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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1] 불법 자가용 화물차 운영 현장 속으로
‘안 걸리면 장땡’, 만연한 불법 자가용 유상운송
손정우 기자 | 2315news@klnews.co.kr   2020년 01월 07일 (화) 08:30:25
   

택배시장 물동량 증가, 라스트마일 확대, 신선배송 및 새벽배송 활성화 등으로 1톤 화물차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불법 유상운송서비스도 활황세다. 그러나 정작 관련 시장 근로자 구하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 이 때문에 수요 대비 노동력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며, 서비스의 잦은 차질도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어 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왜 일자리는 있는데 근로자 구하기는 어려운 현상이 발생하는 걸까. 또 이런 현상은 어떤 문제점들을 불러오는 걸까. 이 같은 현상의 주된 원인은 1톤 화물차를 이용하는 물류현장에서 노동력 제공 대신 수령받는 임금이 턱없이 낮기 때문. 1톤 화물차의 경우 하루 평균 수십 건에서 수백 건의 상품을 고객의 집 앞까지 배달해야 하는 노동특성을 갖고 있다.

또 근무시간 역시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이어지곤 하지만 임금은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관련 업무를 희망하는 이들이 적을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지사. 또 전체 근로수입에서 자동차 및 영업용 번호구입에 따른 할부금, 차량 유지비 등을 제외하면 실수입은 더 줄어든다. 그렇다고 서비스를 의뢰하는 원청 화주들이 비용을 많이 주는 것도 아니다.

화주들은 1톤 화물차 대당 근로자들에게 적게는 280만 원에서 많게는 350만 원 가량의 임금을 지급한다. 여기서 문제는 대부분 유류비 포함이어서 운송사 수수료, 기름값 등을 제외하면실제 손에 쥐는 최종 임금은 250만 원을 넘지 못한다.

1톤 화물차량을 운영하는 유통 물류시장에 자가용 불법 유상운송이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활발하게 이뤄지는 배경을 점검해 봤다.

   

   

턱없이 낮은 임금, 1톤 불법 자가용운영 확산 원인
이처럼 낮은 임금이다 보니 한 푼이 아쉬운 일선 1톤 화물차주들 입장에서는 정부의 단속도 없고, 특별한 벌과금도 없어 굳이 영업용 화물 번호판 구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 할부금과 영업용 번호판 구입 할부금등이 빠져 나갈 경우 수입이 100만 원대 후반으로 낮아지게 되면서 더더욱 자가용 불법운영은 확산일로 다. 현실이 이러다보니 차주들 대부분은 영업용 번호 구입을 꺼리고 있다. 알면서도 당장의 수입 때문에 자가용 유상운송 행위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자가용 유상운송 행위를 막기 위해 본사가 번호판을 구입하고, 보증금을 받고 싼 할부금으로 이용하도록 하는 편법까지 동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행위조차 화물차주들의 마음을 돌리는 못하고 있다. 한 화물차주는 “A마트에서 영업용 번호판을 600만원에 임대하는 형태로 사용할 것을 권고하기도 한다”며 “하지만 매월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는 것 자체가 부담인 차주들에게는 이 같은 행위도 전혀 매력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또 다른 유통업체 관계자는 “유통시장이 온라인으로 급변하면서 일선 대형 마트업계를 찾아오는 손님대신 찾아가는 서비스 강화를 위해 매년 1,000여대의 영업용 번호를 갖춘 1톤 배송 차량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온라인 배송에 필요한 차량만 연간 약 900여대 가량으로, 합법적인 유상운송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회사가 영업용 화물차를 운영하는 비용만 매월 약 4억 원에 이른다. 우리조차 답이 없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전체 화물차 중 유상운송 가능한 번호판, 12.4%에 불과
2019년 11월 현재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국내 화물운송시장의 화물차량(자가용과 영업용, 관용차 포함)총량은 359만 5,343대에 이른다. 이들 중 자가용 화물차는 314만 7,286대로 전체 화물차의 86.7%를 점유하고 있다. 반면 돈을 받고 화물 운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용 화물차(노란색 번호)의 경우 고작 41만 5,010대로 전체 화물차량 가운데 12.4%에 그친다. 나머지 0.9%인 관용 화물차는 3만 3,047대다. 이처럼 국내 육상물류시장에서 여객운송시장의 택시처럼 유상으로 화물 운송서비스를 할 수 있는 화물차량은 전체 화물차들 가운데 고작 1/10을 겨우 넘는 셈이다.

문제는 이처럼 유상운송이 가능한 차량대수를 물리적으로 묶어놓다 보니, 불법 증차가 만연되고, 자가용을 이용한 불법 유상운송 역시 확산된다는 점이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전체 화물차량 중 1톤 이하 자가용과 영업용 화물차 181만 5,323대(카고+덤프) 중 유상운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영업용 화물차의 경우 고작 7만 1,051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결국 나머지 174만 여대는 모두 자가용 화물차들이다. 육상물류 업계 관계자는 “적어도 이들 1톤 자가용 화물차량 가운데 약 10%인 17만 여대는 불법으로 유상 운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 된다”고 말했다. 이는 일선 산업현장에서 불법이라는 의식 없이 육상화물 운송시장에서도 여객운송시장과 유사한 ‘타다’처럼 자가용 화물차를 이용한 불법 유상 운송서비스를 당연시 한다는 의미다.

이처럼 육상물류시장에서 자가용 화물차를 이용한 불법 유상운송서비스가 마치 합법인 것처럼 확산되고 있는 배경은 앞서 언급한 예처럼 여객 운송시장과 마찬가지로 영업용 번호를 수천만 원의 비용을 들여 구입해야하기 때문. 또 다른 이유로는 국토교통부의 관리부재로, 자가용 불법 영업에 대한 느슨하고 형식적 단속도 한 몫 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1톤 화물차주 황연철씨는 “주변 운전자들이 고발해 자가용 유상운송행위를 단속받는 경우는 있으나 정부의 단속 요원에게 직접 단속을 받은 적은 지난 10여 년간 단 한 차례도 없었다”며 “여객운송시장에서처럼 협회나 단체에서 자가용 유상운송에 대한 문제제기에 나선적도 없고, 정부 단속도 말뿐으로 형식에 그쳐 자가용 불법운영에 위협은 크지 않다”고 전했다. 이처럼 솜방망이 단속과 처벌에 따라 육상운송시장에서의 자가용 불법 유상운송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유명무실 단속에 그치고, 법을 지키는 쪽만 손해를 보는 불공정 시장 확산을 가속화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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