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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거점, ‘왜’ 도심으로 들어올까
이커머스 시장 폭발적 수요와 빠른 배송 욕구 맞춰야 생존
손정우, 석한글 기자 | 2315news@klnews.co.kr   2020년 08월 21일 (금) 08:43:28
   

전통적으로 도시 외곽 교통요지에 구축되던 물류센터들이 언젠가부터 하나둘씩 도심 속 깊숙이 빠르게 자리하며, 기존 물류거점 방정식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이 같은 물류센터들의 도심 이전 경쟁 배경은 온라인 주문 폭증에 따라 교외가 아닌 소비자와 인접한 도심 내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이하, MFC)’, 다크스토어 등의 구축 움직임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일 3~4시간 이내 배송에서 새벽배송까지 빠른 배송을 표방하고 있는 온라인 이커머스 시장의 팽창은 지금까지 외곽지역에서도 충분했던 물류거점 위치를 도심 내 지역으로의 전이시키고 있는 셈이다.

특히 MFC, 다크스토어 전략은 거대 유통기업들과의 경쟁에 맞서 소비자 주문에 신속하게 배송해야 하는 3자 물류(아웃소싱)에 의존하던 중소규모 유통업체들에게 유효한 물류거점이 되고 있다. 유통 물류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최적화된 도심 속으로 파고들고 있는 MFC, 다크스토어 구축 현황을 점검해 봤다.

소비자 근접 쉬울 뿐 아니라 생산성 높이고 비용 낮춰
코로나19로 소비자들의 주문 채널이 온라인으로 급격하게 이동하자 최적화된 물류서비스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미국 내 오프라인 소매 매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5.4% 하락했지만 온라인 매출은 21% 증가했다. 이에 따라 물류업계는 소비자가 실제 거주하는 도심 안에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icro-Fulfillment Center, MFC)’ 구축 트렌드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트렌드에 가속도를 붙는 또 다른 요인은 도심 내 오프라인 상가 매장들의 부진에 따른 공실률도 한몫하고 있다. 여기다 코로나19가 확산되자 각국 정부는 도심 봉쇄 조치를 단행, 물류 및 교통 프로세스가 지연되거나 중단되는 위기에 직면한 유통업체들은 MFC 구축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해결의 실마리를 보이지 않는 전염병의 외부 충격은 이번 계기를 통해 더욱 MFC 구축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새롭게 구축되고 있는 MFC는 보다 컴팩트 해지고 모듈러 방식을 도입하는 등 하루가 다르게 진화되고 있다. 특히 이들 도심형 MFC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수평적 거점에서 수직형을 비롯해 지하 도심 공간 MFC 등의 다양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

물류전문가들은 “당분간 물류업계의 도심 내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FC)’ 구축 트렌드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급부상할 것”이라며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온라인 주문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각국 정부의 거리두기 정책과 물류 및 교통 프로세스를 지연 혹은 도심 출입까지 막으면서 MFC구축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향후 도심 내 MFC 구축은 라스트마일 배송 속도를 높이기 위해 교외가 아닌 소비자 실거주 지역에 위치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차원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렇게 유통업체들은 도심 내 MFC 구축을 통해 소비자 만족도를 제고할 뿐 아니라 인력 수급의 용이성을 높이고 있다. 이와 동시에 운영비까지 낮추면서도 물류 운영 효율성은 높이고, 시장 점유율까지 확대하는 등의 ‘일거양득’세도 뚜렷해지고 있다.

도심 내 물류거점, ‘효율과 빠른 배송’에 큰 장점 보여
도심 내 MFC구축은 주문이 접수되면 고객과 가장 근접한 물류창고에서 상품을 피킹, 최단 시간 내 전달하는 시스템을 구비하는 전략이다. 지금까지 물류과정은 창고에 상품 입고 → 종류별 분류/보관 → 소비자 주문 접수 → 상품위치 검색 및 픽업 → 포장 → 출하/배송 순이었다. 그러나 온라인을 통한 주문 확대로 외곽 물류창고에서 처리해야 할 상품이 급증하자 공간적 압박이 가중, 물류기업들은 도심 외곽에 대형 물류거점을 구축해 소비자 주문에 대응해 왔다. 문제는 이들 도심 외곽 물류거점에서 고객들의 넘쳐나는 주문량을 소화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물류 부문에서의 풀필먼트(실행)은 단순 창고 운영개념이 아닌, 재고관리부터 상품 입고와 포장과 출하/배송에 이르기까지 전체 물류 과정을 일괄해 처리하는 체계다. 따라서 소비자가 실거주하는 도심 내 가용 공간에 자동화된 MFC를 구축하면 생산성 증가와 비용 절감을 통한 지속적 성장할 수 있다.

따라서 MFC 구축 전략은 아마존 같은 거대 기업과의 경쟁에 맞서 소비자 주문에 신속하게 배송하는 물류시스템이 필요한 유통업체들에 유효하다. 특히 그동안 제 3자 물류에 의존했던 소규모 유통업체들에게 첨단기술이 접목된 MFC 구축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으며, 기술업체들의 경우 수평적 보관형태를 빌딩 형태의 수직형과 지하 공간 등 다양한 모델로 MFC 구축에 나서고 있다.

너도나도 도심 내 물류거점 확보 나서
영국의 유통기업 테스코는 2009년부터 영국 런던 도심지에 운영 중인 점포 중 일부를 온라인 전용 물류거점 다크스토어로 변경해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고객의 일부 제품을 배송하기 시작했다.

국내 유통업체들은 소비자들의 습관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수년간 공들여 투자해왔던 오프라인 매장의 활용도가 떨어지거나 매출이 떨어지는 위기를 맞고 있다. 눈앞에 닥친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기존 매장을 스마트스토어, 다크스토어로 전환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스마트스토어와 다크스토어는 도심 내에 있다는 공통점도 있지만 약간의 차이를 갖는다. 스마트스토어는 마트 내부에 물류 설비를 설치하는 형태지만 다크스토어는 고객이 방문할 수 없는 매장으로 매장 자체가 물류 운영상 거점 역할을 한다. 이 같은 특성으로 인해 다크스토어가 스마트스토에 비해 시스템 개발 등의 비용이 적게 든다.

대표적인 국내 유통업체인 롯데마트는 올해 전체 매장 수를 125개에서 109개로 16개 매장을 폐점함과 동시에 기존 매장 중 일부를 스마트스토어, 다크스토어로 전환한다. 현재 바로 배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중계점과 광교점과 같은 스마트스토어를 내년까지 12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매장 외에 별도의 배송 공간을 마련하는 다크스토어 형태의 매장은 연내 14개를 시작으로 내년까지 29개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마트와 같은 유통업체 외에 배달 앱으로 유명한 기업들의 다크스토어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 다크스토어의 특징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B마트'의 채용 공고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11월부터 도심 내 주요거점에 다크스토어를 마련해 간편식, 디저트, 주요 생필품 등을 배달하는 ‘B마트’를 운영하고 있다. 배달 앱 경쟁자인 요기요 또한 다크스토어를 준비 중이다.

요기요를 운영하고 있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하반기 ‘요마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요마트는 일부 공산품을 제외하고 간편식 위주인 B마트와 달리 상대적으로 다양한 상품을 배송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화,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 활용, 물류거점 구축 ‘대세’
그럼 해외에서는 어떤 업체들이 어떤 형태로 MFC를 확대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당장 MFC 구축에 나선 기업들은 캐나다 아타보틱스와 영국 오카도 테크놀로지(OcadoTechnology) 등의 첨단 창고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로 공급사슬이 마비되는 위기를 경험, 매장을 MFC로 전환한 뒤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을 통해 온라인 주문에 대처하고 있다. 아타보틱스는 물류 시스템 기술기업으로 350ft²(약 33m²)부터 최대 61만ft²(5만 7,000m²)까지 업체 상황에 맞게 MFC 구축을 지원한다. 또 아타보틱스는 MFC를 수직으로 확대,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물류창고 구축에 필요한 공간을 대폭 줄이면서 생산성을 제고하는 신개념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한다.

이 모델의 경우 물류창고를 기존과 달리 수평이 아닌 수직으로 확장, 로봇 등 첨단기술을 접목해 공간 활용도와 생산성을 동시에 제고했다. 또 기존 물류창고에 필요한 공간을 최대 85% 줄일뿐 아니라 인력 역시 최대 80% 절감해 상품을 분류·보관 및 출고/배송하는 내부 물류처리 절차는 더 빨리 한다.

이와 함께 기계학습을 통해 상품 재고 위치가 수시로 변경되기 때문에 소비자 구매 패턴 변화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할 수도 있다. 이 같은 장점 덕에 아타보틱스는 미국 대형 백화점인 노드스트롬(Nordstrom)에도 MFC 시스템을 공급했다.

또 다른 MFC 구축회사는 오카도 테크놀로지다. 오카도 그룹의 자회사인 오카도 테크놀로지의 경우 인공지능(AI)이 물류창고 내 물리적 공간의 모든 움직임을 미러링한 가상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MFC 운영 효율성을 먼저 점검한다. 오카도 그룹은 AI 기술을 이용해 MFC에서 상품을 소비자에게 1시간 내 배송한다는 목표 아래 소규모 유통업체들을 대상으로 ‘오카도 줌(Ocado Zoom)’ 서비스를 선 보였다.

또 오카도 테크놀로지 MFC에서는 중앙 AI가 전체 시스템이 오류 없이 작동되도록 각각의 매개 변수 값을 지속적으로 조정, 로봇을 관리하고 있다. 여기다 물류창고 자동화 뿐 아니라 자율배송 트럭, 그리퍼(Gripper-다양한 유형의 비정형 물체를 집어 각각 다른 바구니에 옮길 수 있는 로봇) 휴머 노이드(Humanoid)등 유통 과정에 필요한 신기술 연구에도 매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대형 슈퍼마켓 체인인 캐나다 소베이스(Sobeys)와 미국 크로거(Kroger)에도 로봇 자동화 시스템 구축을 지원했다.

한편 아타보틱스와 오카도 이외 또 다른 기술기업들의 MFC 구축 지원 움직임도 활발하다. 노르웨이 오토스토어(AutoStore)는 온라인 유통업체인 미국 어도어 미(Adore Me)에 뉴저지주 세카우커스(Secaucus)시 MFC 구축을 위한 로봇 자동화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세카우커스 MFC에는 총 73대의 로봇들이 하루 2만 건 정도의 소비자 온라인 주문을 소화하고 있으며, 미국의 테이크오프 테크놀로지스는 같은 미국의 대형 슈퍼마켓 기업인 앨버트슨스와 함께 도심 내 MFC에 AI와 로봇 기술을 활용, 온라인 주문을 처리하는 방안을 연구 검토하고 있다.

   
   ▲ 서울의 한 빌딩 지하에 구축된 다크스토어 'B마트'에서 물건을 배송하고 있다.  

현재 도심 내 MFC 구축에는 장소 확보에 어려움이 있으나 지하 공간이나 활용률이 낮은 지상 공간 등으로 눈을 돌리면서 해결에 나서고 있다. 실제 이를 입증하는 MFC도 등장했다. 기술 기업인 이스라엘 커먼센스 로보틱스는 세계 최초로 도심 고층빌딩 지하 주차장에 1만8,000ft²(1,670m²) 규모의 MFC를 구축했다.

이 지하 MFC는 작업자가 고정된 자리에 위치한 상태에서 상품이 작업자에게 전달되는 ‘GTP(Goods to Person)’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물류 프로세스에 투입되는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면서 하루 400여 건의 주문을 처리, 지하 MFC에는 소비자 주문을 접수해 상품을 포장하는 공간과, 포장 상품이 배송 차량으로 이동되는 공간에 로봇 자동화 시스템이 도입됐다.

이와 함께 유통업체 미국 타깃의 경우 도심 안에 MFC를 구축한 뒤 창고관리시스템(Warehouse Management System, WMS)을 개선, 교외 창고 재고를 도심 내 MFC로 이동시키고, 판매가 활발한 상품 위주로 배치해 수익성을 강화했다. 또한 공유 서비스가 정착된 미국에는 차량 소유에 큰 의미가 없어지면서 지상 주차장 활용률이 감소하자 이 유휴 공간을 MFC로 개발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한 상황이다. 이처럼 MFC는 유통업체 비용 절감과 수익성 제고 효과를 창출하는 새로운 시대적 흐름으로 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도심 내 MFC 구축 전략은 아마존 같은 거대 기업과의 경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는 3PL 의존했던 업체 등 중소규모 유통업체에 특히 유효하며, 코로나19 이후에도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이 같은 도심 내 MFC 구축은 소매업 유통의 미래 모습을 시사하는 시대적 흐름으로 자리할지 현재 구축 상황은 좀 더 진척 상황을 점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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