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여객기 보잉777-300ER 개조한 화물기, 美 콜럼버스 향해

코로나19로 인한 여객 수 감소로 전 세계 항공업계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대한항공이 여객기를 개조한 화물 전용 항공기의 화물 노선 첫 투입 소식을 알렸다.

대한항공은 지난 8일, 화물 수송을 위해 개조작업을 완료한 보잉777-300ER 기종을 처음으로 화물 노선에 투입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이후 일부 외국 항공사들이 여객기를 개조해 화물을 수송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대한항공이 최초다.

지난 8일 밤, 인천공항을 출발한 대한항공의 새로운 화물 전용 항공기인 KE9037편은 현지시간으로 같은 날 밤, 미국 콜럼버스 리켄베커 공항에 안전하게 도착했다. 특히 이곳은 미국 내 유통기업과 의류기업의 물류센터가 집중되어있는 신 화물 거점으로 여러 글로벌 항공사들이 항공화물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대한항공은 앞으로 동남아시아 화물 노선망 등과 연계해 자동차 부품, 전자 부품, 의류 등의 화물 수요를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번 새로운 화물 전용 항공기의 투입을 위해 대한항공은 지난 8월, 국토교통부에 여객기 좌석을 제거하고 객실 바닥에 화물을 탑재할 수 있도록 하는 개조작업 승인을 신청했으며 국토부는 안전성 및 적합성 검사를 거쳐 이달 1일, 이를 승인한 바 있다. 이후 대한항공은 코로나19로 멈춰선 여객기 중 2대를 화물 수송이 가능한 항공기로 변모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 항공기로 새롭게 태어난 보잉777-300ER 여객기의 경우 항공기 하단의 화물적재 공간에 약 22톤의 화물을 실을 수 있다. 이에 더해 기존 승객들이 탑승하던 항공기 상단의 객실 좌석을 제거, 약 10.8톤의 화물을 추가로 실을 수 있다. 

한편 대한항공은 그동안 쌓아온 화물사업 노하우와 글로벌 네트워크 등을 토대로 코로나19 팬데믹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오고 있다. 먼저, 코로나19로 운항을 쉬고 있는 보잉777-300, 보잉787-9, A330-300 등 여객기의 하부 화물칸을 화물 수송에 적극 활용해 항공 화물시장 수요에 대응해왔다.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대한항공이 승객 없이 화물만 수송한 여객기의 운항 횟수는 월평균 420회로, 월평균 수송량은 약 1만 2,000여 톤에 이른다.

또 지난 6월부터는 여객기 좌석 위에 안전장치인 카고 시트 백을 설치, 화물을 수송하는 데 활용해 화물 공급도 늘리는 한편 공항 주기료도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아울러 대형 화물기단의 강점을 활용해 화물 수의 극대화도 적극적으로 진행해왔다. 대한항공의 화물 운송을 위한 이러한 노력의 결과, 대부분의 글로벌 항공사들이 적자를 면치 못했던 올 2분기에 1,485억 원이라는 영업이익을 거두는 성과를 거두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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