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미 에드먼슨/다산북스

좋은 인재를 확보하는 것은 기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안이다. 그런데 많은 기업들이 좋은 인재를 확보하고도 그들의 능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좋은 인재는 만들어지는 것이다. 만들어 진다는 것은 그들에게 훌륭한 교육 커리큘럼을 통해 육성되어지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업무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고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 에이미 애드먼슨의 ‘두려움 없는 조직’에서는 기업에서 인력을 인재로 만들어 가는 가장 근본적인 요소를 ‘심리적 안정감’으로 제시하고 있다. 심리적 안정감은 구성원의 학습, 혁신, 성장을 촉진시키는 원동력이며, ‘민첩성’과 ‘혁신’만이 성공요소인 지식경제 시대에 기업 내의 새로운 기업 경쟁력의 한 축이 될 것이라는 것이 이 책의 주제이다.

조직 내 가장 큰 리스크 요인… 심리적 두려움
직장인들의 약 70%가 회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문제나 관행들에 대해 침묵한 경험이 있다고 하며, 향후에도 그런 행동을 유지할 것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근거 없는 두려움 때문이라고 한다. 자신에게 해가 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이 결국 구성원들을 침묵하게 만든다. 그런데 더욱 큰 문제는 아직도 많은 경영자들은 이러한 두려움을 조직을 관리하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폭스바겐의 최고 경영자인 마틴 빈터콘은 두려움을 조직의 관리도구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경영자이다.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배출량 조작사건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나 CEO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결국 아무도 이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 채 엄청난 규모의 유무형의 피해를 발생시켜 기업에 엄청난 손실을 불러일으키고 말았다. 어느 조직이건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 순간에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면 단기적으로는 혜택을 볼 수 있지만 일정시간이 지나면 상상이상의 피해를 맞이할 수 있다. 복잡성과 모호성이 공존하는 오늘날의 기업환경에서는 지속적인 학습과 협력은 기업의 성패에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기업 내 만연하는 두려움은 자신이 소속된 회사보다는 개인 자신의 안위에 초점을 두게 만들 것이며, 이는 이기적인 조직문화의 형성을 통해 기업 내 협력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것이다.

두려움 없는 조직이란?
두려움 없는 조직을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심리적 안정감이 필요하다. 심리적 안정감이란 구성원들이 언제 어느 때이건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의미한다. 심리적 안정감이 높은 조직은 불합리한 관행이나 프로세스 등 조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안들에 대해 직급 구분 없이 소신 있게 개인의 아이디어나 의견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수용한다. 이는 구성원들이 조직 내에서 존중받고 있으며, 중요한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는 심리적 믿음과 안정감을 부여함으로 기업 내 다양한 활동에 대해 구성원들이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는 중요한 동기가 된다. 구글X는 수 년 전에 바닷물을 상업적 연료로 개발하기 위해 상당한 투자를 통해 ‘포그온 프로젝트’를 추진한 바 있다. 포그온 프로젝트는 바닷물의 상업 연료화는 성공하였으나 이를 상용화함에 있어서는 시장성이 희박하다는 결론을 맞게 되었고 그 즉시 프로젝트를 중단하였다. 결과적으로 프로젝트는 실패를 한 것이다. 그러나 구글X에서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전 구성원에게 상당한 규모의 보너스를 제공했다. 실패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를 진행함으로 향후 회사에 미칠 수 있는 손실을 최소화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대규모의 투자가 진행된 프로젝트를 과감하게 중단하겠다는 결정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사안이다. 그 용기는 바로 심리적 안정감에서 나온다. 팀워크가 좋은 팀일수록 실수가 많다. 팀워크가 좋다는 것은 팀에 소속된 팀원들의 심리적 안정감이 높다는 것이다. 심리적 안정감이 높을 경우 실수를 굳이 숨길 이유가 없다. 발생된 실수를 공유하고 더 나은 성과를 추구해 나간다. 반면에 심리적 안정감이 낮은 팀은 실수를 숨기는 경향이 있다. 실수가 적은 것이 아니라 단지 드러나고 있지 않을 뿐이다. 심리적 안정감을 높이기 위한 과정은 구성원과 경영자, 그리고 구성원 간에 신뢰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이는 기업의 경영전략 과제에 있어서 가장 최우선 시 되어야 한다. 구성원들의 심리적 안정감이 결여된 상태에서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지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시대가 오고 있다.

심리적 안정감과 혁신
학습에는 사실학습(Learn What)과 방법학습(Learn How)이 있다. 사실학습은 지식이고 방법학습은 지혜라고 할 수 있다. 사실학습은 개인차원의 학습이라면 방법학습은 조직차원의 학습이다. 기업은 방법학습을 통해 운영된다. 왜냐하면 이론과 실제는 다르기 때문이다. 심리적 안정감이 높은 조직일수록 방법학습의 비중이 높아진다. 방법학습의 가장 좋은 방법은 건전한 비평의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다. ‘토이 스토리’로 유명한 픽사에는 ‘브레인 트러스트’라는 제도가 있다.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내는 원동력으로 가감 없는 건전한 비평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토이 스토리라는 최고 히트작을 만들어냈으며, 브레인 트러스트는 픽사의 대표적인 방법학습의 도구로 활용되어지고 있다. 심리적 안정감은 건전한 비평을 활성화시킨다. 건전한 비평은 흠을 들춰내는 것이 아니라 발전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이를 격려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혁신을 촉진하는 원동력이 된다. 심리적 안정감은 단지 친절하고 상냥한 기업 분위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태도를 지니고 이를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구성원의 마음가짐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리더는 기꺼이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의 목소리를 낸 직원들에게 진정한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고 행여나 이러한 과정 속에서 실패한 직원들에게 실패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조치, 그리고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엄격한 조치 등의 행동을 통해 생산적인 반응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 중의 하나는 성공한 리더들의 과거 성공 체험이다. 이러한 성공 체험은 새로운 변화 시대에 커다란 장애물이자 구성원들이 심리적 안정감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되고 있다. 조직 내 심리적 안정감을 주기 위해서는 경영자의 겸손과 책임감이 촉매제가 될 것이다. 겸손은 경영자가 모든 정답을 알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구성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태도이며, 책임감이란 사안의 결과에 대해 경영자가 일방적으로 책임을 묻는 태도가 아니라 책임을 공감하는 태도이다. 심리적 안정감이 높은 조직은 일을 대하는 태도가 바뀔 것이며, 이는 일하는 방식을 바꿀 것이다. 그리고 일하는 방식이 바뀐다는 것은 조직문화가 바뀐다는 것을 의미하며 결과적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게 됨을 의미한다. 전략은 단시일 내 모방이 가능하지만 조직문화는 단 시일 내 모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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