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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글로벌 공급망 위협하는 ‘코로나19’
이병휘 코티 코리아 SCM 팀 리더
이병휘 | story202179@klnews.co.kr   2020년 03월 11일 (수) 08:16:42

   
 

<프로필>
前 피앤지 코리아 Product Supply 팀
前 삼성전자 retail SCM TF
前 농심켈로그 Demand Planner
現 코티 코리아 SCM 팀 리더

 
   
Global supply chain은 이제 꼭 물류나 SCM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아주 익숙한 개념이 되었다. 중국에서 만들거나, 중국제 부품이 들어가지 않은 제품을 이제 찾아보기 어렵고 차별성을 위해서 ‘made in’이 아닌 ‘designed by’를 강조하는 방식이 새로운 차별점으로 떠올랐다. 애플의 아이폰은 중국에서 만들고 있으며, 삼성의 갤럭시 시리즈의 플래그쉽은 말레이시아에서 제조되고 있다. 제조사가 수직계열화를 통해 생산 역량과 전체 공급망에 대한 통제력을 내재화 한다고 해도 결국 각각 생산 공장들 다양한 이유로 다양한 국가에 분산된다.

Global supply chain에서 중국의 역할은 어떤 의미로 절대적이다. 1, 2차 가공된 원자재와 부품 시장에서의 중국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을 넘어,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예를 들면 현대자동차의 생산 공장의 가동 중단의 원인이 된 와이어링은 코로나19로 인한 중국내 공급사의 공급불가가 원인이 됐다. 또 베트남에서는 원자재 수급으로 인한 섬유 사업에서의 위기를 정부에서 직접 인정하고 나섰고, 세계 의약품 생산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인도에서도 의약품 원재료 부족으로 인한 의약품 생산의 위험요소를 선언하고 나섰으며, 주요 생산기지가 우한에 위치한 애플은 새로운 제품의 출시가 지연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중국의 공장들이 조금씩 재가동을 시작하고 있지만, 많은 공장들은 춘절 이후에 여전히 멈춰 있다. 2월 26일 기준 약 43%정도의 소, 중규모 공장들이 생산을 재개한 것으로 집계되지만, 다시 예전 수준으로 생산력이 복원되기까지의 시간이 상당히 많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인한 각종 조치들은 춘절 연휴동안 고향으로 돌아가 원거주지를 벗어나 있었거나 해외를 방문한 사람들에게 14일의 격리기간을 요구하고 있으며, 공장이 생산을 재개하기 전에 근무자들에게 충분한 마스크 등 예방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마스크 생산 공장들이 우선 가동에 들어갔으나, 기존 일 생산량은 약 2천만 개로 추가 생산에 뛰어든 5개 공장의 천사백만 개까지 포함한 3천 4백만 개의 하루 생산량도 중국 내부의 1억 4천만의 수요를 충당하기에는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더구나 각 성의 지방 정부들이 개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격리정책이나 이동 제한 조치 등이 아직 남아 있어, 근무자들이 다시 공장으로 돌아오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일련의 상황들을 종합해보면, 중국의 생산력이 원래 수준으로 돌아오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며 중국에서 1, 2차 가공된 원자재와 부품을 공급받는 전세계의 모든 공장들은 큰 파도가 다가오는 것을 바라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유발된 영향은 생산에서 그치지 않는다. 연장된 춘절 연휴와 상, 하역 작업 지연으로 인한 blank sailing(선박들이 충분한 물량을 싣지 못하거나, 스케줄이 지연되어 이후 정기 스케줄을 지키지 못하고 운행이 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으며, 생산량이 정상으로 돌아온 다음에도 생산된 원자재와 재료들을 목적지로 이동시킬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존재한다. 더구나 한국의 경우 한진해운 사태 이후에 수입로가 직항보다는 중국을 거치는 간선 물량이 증가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중국 항구에서 간선으로 갈아타야 하는 물량이 다른 곳에서 하역 되면 그로 인한 항로의 변경, 그로 인한 전체적인 소요시간의 증가와 불확실성은 더불어 증가하게 된다. 중국의 생산력이 정상으로 돌아온다고 해도, 생산된 제품, 또는 원자재/재료를 소진할 또 다른 생산거점으로의 이동이 영향을 받는 현 시점에서 전세계적인 생산량의 감소와 그로 인한 여파는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미국의 예를 들어보자, 일반적인 미국의 피크 시즌은 크리스마스를 시작으로 하는 12월부터 4월까지를 의미한다. 여기에 최근에는 블랙프라이데이 행사가 11월초부터 시작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대략적으로 11월부터 미국의 피크시즌이 시작한다고 가정하자. 크리스마스와 블랙프라이데이 물량들은 일반적으로 7월에서 8월 사이에 미국 항구에 도착한다. 중국에서 미국으로 해상운송을 할 경우 대략 1달 정도를 예상해야 하고, 중국 내부의 수출절차와 이동 시간 등을 고려하여 약 1.5달 정도가 총 소요된다고 하면 중국의 공장들은 5월 중순에서 6월 중순사이에 완제품의 생산을 완료해야 한다. 생산에 필요한 시간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지만, 결국 원자재/재료를 공급하는 중국내의 공장들은 늦어도 4~5월에는 원자재와 부재료를 생산공장에 공급해야 한다. 완제품의 생산기지가 중국내가 아니라 제3국인 경우 일정은 더 당겨진다. 결론적으로 미국 내 시장을 위한 물량이 3~4월안에 기존의 공장폐쇄로 인한 물량과 함께 모두 생산해내지 못한다면 코로나19의 영향이 사라진 상황에서도 제품 공급은 여전히 부족한 상태가 된다. 미국을 예로 들었지만, 결국 이런 상황은 전세계 어디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위에서도 언급된 베트남의 섬유산업은 당장 원자재/재료 재고가 3월말이면 동이 난다고 한다. 중국에서 베트남까지 해상 운송기간이 평균 7일(상하이-호치민)정도이면, 이글을 쓰는 시점(3월 1일)에서는 대략 2주안에 생산 정상화 및 완료 후 운송이 시작되어야 생산이 문제없이 진행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런 상황들을 감안하여 3월 이후 global supply chain에 일어날 상황을 예측해 본다면, 먼저 중국 생산능력의 극적인 복구와 회복을 하려는 시도가 있을 것이다. 이미 미국발 관세 이슈로 일부 생산거점들의 탈 중국화가 시작됐으며 그 속도는 더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설사 주 생산거점으로서의 위치를 유지하더라도 사스와 코로나19 등을 거치면서 전염병이라는 특정한 재난의 위험성을 보여준 중국은 지역자체로서의 불안정성이 부각되어 장기적인 공급처 분산화의 타겟이 될 수밖에 없다. 또 이미 부하가 걸린 중국내 주요 항구의 혼잡화와 이로 인한 추가 지연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생산 능력과 생산량이 회복되면 지연된 기존 생산 물량과 신규 생산 물량 등 기존 2~6주에 거쳐 분산되었을 물량이 일시에 쏟아져 나올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완제품과 원자재, 재료들은 결국 세계의 주요 hub port를 거쳐 분산될 것이나. 주요 항구/공항들은 몰려든 물량에 따른 지연을 피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JIT(Just In Time)과 칸반으로 대표되고, lean production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 재고/생산 최적화는 결국 이러한 예상치 못한 위기 상황에서 대처 불가능한 상황으로 세계의 공급망을 몰아넣었다. 지금까지 최저 비용 생산이 가장 주요한 가치 중 하나였다면 아마도 이제는 안전성과 지속 가능성에 좀 더 관심을 보이게 될지도 모르겠다. 많은 생산업체들이 보유한 안전재고를 소진하며 생산을 이어가고 있으며, 다소 지연된 일정이라도 운송이 진행중이거나, 공급을 대체해줄 수 있는 업체를 찾아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과거 사스에서도 중국의 생산능력은 한차례 시험대에 올랐으나, 지금 중국은 세계 최대의 자동차 부품 생산국이며, 제품군을 막론하고 큰 비중을 차지하는 global supply chain의 거대한 축이다. 세계화와 최적화, 그로 인한 OEM과 ODM의 유행은 전세계의 공급망을 모두 하나로 묶어놓았고, 모두가 같은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모두의 고민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모두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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