물 상하차가 편리하고, 배송을 마치면 미리 준비된 컨테이너로 즉시 교체돼 신속한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설계하는 한편 GLS의 경우 e-스프린터와 MovR을 네트워크로 연결,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베를린 시정부는 베를린 기술경영대학(HTW Berlin)과 온라인 패션업체 잘란도 SE(Zalando SE), 물류 컨설팅 업체 4플로어(4flow) 등이 협력, 도심 내 전기 화물자전거 배송 시범 서비스 ‘KOPKIB’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KOPKIB 프로젝트에서는 전기 화물자전거의 도심 내 배송 서비스 경제성을 분석하고, 자전거 활용에 따른 화물 차량의 트래픽 변화와 온실가스 배출 저감 등 효과를 실증 점검해 향후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반면 국내 친환경 배송수단 도입은 이제 막 걸음마 단계다. 전기 자전거를 통한 배송은 엄두도 못내고 있으며, CJ대한통운 정도만 경기도 군포와 울산에 두 대씩 총 4대를 전기 1톤 트럭을 라스트마일 배송에 투입하고 내년부터는 순차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의 경우도 고 박원순 시장 재임당시 이륜 배송시장에 전기이륜차 도입을 확대한다고 발표했었다. 하지만 현재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밝힌 그린 뉴딜 사업과 맞물려 정책 마련은 중앙정부가, 실제 친환경 운송수단 도입은 지자체를 중심으로 친환경 배송수단 확대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