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까지 1600대 수출 예정…수소 생태계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상용차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가 전 세계 최초로 수소 전기 대형트럭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6일, 전남 광양항에서 세계 최초로 양산한 수소 전기 대형트럭 ‘엑시언트 수소 트럭’ 10대를 선적하고 스위스로 수출했다고 밝혔다.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은 프로토타입과 전시용 콘셉트 카의 대형 트럭을 선보인 적은 있지만 일반 고객 판매를 위한 양산체제를 갖춘 것은 현대차가 최초로 주요 경쟁사들보다 앞서 수소 전기 상용차시장을 선점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현대차는 트럭 부문에서도 수소 전기차 대량 공급을 본격화해 수소 전기차 리딩 브랜드 지위를 더 확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번 스위스 수출을 시작으로 독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등 공급지역을 유럽 전역으로 확대하고 북미 상용차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세계 최초로 양산에 돌입한 엑시언트 수소 전기 트럭은 차량 총중량(연결차 중량 포함)이 34톤급인 대형 카고 트럭으로 2개의 수소연료전지로 구성된 190kW급 수소연료전지시스템과 최고출력 350kW(476ps/228kgf·m)급 구동 모터를 탑재했다.

특히 대형 트럭 수요처의 요구 사항을 사전에 조사해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를 약 400km, 수소 충전 시간은 약 8~20분이 소요되도록 개발됐다. 이를 위해 운전석이 있는 캡과 화물 적재 공간 사이에 7개의 대형 수소탱크를 장착해 약 32kg의 수소 저장 용량을 갖췄다.

이날 선적된 엑시언트 수소 전기 트럭은 현대차와 스위스 수소 솔루션 전문기업 H2 에너지의 합작법인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로 인도되며 2020년 말까지 40대를 추가로 수출 후 2025년까지 총 1600대를 공급한다.

이번에 수출된 차량은 스위스에 도착 후 냉장밴 등으로 특장 작업해 슈퍼마켓과 주유소가 결합한 복합 유통 체인과 식료품 유통업체 등 대형 트럭 수요처에 공급된다.

현대차는 시장 형성 초기 수소 전기 트럭 도입에 따른 고객사의 초기 비용과 심리적 부담을 낮춰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전통적인 차량 판매방식이 아닌 운행한 만큼 사용료를 지불하는 신개념 모빌리티 서비스를 도입했다.

사용료에 충전 비용과 수리비, 보험료, 정기 정비료 등 차량 운행과 관련된 비용이 모두 포함돼 있어 서비스 이용의 편리함을 극대화했다. 따라서 엑시언트 수소 전기 트럭을 이용하는 고객사는 트럭 운전기사만 고용하면 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존 경유 트럭을 친환경 차인 수소 전기 트럭으로 교체하기 시작함으로써 유럽 내연기관차 퇴출 정책에 조기에 대응한 것은 물론 지속가능성 등 기업의 사회적 가치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소차 생산뿐 아니라 수소 생태계 구축에도 박차
현대차는 엑시언트 수소 전기 트럭의 원활한 보급을 위해 차량만 공급하는 것이 차별화된 수소 생태계를 구축, 활용해 차량을 제공하는 방식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수소 전기 대형트럭 생태계’ 구성을 지원하고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는 스위스 내 수소 충전소 구축을 위해 총 21개의 글로벌 에너지사와 물류 기업이 연합해 설립한 ‘스위스 수소 모빌리티 협회’에 파트너사로 참여해 수소 충전 부문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어 수소 충전소 구축과 트럭 수요처를 생태계 안에 동시에 확보하는 혁신적인 구조를 만들었다.

또한 현대차의 합작 파트너이자 스위스 수소 모빌리티 협회 회원사인 H2 에너지는 2019년 글로벌 에너지 기업 알픽과 린데와 함께 스위스에서 첫 상업용 수소를 생산하는 ‘하이드로스파이더’라는 합작법인을 설립해 수소 생산 부문도 생태계에 합류시켰다.

H2 에너지와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는 하이드로스파이더가 생산한 친환경 수소가 스위스 수소 모빌리티 협회 회원사들이 새로 구축하는 수소 충전소에 공급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로써 ‘스위스 수소 모빌리티 협회’를 중심으로 차량 공급-고개-수소 충전-수소생산이 연결된 지속가능한 4각 협력 생태계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수소 전기 트럭 공급이 본격 시작됨에 따라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7월 7일(현지 시간) 스위스 상트갈렌 주 오버슈트라세(Oberstrasse)에 신규 수소 충전소 개소를 시작으로 2020년 말까지 총 7개의 수소 충전소를 스위스 주요 지역에 마련하고 2025년까지 약 80개의 수소 충전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 상용사업본부장 이인철 부사장은 “세계 최초로 수소 전기 대형트럭을 양산하고 판매를 시작함으로써 현대차 수소 전기 상용차의 글로벌 리더십을 전 세계에 확실히 알리는 계기가 됐다”며 “현대차는 단순 차량 공급을 넘어 유럽 수소 밸류체인 파트너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수소의 생산, 유통, 소비가 함께 순환되는 수소 사업 생태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수출은 친환경 상용차 모빌리티 사업을 개척한 것은 물론 글로벌 수소 사회를 선도하는 현대차 수소 전기차 비전을 실제로 증명한 것”이라며 “앞으로 유럽뿐 아니라 북미, 중국까지 진출해 글로벌 친환경 상용차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 1회 충전 1000km 운행 가능한 수소 전용 트럭 출시 예정…‘시장 확대 본격 추진’
지난 2018년 글로벌 컨설팅 전문업체 맥킨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약 300~400만대의 운송용 수소 전기 트럭이 보급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유럽은 2025년 이후 노르웨이를 시작으로 주요 국가들이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추진하고 있어 경유차가 대부분인 상용차시장은 수소 전기차 등 친환경 차 도입과 확산이 시급한 상황이다.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수소 전기 트럭과 배터리 전기 트럭의 운행 거리에 따른 비용을 비교한 결과 100km 이상부터 수소 전기 트럭의 비용 효율성이 배터리 전기 트럭보다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의 경우 주행거리와 적재중량을 늘리려면 고가인 배터리의 용량도 함께 증가해야 하고 그만큼 충전 시간도 길어져 운행 가능 시간이 줄어드는 등 효율성이 떨어진다.

또한 수소 전기 트럭은 충전 인프라 구축에서도 승용 수소 전기차 대비 간편한 장점이 있다.

트럭과 버스 등의 상용차는 정해진 노선을 반복 운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화물 상하차 지역이나 차고지 중심으로 수소 충전소를 설치하면 운행에 큰 어려움이 없다.

현대차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글로벌 수소 전기 트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향후 1회 충전 주행거리가 1000km 이상인 수소 전용 대형트럭 콘셉트가 ‘HDC-6 넵튠’기반의 장거리 운송용 대형 트랙터를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 대형 트랙터에는 고내구, 고출력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이 탑재된다.

또한 엑시언트 수소 전기 트럭 등과 같은 완성차 수출 외에도 2019년 엔진·발전기 분야 글로벌 리더인 미국 ‘커민스’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공급 협약을 맺는 등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통해서도 북미 상용차시장에 진출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화물 트럭의 경우 대부분 경우 대부분 경유차이기 때문에 유럽을 중심으로 이를 대체하는 친환경 화물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수소 전기 트럭은 충전 시간과 1회 충전 주행거리 등 장거리 운행에 강점이 있어 경유 화물차의 대안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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