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도전, 쉽지 않지만 시장에 도움이 되길…”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특히 직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결정하기 쉽지 않다. 여기에 나이도 적지 않은 상황이라면 어떨까? 대부분은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러한 쉽지 않은 결정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이 있다. SIMON&Co의 백영기 대표이사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인 CBRE에서 물류부동산 분야의 전문가로 오랜 시간 활동해 왔다. 또 CBRE에서 그의 능력을 인정받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2018년 하반기 많은 성과급마저도 포기하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그가 도전을 시작한 이유와 향후 계획, 그리고 그가 바라보는 물류부동산 시장에 대해서 들어봤다.

새로운 기회, 도전을 시작하다
백영기 대표는 오랜시간 동안 CBRE에서 물류부동산에 관련된 업무를 해왔다. 그는 “물류센터 개발, 임대차, 매매자문을 국내외 투자기관, 부동산 개발 시행사, 개인들에게 15년이 넘는 시간동안 해왔다”고 그동안 해왔던 일에 대해 설명했다. 이러한 그의 노력으로 많은 투자자들이 물류시장으로 들어왔고 임대차를 통해 수익을 얻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오랜 시간 CBRE에서 해오면서 주변에서 많은 권유가 있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오랜 시간 물류부동산 관련 업무를 해오면서 주변 사람들의 많은 권유를 받았다. 하지만 안정적인 직장에 사표를 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그는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었다. 그는 “사실 많은 프로젝트를 하면서 언젠가는 직접 개발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며 “시장 상황이 좋고 좋은 기회가 찾아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됐다”고 사업을 시작한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 그가 설립한 SIMON&Co는 물류센터 개발, 사업타당성, 임대차, 매매, 금융 등 물류부동산 투자에 관한 모든 업무에 대한 컨설팅 자문을 하고 있다. 그는 “올해로 물류부동산 업무를 한지 15년차가 되는데, 그동안의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로 물류센터 개발과 투자에 관심 있는 기관이나 개인들에게 제공하고자 한다”며 SIMON&Co가 하고자 하는 일을 설명했다.

가장 힘든 건 “책임과 현실의 무게”
2018년 10월 회사를 그만두고 독립한 백영기 대표는 기존 업무와 크게 다르지 않은 업무를 하고 있다. 그는 “기본적인 업무는 CBRE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물류부동산 개발을 대행하는 것 정도 차이가 있다”고 업무에 대해서 설명했다. 하지만 그 책임의 무게가 다르다는 것이 백영기 대표의 생각이다. CBRE에서의 업무는 기본적으로 아주 초기에 사업 타당성을 조언하거나 진행 된 후 임대차와 매각에 관련된 업무였기 때문에 책임은 느끼지만 그 무게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사업 초기부터 모든 것을 대행하는 현재는 그 무게가 상상할 수도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물류센터 하나를 개발하기 위해선 토지매입, 사업타당성 분석, 인허가 업무, 시공업무 등 수많은 단계와 절차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토지매입단계에서부터 수십 건, 수백 건을 검토해야 한다. 또 사업타당성 나오면 인허가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며 “실제 개발 인허가 단계에 들어가면 생각지도 않은 어려움이 많아 이러한 문제점들을 사전에 철두철미하게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의 업무 영역이나 책임감이 훨씬 더 무겁고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책임감을 제외하고 실제 업무에선 어떤 어려움이 있을까? 그는 “4~5년전만 해도 수도권에 개발용지가 많이 나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며 “개발여지가 조금이라도 있는 부지는 순식간에 매각이 되는 시장으로 바뀌었다”고 현재 시장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런 시장 상황에서 개발부지를 어렵게 찾아도 최근 지자체 조례를 해가 갈수록 엄격하게 적용되고 변경되다보니, 개발 사업성이 나올 수 있도록 허가가 나지 않는 상황”이라며 개발이 가능한 부지를 찾는 것이 현업에게 가장 어려운 점이라고 꼽았다.

첫 번째 프로젝트 ‘용인 저온 물류센터’
개발이 가능한 좋은 부지를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동안의 노하우와 경험을 살려 좋은 입지에 물류센터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투자자들이 선호했던 상온물류센터가 아니라 저온 물류센터의 개발 프로젝트이다. 그는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저온물류 부동산투자시장은 별로 인기가 없었다. 개발물건도 별로 없었고, 있더라도 거의 자가 물류센터였으며, 저온 물류를 투자할 기관도 없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근 시장 상황이 변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최근에는 새벽배송, 신선 물동량의 증가로 인해 저온물류시장에 수요가 급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 년 동안 물류시장의 상황을 봤을 때, 국내에 대규모, 현대식 저온 물류센터가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서울에 인접한 지역으로 대규모 개발이 가능한 지역이라면 승산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했다”며 개발 프로젝트에 뛰어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아직은 자세한 내용을 전달할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용인 IC인근에 외국투자기관의 개발 대행으로 저온 물류센터를 약 5만평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저온 물류센터로 개발하기 좋은 입지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아마도 완공이 되면 국내 최고의 규모와 최신식의 설비를 갖춘 저온물류시설이 될 것”이라며 “새벽배송으로 강남까지 20여분이면 배송이 가능하기 때문에 임차인들에게 좋은 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기존의 물류시설들과는 달리 자연친화적 박물관 모형으로 외관을 설계하고 있어 인근 지역에 랜드마크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온 물류센터에 대해 긍정적으로 판단해서 개발을 진행하고 있지만 최근 공급과잉에 대해서도 우려도 있다. 그는 “10여년 전부터 용인, 이천을 중심으로 경기도 동남권에 공급이 치중되어 왔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직 공급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었다”면서도 “현재로 보면 너무 단시간내에 많은 공급이 예정되어 있어 염려가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때문에 시장을 예전보다 더 면밀히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그는 “이런 상황일수록 개발초기단계부터 지역시장을 면밀히 조사한 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며 “일부 발 빠른 시행사들은 이들 지역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경기북부, 부산경남권역을 많이 보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투명한 시장이 될 수 있도록, 역할 할 것
백영기 대표가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시장을 더욱 투명하게 만들고자 하는 목표도 있었다. 그는 향후 계획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국내 물류부동산 투자시장 선진화에 기여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가 바라보고 있는 물류부동산 시장은 아직도 타 산업용 부동산에 비해 낙후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 영역에서 오피스, 상가, 아파트 시장은 물류시장에 비해 월등히 성숙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물류부동산 시장이 타 상업용 부동산에 비해 낙후되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부동산 투자를 하면서 시장에 대한 충분한 스터디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물류부동산 시장이 너무 뜨거운 것은 사실이다. 시장에 유동자금이 많아 물류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상황자체는 이해가지만 이것이 무분별한 개발로 이어지는 것으로 볼 때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전했다. 그는 국내 물류부동산 시장의 투자를 위해서는 워밍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돈이 된다고 해서 워밍업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달리기를 시작하는 국내 투자자들을 많이 본다”며 “시장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개발 후 찾아와서 임대와 매각을 해달라고 하는데 그때는 이미 조건을 맞추기 어려운 상황일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그는 물류부동산 시장에서 실패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충분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며 그 역할을 SIMON&Co에서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의 경험으로 볼 때, 물류부동산 시장정보에 어두운 상황에서 초기단계부터 전문가의 도움 없이 직접 개발, 투자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시장에서 미약한 힘이지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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