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요 해운선사들 경쟁…국내선 HMM이 스마트 시스템 도입

항만이 발 빠르게 스마트라는 옷으로 갈아입고 있는 가운데, 덩달아 해운업계 역시 스마트화를 향한 움직임을 가져가고 있다. 항만업계가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고 스마트라는 옷을 찾고 있듯이, 해운업계 역시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Part 2에서는 항만업계를 넘어 해운업계에는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이 어떻게 불고 있는지 살펴보고 글로벌 및 국내 해운업계에서 성공적으로 스마트 시스템을 적용한 곳은 어떤 곳들이 있는지 자세히 알아본다. 

글로벌 해운업계는 지금 스마트 전쟁 중
항만업계와 마찬가지로 해운업계 역시 스마트 시스템을 적용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세계 각국의 해운선사들의 움직임을 통해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프랑스를 넘어 대표적인 글로벌 해운선사로 자리잡은 ‘CMA CGM’이다. ‘CMA CGM’은 해운 디지털화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지난해 3월, 이스라엘 기반의 대표적인 물류 스타트업인 ‘프레이토스(Freightos)’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프레이토스(Freightos)’와의 계약 체결로 인해 ‘CMA CGM’은 선적 용량의 실시간 업데이트가 가능하게 돼 화주들로 하여금 선적할 수 있는 화물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 

특히, 당시의 계약 체결이 더욱 눈길을 끌었던 이유는 ‘CMA CGM’이 프레이토스(Freightos)’가 보유하고 있는 온라인 화물 시장에 등록된 최초의 선사였다는 점이다. ‘CMA CGM‘ 측은 당시 계약의 의미를 전 세계 해운업계에서의 디지털 리더로서의 지위를 강화하는 한편 고객중심의 전략을 펼쳐나갈 수 있게 될 계기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모든 수출입자에 대해 즉각적으로 △가격 정보 △구체적인 항해 정보 등을 제공할 수 있게 돼 해운업계에서 ‘CMA CGM’이 입지를 한층 강화하게 될 기반이 될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다.

‘CMA CGM’의 스마트화를 향한 노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 8월에는 자사 플랫폼을 통해 본격적으로 선적 진행 및 디지털 선하증권 발급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했다. 기존의 종로 된 선하증권과 동일한 기능을 하면서도 안정성과 효율성 면에서 많은 이점을 가진 디지털 선하증권의 발급이 가능해지면서 ‘CMA CGM’의 고객은 문서 작성 및 관리에 소요되는 비용 및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게 됐다. 

‘CMA CGM’ 이외에도 다양한 해운선사들이 스마트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일본의 해운선사인 K-Line은 테크노 미하라㈜(Technos Mihara Corporation)와 함께 선박의 선체 점검 및 유지·보수를 위한 무인항공기 활용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 K-Line은 자사 선박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이른바 ‘KL-Quality’라는 이름의 자체 선박 관리 정책 시스템을 도입해왔다. 하지만 ‘KL-Quality’ 시스템에는 커다란 단점이 있었는데 그것은 선박 상단에 적재된 컨테이너와 선체 등 점검원의 접근이 어려운 경우 정기적인 검사와 유지·보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K-Line은 테크노 미하라의 무인항공기 기술을 기존 시스템에 전격 도입해 이제 그러한 한계를 넘어설 수 있게 됐다. 

K-Line과 마찬가지로 노르웨이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적인 해운기업인 윌햄슨(Wilhelmsen)도 무인항공기를 활용한 시스템을 시범적으로 도입했다. 윌헴슨이 도입한 시스템은 무인항공기를 이용한 육상과 선박 간 선용품 배송서비스. 이를 위해 윌햄슨은 지난 2018년 6월, 프랑스의 항공 제작회사인 에어버스(Airbus)와 협약을 체결하고 해양 선용품 드론 배송 활성화와 상용화 투자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이번 시범서비스 도입이 큰 의미를 갖는 이유는 외부환경에 의해 시시각각 바뀌는 항만 환경에서 무인항공기를 활용한 첫 케이스이기 때문이다. 또 정박해있는 선박과 육지 사이의 연결고리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윌헴슨 관계자는 “항만 내 드론배송이 완전히 자리를 잡게 된다면, 기존 보트를 통해 운송되던 때와 비교해 최대 90% 이상의 비용절감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HMM, 선박종합상황실 통해 스마트 선박 모니터링한다
이와 같이 글로벌 해운선사들이 앞다투어 스마트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HMM이 스마트 선사를 이끌 선두주자로 나서 주목된다.

HMM은 지난달, 국내 해운업계로서는 처음으로 ‘선박종합상황실(Fleet Control Center)’을 오픈했다고 밝혔다. 부산에 위치한 HMM R&D 센터에 자리한 ‘선박종합상황실’은 전 세계 바다 위에 떠 있는 모든 HMM 표 스마트 선박들의 상세정보를 한눈에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뿐만 아니라 모니터링된 모든 내용은 부산뿐 아니라 서울 본사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서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HMM은 이번 ‘선박종합상황실’ 오픈을 위해 지난 2015년부터 국내업체와 손잡고 IT시스템 개발에 힘써왔다. 그리고 드디어 그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HMM의 ‘선박종합상황실’은 말 그대로 스마트 시스템 그 자체이다. 먼저 ‘선박종합상황실’ 내의 종합상황실에서는 선박의 위치와 입출항 정보, 연료 소모량, 실시간 기상 상황, 화물 적재 현황 등의 선박과 관련된 주요 내용들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위험요소의 사전 식별 및 관리, 주요 정보 공유 등의 기능도 갖춰 선박 운항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대폭 높일 수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선박의 승인했을 경우, 육상에서 운항 중인 선박의 컨트롤도 종합상황실에서 진행할 수 있다.

‘선박종합상황실’의 또 다른 공간인 선박 운항실에서는 전자해도, 속도, 방향, 풍속 등을 종합상황실과 함께 공유해 선박 밀집지역이나 위험지역을 통과할 때 더욱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만든다. 특히, 선박에 설치된 CCTV를 통해 선박 내외부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종합상황실에서 파악해 선박의 주요 의사 결정을 발 빠르게 지원할 수도 있다. 아울러 선박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엔진과 발전기 등 주요 기관을 육상과 해상에서 함께 점검할 수 있으며, 육상에 있는 전문 엔지니어와의 즉각적인 상담을 통해 빠른 의사 결정과 조치가 가능해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비용절감도 기대할 수 있다.

HMM은 이번에 오픈한 ‘선박종합상황실’을 통해 수집되는 각종 해상관련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선박 운항의 효율을 분석해 향후 자율운항선박의 개발 및 분석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배재훈 HMM 대표이사는 ‘선박종합상황실’ 오픈과 관련해 “앞으로의 해운업계는 최신 IT기술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도입을 통한 안전운항과 비용절감 경쟁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20척의 스마트 선박뿐만 아니라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선박에도 스마트 IT시스템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