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들고 태어난 ‘Z세대’가 유통/물류를 바꾼다

물류창고는 단지 제품을 보관하기만 하는 시설이 아니다. 오늘날의 물류창고는 제품 저장을 위한 인바운드 기능과 운송 및 포장의 아웃 바운드 영역까지 책임지면서 물류 및 공급망 관리 시스템에서 필수 요소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물류창고는 재고 관리를 능률화하고 가격 안정화를 보장하며 위험 관리를 개선하는데도 일조한다. 그런데 이런 창고의 관리 방식은 고객 트렌드의 변화에도 크게 영향을 받는다.

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세대를 Z세대로 부른다. 해외에서는 이 Z세대를 진화하는 물류창고 트렌드를 설명하는 인문사회학적 키워드로 사용되고 있다. 또 아마존이 정보통신기술(ICT)을 바탕으로 오픈한 무인점포 아마존 고(Amazon Go) 역시 Z세대의 등장과 물류창고 트렌드를 설명하는 사례로 꼽고 있다. 도대체 Z세대와 아마존 고, 그리고 물류창고는 어떤 연결고리를 갖고 있는 것일까?

Z세대의 등장이 바꾼 전자상거래 풍속도
먼저, Z세대는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으로 부를 만큼 어린 시절부터 디지털·모바일 환경에 자연스럽게 노출되어 생활 전반에 온라인과 SNS를 적극 활용하는 세대를 의미한다. Z세대는 2000년대 초반 정보기술(IT) 붐과 함께 성장해 신기술에 민감할 뿐 아니라 이 신기술을 실제 소비 활동에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통계로도 Z세대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다. 2019년 현재 기준으로 전 세계의 Z세대는 25억 명 정도다. 이는 전 세계에서 인구수가 가장 많은 단일 세대이다. 올해에는 전 세계 인구의 1/3을 상회하면서 전체 소비자 쇼핑의 40%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데이터에 따르면 전자상거래의 기대치와 선호도는 연령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3PL 공급자인 Dotcom Distribution 사는 매년 전자상거래 관련 소비자 조사를 하고 있는데 2018년도 조사에서 재미있는 결과가 확인됐다. 젊은 구매자는 매장에서 반납하는 유연성, 빠른 배송 등 편의성을 우선시하는 반면에 나이든 소비자는 저비용 또는 무료 배송, 무료 반품 등과 같은 서비스 제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Z세대의 36%는 당일 배송이 향후 구매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으며, 87%는 매장에서 반품이 가능하면 온라인 구매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또 이들의 75%는 온라인 주문에서 공짜 증정품이 주어지면 재구매할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했다. 밀레니엄 세대의 76%는 무료배송을 받기 위해 온라인 카트에 품목을 추가하고, 배송이 지연되면 79%는 해당 소매업자로부터 다시 구매할 가능성이 적고, 온라인 주문에 무료 증정품이 제공되는 경우 그들 중 60%가 해당 소매업체에게 재구매할 의사가 높다고 응답했다. 반면 베이비 붐 세대의 1%만이 일일 배송을 기대하고, 구매결정의 95%는 배송비에 의해 다소 또는 크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언론에 따르면 Z세대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없는 쇼핑 혹은 완전히 권한이 부여된 소비자(totally empowered consumer)가 아닌 상태에서의 쇼핑은 상상하기 어려우며, 편리함과 비용 및 선택과 관련해 타 세대와는 다른 기대치를 보유하고 있다.

Z세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이런 현상을 설명하는 신종 단어가 ‘언컨택트’(Uncontact, 언(Un)+컨택트(Contact). 접촉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인간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비대면 방식을 의미)다. Z세대는 온라인을 통해 자신에게 적합한 정보를 선택하고 이를 바탕으로 합리적 소비를 한다는 점에서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려는 타인의 개입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는 사회 현상을 설명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3PL 창고의 생존조건 제시하는 Z세대의 영향력
Z세대의 이런 영향력은 결과적으로 3PL 창고까지도 미치고 있다. 해외 전문 사이트인 supplychain247.com은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 환경에서 생존·성장을 위한 전략 키워드를 바로 Z세대에서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사이트는 3PL 창고가 Z세대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다음 5가지 기능을 발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첫 번째는 옴니채널 풀필먼트 역량(Omnichannel fulfillment capabilities)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Z세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스마트폰을 이용한 구매를 훨씬 선호하지만 또 한편으론 오프라인 몰에서 실물을 직접 확인하면서 쇼핑하는 것과 집·학교·직장으로의 당일 배송 서비스도 즐기는 편이다. 이는 곧 Z세대는 쇼핑 장소(where)와 방법(how)에 대한 구분을 그다지 중요시 여기지 않는 반면 매끄러운 경험(seamless experience)은 중시한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supplychain247.com는 3PL 창고는 옴니채널을 통해 이러한 특성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두 번째는 모바일 우선에 최적화 된 전자상거래 사이트(‘Mobile first’ optimized Ecommerce sites)의 구축이다.
Z세대는 모바일 사이트 로드에 3초 이상 걸리면 53% 정도가 타 사이트로 이동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을 만큼 인내심이 부족하다. 즉, 탐색이 쉽고 빠른 모바일 사이트 구축이 요구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supplychain247.com는 이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3PL 창고는 쇼핑카트 및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API) 통합 플랫폼을 제공하는 창고관리시스템(WMS) 업체와 파트너가 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세 번째는 제품 가용성과 풀필먼트, 배송에 대한 총 가시성 및 제어(Total visibility and control over product availability, fulfillment and delivery)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3PL 창고는 고객이 제품 가용성을 확인하는 순간부터 제품이 출고돼 배송받기까지 구매 프로세스에 대한 총 가시성을 유지하면서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재고 수준 등 주요 상황에 대한 자동 이메일 통보, 고객 전용 승인 기반 웹 포털(permission-based web portal)을 제공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창고의 랙(racks)에서부터 트럭 및 전체 배송에 이르기까지 구매를 추적하는 능력은 수익을 창출함에 있어 타 업체에 비해 상대적 우위를 제공한다는 게 supplychain247.com의 설명이다.

네 번째는 모든 접점에서 탁월한 고객 경험(Superior customer experience at every touch point)을 제공하는 것이다. Z세대는 VIP급 대우를 기대하기 때문에 3PL 창고는 협력 업체와 함께 최고 수준의 서비스와 도움 및 지원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챗봇(Chatbots), 책임자와의 연중무휴 상담이 가능한 시스템, 명쾌한 FAQ, 문제 발생 시 쉽게 찾을 수 있는 도움말 등이 포함된다.

다섯 번째는 매끄러운 반품 정책(Seamless Product Returns)이다.
반품은 전자상거래 업체에게 항상 문제였으나 Z세대의 등장은 이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든다. 실제로 Z세대의 구매 품목 반품 비율이 타 세대보다 3배 정도 높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반품은 1회성이 아닌 풀필먼트 시스템에서 충분히 예상 가능한 부문이어야 한다. 이러한 예상 가능성이 있어야 반품이 쉽게 처리되면서 평생 고객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 윈-윈이 되는 효율적 시스템의 구축이 가능한 것이다.

3PL 창고는 △모든 패키지에 사전 인쇄된 따라 하기 쉬운 지시 사항, △추가 맞춤 픽업 및 교환 기회, △재고 상황을 자동 업데이트하는 WMS, △우수한 서비스 및 지원 등으로 소비자의 반품을 어렵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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